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송금종 기자 = #대만에 사는 직장인 A씨는 한국에 달러를 보내려고 비대면 외화계좌를 텄다가 낭패를 봤다. 이체하려면 국내로 입국해 영업점에 들러 실명확인을 해야 해서다. A씨는 “코로나 시대에 어울리지 않은 정책”이라며 “이럴 거면 비대면 계좌개설이 다 무슨 소용이냐”고 불평했다.
이처럼 인터넷·모바일 등 비대면 은행시스템으로 불가능한 업무가 있다. 코로나19 감염 확산을 막기 위해 대면 업무를 꺼리는 추세다. 제도 개선 요구 목소리가 크다.
자동화기기 한도초과 출금·통장발행
자동화기기(ATM) 한도를 초과해 출금하려면 창구 도움을 받아야 한다. 출금 비밀번호 재등록, 종이통장 발행, 분실 신고도 마찬가지다.
입출금 통장계좌 비밀번호를 5회 이상 잘못 입력하면 서비스가 제한된다. 비밀번호를 모르면 신분증을 챙겨 영업점에 들러야 한다. 비밀번호를 알면 비대면 실명확인센터에서 오류를 풀 수 있다. 센터 이용대상은 만 19세 이상 대한민국 국적인 개인고객이며 본인 명의 휴대폰이 있어야 한다.
한도제한 계좌를 해지할 때도 영업점에 들러야 한다. 장기간 미사용한 계좌 복원도 동일하다. 텔레뱅킹도 이체한도 증액이나 오류를 해결할 때도 신분증을 지참해 영업점에 들러야 한다.
비대면 환전 신청 후 지점서 수령·대출 재약정
인터넷·모바일 등 비 대면으로 환전한 돈은 지점에서만 받을 수 있다. 비 대면으로 개설한 계좌로 이체할 때도 지점에 한 번 들러서 신분증으로 본인확인 절차를 미리 거쳐야 한다.
또 대출 상품 중 비 대면으로 전액 상환이 어려운 경우가 있다. 상품 종류에 따라 다른데 대출 기간이 말소되거나 상환시기를 놓쳤을 경우 방문해야 한다. 대출 재 약정은 보통 5년을 주기로 한다. 이때도 영업점에 들러 서류를 제출하고 약정에 서명을 해야 한다.
금융 디지털 전환·점포 축소 가속화…“항시 과제”
금융환경이 디지털로 빠르게 변하고 있다. 은행 점포도 따라서 감소하고 있다. 이 추세에 맞게 대면 중심인 제도를 손볼 필요가 있다는 요구가 커지고 있다.
금융소비단체 관계자는 “비대면 사회로 급속히 바뀌면서 디지털로 바뀌고 은행들도 점포를 줄이는 게 당연해졌다”면서도 “창구를 이용해온 소비자 입장에서는 굉장히 불편해진게 사실”이라고 전했다.
시중은행 관계자도 “케이, 카카오뱅크 등 인터넷전문은행은 IT 기반인데 반해 시중은행은 창구 기반이라 업무가 많고 대면으로 해온 게 많아 (제도를) 한 번에 바꾸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어 “신규 상품이나 서비스를 만들 때 각 사업단에서도 디지털 과제를 생각하고 있다”며 “금융환경 대응은 항시 과제고 은행도 여기에 맞게 조금씩 바뀌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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