[쿠키뉴스] 구현화 기자 =세계적인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업체들이 음란·테러 관련 유해콘텐츠 차단과 인터넷상 폭력·괴롭힘을 뜻하는 사이버불링(cyberbullying) 억제에 팔을 걷어부쳤다.
3일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틱톡, 트위터 등 SNS 기업들은 청소년을 위한 유해 콘텐츠 차단과 사이버불링 억제 등 자체 가이드라인을 선보이며 모니터링 시스템을 강화하고 있다. 특히 이용자에게 원치 않는 계정 차단 등 선택권을 강화하는 일련의 조치들도 시행하고 있다.
인스타그램은 지난 2일 최근 사이버불링에 대처하기 위해 '제한하기', '소식 숨기기', '태그 및 언급 관리'와 인스타그램 이용 시간을 스스로 조절할 수 있도록 돕는 '일일 알림 설정' 등을 새로 신설했다.
이중 카카오톡의 '차단하기'와 비슷한 '제한하기'는 상대가 모르게 계정을 보호할 수 있는 기능이다. 제한된 계정이 남긴 댓글은 해당 작성자에게만 보이고, 제한된 사람은 인스타그램 활동 상태나 게시물, 스토리, 라이브 방송을 볼 수 없고 다이렉트 메시지 확인 여부를 알 수 없다. 제한된 계정은 상대방이 제한됐는지 알 수 없기 때문에 마음 편하게 선택할 수 있다.
소식 숨기기는 나의 계정 소식을 제한한 사람에게 보이지 않게 하는 기능이다. 이를 통해 원치 않는 사람에게 게시물 노출을 피할 수 있다.
또 '댓글 관리' 섹션의 '필터'로 이동하면 불쾌한 단어와 문구 및 괴롭히려는 의도의 댓글을 자동으로 삭제하는 필터링 기능을 활성화할 수 있다. 게시물 댓글에 표시되기를 원하지 않는 단어나 이모티콘 리스트를 직접 만들 수 있다.
인스타그램은 이러한 '부모를 위한 자녀 인스타그램 사용 가이드'를 업데이트해 최근 공개했다. 회사 측은 부모가 자녀를 위해 이 같은 기능을 사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인스타그램은 지난 2018년 처음 부모 가이드를 내놓은 후 지속해서 업그레이드하고 있다.
필립 추아 인스타그램 아시아태평양 정책 총괄은 지난 2일 열린 온라인 간담회에서 "사회복지법인 '아이들과미래재단'과 함께 부모 가이드를 만들었다"라며 "인스타그램은 청소년과 부모님 모두에게 안전한 소통 공간을 지향한다"고 강조했다.
페이스북도 유해콘텐츠 차단에 적극 나섰다. 지난해 말 유해 콘텐츠 및 가짜뉴스 차단을 위해 인공지능(AI) 활용을 확대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페이스북은 이용자가 유해 콘텐츠를 신고하면 리뷰요원이 조사에 착수하던 방식을 바꿨다. 신고 없이도 AI가 자체적으로 유해 콘텐츠를 가려내 리뷰요원이 들여다보게 했다.
페이스북은 이를 통해 지난해 2분기 기준 스팸 콘텐츠나 가짜 계정, 아동 나체 사진 및 아동 성착취 이미지, 테러리즘 위협 게시물 등은 99% 넘는 비율로 사전 감지에 성공했다고 설명했다.
페이스북은 유해 콘텐츠로 판단되면 콘텐츠 확산 속도와 당장의 심각성, 규정 위반 정도 등을 고려해 우선순위를 정한다고 강조했다. 50개 이상의 언어를 구사하는 1만5000여명의 리뷰인력을 주요 국가별로 배치하기도 했다.
라이언 반스 페이스북 프로덕트 매니저는 "AI가 우선순위 부여 역할을 하게 되면서 즉각적인 조치와 피드백이 가능해졌다"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페이스북은 '부모님을 위한 포털'을 운영하며 부모를 위한 팁, 부모를 위한 대화법을 알려주고 있다. 이와 함께 예일대 감성지능센터와 협업해 '괴롭힘 예방 허브'도 운영하고 있다.
페이스북은 만 19세 미만 미성년자를 보호하기 위해 팁을 설정하고 있다. 자녀의 나이에 따라 공개 범위를 변경하고, 차단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틱톡도 3일 2020 하반기 투명성 보고서를 내고 유해콘텐츠 관리현황을 밝혔다. 삭제된 영상 10개 중 9개는 사용자 신고 전 모니터링을 통해 제거됐으며(92.4%), 게재 후 24시간 이내에 93.5%가 제거되며 신속하게 처리됐다.
지난해 하반기 틱톡 가이드라인 및 서비스 약관 위반으로 전세계에서 삭제된 영상은 9000만개에 이른다. 또 틱톡은 지난해 하반기 자체 가이드라인을 지속적으로 위반한 614만4040개 계정을 삭제 조치했다.
사용자에게 불쾌감을 줄 수 있는 스팸 계정(950만개)과 스팸 영상(522만개) 역시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필터링했다. 광고정책에 어긋나는 350만개 광고도 차단했다.
틱톡은 또 '세이프티 페어링' 이라는 안전장치로 자녀의 계정을 안전하게 관리할 수 있는 기능을 제공한다. 이를 통해 유해콘텐츠 차단, 메시지 전달 범위 설정이 가능하다. 부모의 폰에 틱톡을 깔고 세이프티 페어링을 실행시키면 자녀의 틱톡 사용시간을 제한하고, 다이렉트 메시지를 친구에게만 받을 수 있도록 설정이 가능하다.
틱톡은 청소년 보호를 위해 만 16세 미만 사용자의 틱톡 계정의 기본 설정을 '비공개'로 설정하고 있다. '내 계정을 다른 사람에게 추천' 기능도 비활성화되고, 사용자가 원할 시 공개가 가능해진다. 댓글을 달 때도 친구만 달 수 있도록 한다.
또 16세 미만 사용자는 같이 찍은 것처럼 편집한 '듀엣'이나 임의로 영상을 뒤에 붙이는 '이어찍기' 기능도 사용할 수 없고, 미성년자가 만든 영상은 다운로드를 금지한다.
트위터도 지난해부터 답글을 달 수 있는 사람을 제한할 수 있는 '답글 권한 설정' 기능을 통해 답글 작성하는 사람을 제한할 수 있도록 했다.
이용자는 답글 작성 가능한 사람을 '모든 사람', '내가 팔로우하는 사람들', '내가 멘션하는 사람들' 등 3가지 카테고리 내에서 지정할 수 있게 됐다. 트위터에 따르면 이 기능을 통해 평균 3개의 악성 댓글이 차단된다.
악성 답글을 남기는 이용자들은 '인용으로 리트윗하기' 기능을 이용해 1개의 트윗만 생성 가능했다. 악성 답글 등 온라인상 폭력을 경험한 이용자들은 답글 권한 기능을 유용하다고 평가했다.
트위터 관계자는 "이 기능을 통해 트위터에서 다양한 사회 공론이 더욱 활발히 일어나고 있다"라며 "정치, 사회 문제에 관심이 높은 이용자가 답글 권한 설정 기능을 더 많이 사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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