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강한결 기자 = 팀 다이나믹스(現 농심 레드포스) 원조 에이스 '리치' 이재원이 부활했다. 돌아온 에이스의 활약으로 농심은 '동부의 왕'으로 올라섰다. 농심은 19일 온라인으로 열린 아프리카 프릭스와의 ‘2021 리그 오브 레전드(LoL) 챔피언스 코리아(이하 LCK)’ 스프링 스플릿 경기에서 2대 0로 승리하며 6위로 올라섰다.
이날 1세트 이재원은 자신의 시그니처 챔피언인 '아트록스'를 꺼내들었다. 강한 유지력이 강점인 아트록스는 '선혈 포식자'를 필수적으로 올리는 챔피언이다. 아트록스는 '선혈 포식자'에 붙은 흡혈 옵션으로 길어지는 교전에서 강점을 보인다. 하지만 11.3패치에서 '선혈 포식자'가 치명적인 하향을 당하며 사실상 아트록스를 쓰기 어려워졌다.
하지만 이날 아프리카 탑 라이너 '기인' 김기인의 '그라가스' 픽에 이재원은 아트록스를 꺼내들었다. 이재원은 "그라가스와의 라인전을 무난하게 넘기기 위해 아트록스를 뽑았다"며 "기인 선수가 교전을 위해 '난입'룬을 들어 라인전을 어렵지 않게 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선혈포식자' 하향이 있었지만 상대 조합이 폭발적인 데미지를 뿜어내지 못한다면 아트록스는 여전히 좋은 픽"이라고 강조했다.
경기 내내 잘 큰 아트록스는 교전에서 막대한 영향력을 뿜어냈고, 아프리카는 '뱅' 배준식의 '카이사'를 제외하면 아트록스를 잡아낼 수 없는 조합이었다. 결국 앞라인을 든든하게 잡아준 이재원의 활약으로 농심은 1세트 승리를 가져왔다.
2세트 이재원은 김기인의 '럼블'을 상대로 그라가스를 뽑았다. 럼블은 초반 강력한 라인전으로 그라가스를 압박했지만, 후반으로 넘어갈수록 그라가스가 우위를 점했다. 이재원은 "우리 바텀이 강하기 때문 안정적으로만 플레이한다면 이길 수 있다 생각했다"고 말했다.
지난해 팀의 에이스 역할을 수행한 이재원은 올해 초 어려운 시간을 보냈다. 미드와 바텀 듀오가 부진할 때도 홀로 분전했던 이재원이다. 실제로 LCK 2021 서머 스플릿 당시 이재원은 27.6%의 팀내 데미지 비율을 차지했다.
하지만 올해는 달랐다. 라인전 능력이 현저하게 떨어졌고, 팀내 데미지 비중도 18.9%로 급감했다. 그나마 1라운드 초반에는 교전에서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줬지만, 나중에는 이마저도 사라졌다.
이재원은 "지난해에 비해 폼이 떨어진 것은 사실"이라며 "폼도 떨어진 상태에서 메타도 격변해서 더욱 힘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변명같지만 '나르'가 떠오른 것도 치명적으로 작용했다. 사실 선수 생활을 하면서 나르를 한 번도 해본 적이 없다"며 "'이렐리아', '갱플랭크', '카시오페아'를 뽑아봤지만 통하지 않았다"고 토로했다.
슬럼프가 계속되자 이재원은 마음을 비웠다. 지난해에 비해 일취월장한 바텀듀오를 믿고 부담감을 버린 것. 이재원은 "팀을 위해 일종의 희생적인 챔피언을 고르다보니 경기력도 올라왔다"고 웃으며 말했다.
이재원의 경기력을 회복하자 농심이 살아나기 시작했다. 비록 전경기 담원 기아에게 완패하긴 했지만, 지난 12일 DRX를 2대 1로 꺾기도 했다. 최근 농심의 승리한 경기에서는 이재원의 활약이 두드러졌다. 이재원이 활약해서 승리할 수 있다는 얘기다.
기복있는 경기력을 보여주긴 했지만, 주장으로서 리더십은 충분히 보여준 이재원이다. 매번 팀원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부진한 선수에게는 진심어린 격려를 건내는 이재원이다. 이재원은 "프로선수도 사람이다 보니 악플보다 응원이 필요하다"며 "'베이' 박준병 이 종종 아쉬운 모습을 보여주지만, 잠재력이 뛰어난 선수"라며 "마음이 여린 친구니 많이 응원을 해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리치킹'이 살아야 농심도 살아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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