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육계 폭력’ 주시하는 정치권… 임오경 의원 “인프라‧책임회피가 문제”

‘체육계 폭력’ 주시하는 정치권… 임오경 의원 “인프라‧책임회피가 문제”

‘우생순 신화’ 임 의원… 간담회 통해 체육계 현안 지적
“시설 부족… 어른들의 책임 회피 심각”
합숙에 대해서는 ‘점진적 개선’ 의견 밝혀

기사승인 2021-03-11 20:30:38
과거 여자프로농구단(구리 KDB생명 위너스)과 배드민턴 동호회가 함께 사용했던 구리시 체육관의 모습. 사진=WKBL

[쿠키뉴스] 최기창 기자 =최근 배구선수 이재영‧이다영(이상 흥국생명) 쌍둥이 자매 이슈로 스포츠계의 고질적인 폭력 문화가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이를 두고 정치권의 논란 역시 더욱 커지는 가운데 체육인 출신으로 국회에 입성한 임오경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이에 대한 생각을 밝혔다. 

임 의원은 11일 오후 열린 ‘정치인과 쿠키뉴스 MZ세대 기자들과의 화상 간담회’에서 “사각지대에서 체육계의 폭력이 꾸준히 이뤄지고 있다”며 체육계의 가장 큰 문제점으로 인프라 부족과 결정권자의 책임 회피 등을 꼽았다. 

우선 그는 체육계의 가장 큰 현안인 ‘합숙 문화’에 대한 생각을 밝혔다. 일부에서는 현재 합숙을 학원(학교)스포츠 최대 문제로 꼽는다. 합숙소가 체육계의 선후배 문화와 만나 학교폭력을 방관한다는 비판이다. 실제로 합숙소는 야구와 농구 등 일부 인기 스포츠를 제외한 종목 대부분에서 운영하고 있다. 특히 일부 비인기 종목은 선수 수급문제와 맞물려 다소 복잡한 양상을 보인다.

한때 실업팀인 서울시청 핸드볼팀 감독을 역임했던 임 의원은 “합숙을 무조건 안 된다고 하는 건 다소 문제가 있다. 분명히 긍정적인 효과가 있다”고 밝혔다. 체육인 출신의 소신이 느껴지는 발언이다. 

그는 운동부의 합숙이 교육과 복지 차원에서 좋은 영향을 주고 있다고 강조했다. 임 의원은 “여러 지방을 다니면서 느꼈던 것 중 하나는 스포츠가 대한민국에 좋은 기부를 하고 있다는 것”이라며 “다문화나 한부모 등 가정환경이 좋지 않은 아이들이 스포츠와 운동부에서 밥도 먹고 동료들과 어울리곤 한다. 이것을 잘 활용하면 학교 밖 청소년도 제도권에서 케어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이들이 안전한 생활을 하는 데 체육과 합숙이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쿠키뉴스 기자들과 대학생, 임오경 의원, 황보승희 의원 등 간담회 참석자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쿠키뉴스 DB

또한 선수들의 경기력 향상에도 긍정적이라는 생각이다. 임 의원은 “스포츠 선수는 몸이 생명인 사실상 특수한 직업이다. 몸이 움직여야 성적을 내고 연봉 협상을 잘 할 수 있다. 이런 부분에 대한 이해가 이뤄진 뒤에 제도 개선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무조건 안 된다는 것보다 긍정적인 면을 고려하면서 시스템과 제도를 개선하는 방향으로 나갔으면 좋겠다. 장점을 살리는 동시에 시스템도 개선해 선수들을 더욱더 보호할 수 있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물론 그가 가장 강조한 부분은 ‘책임’과 ‘인프라’였다. 

임 의원은 체육계를 둘러싼 어른들의 책임 회피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스포츠계의 ‘승리지상주의’를 타파하기 위해서는 학교장이나 지자체장 등 최종 책임자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했다. 

임 의원은 “학교에서 학교장이 성적을 내지 않아도 된다고 말하면 승리지상주의는 자연스레 사라진다. 예산을 확보한 뒤 성적과 관계없이 아이들의 즐거움에 목적을 두고 훈련하라고 말하면 된다”고 했다. 

임오경 민주당 의원 모습. 사진=임 의원 페이스북

그러나 일선에서는 여전히 성적에 관한 압박이 심하다고 토로했다. 그는 과거 실업팀 감독 시절을 떠올리며 “국민의 세금으로 팀을 운영하기에 성적보다 사회공헌에 초점을 두라는 지시를 받은 적이 있다. 그래서 선수들을 학교에도 보내는 등 관련 활동을 했다. 하지만 이후 성적이 떨어지자 팀 예산 삭감과 선수 연봉 동결이라는 지시를 받아야 했다”고 했다. 

이후 윗선에서 책임회피가 이뤄졌다는 비판이다. 임 의원은 “관련 지시를 하지 않았느냐고 물었더이 말이 바뀌더라. 결과적으로는 위에서 성적에 대한 압박이 내려온 것이다. 이러한 문화는 경험해보지 못한 사람은 절대 느낄 수 없다”고 돌아봤다. 

현재 우리나라의 체육시설이 매우 부족하다는 것 역시 또 다른 문제로 꼽았다. 체육계의 고질적인 문제가 인프라 부족과 맞물려 더욱 심각해진다고 분석했다. 그는 “시설 하나로 전문체육, 생활체육, 스포츠클럽 등 다양한 형태의 활동이 이뤄진다. 아이들과 성인들이 놀 수 있는 시설이 너무 부족하다”고 안타까움을 표시했다. 

더불어 “한국은 운동장이나 체육관 등 시설이 너무 부족하다보니 모든 사람들이 이를 차지하기 위한 전쟁을 벌인다”며 “국회에 와보니 이러한 전쟁이 권력까지 연결돼 있더라. 모든 사람들이 자연스레 운동을 접할 수 있도록 체육시설을 더욱더 확충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mobydic@kukinews.com
최기창 기자
mobydic@kukinews.com
최기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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