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김동운 기자 = 지난 7일 금융권에 따르면 은행연합회가 진행한 설문에서 다수의 금융지주사들은 인터넷전문은행을 100% 자회사로 소유하는 것에 대해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에 김광수 은행연합회장은 조만간 금융위원회에 업계 의견을 전달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지난 2016년 인터넷은행 출범 당시 금융지주사들은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지 않았는데, 2021년에 들어서 기존의 태도를 바꾼 것이죠. 현재도 금융지주사의 일부 은행들은 재무적 투자자 수준으로 인터넷전문은행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우리은행은 케이뱅크의 2대 주주, KB국민은행은 카카오뱅크의 3대 주주로 들어가 있죠.
이처럼 금융지주사들이 인터넷은행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뒷 배경에는 인터넷은행의 ‘선방’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카카오뱅크·케이뱅크가 처음 국내에 출범한 2016년부터 약 2019년까지 두 인터넷은행 모두 큰 실적향상을 이뤄내지 못했습니다. 케이뱅크의 경우 오히려 적자가 누적되는 모습을 보여왔죠. 하지만 지난해 코로나19가 갑작스럽게 전 세계를 휩쓸면서 생겨난 ‘비대면 금융’의 큰 성장은 비대면 금융 서비스를 전담하고 있는 인터넷은행에게 큰 기회가 됐고, 양적 성장과 함께 질적 성장을 1년 사이 이뤄내는데 성공했습니다.
실제로 인터넷은행들은 시중은행보다 더 빠른 성장을 이뤄내고 있습니다. 카카오뱅크의 경우 지난 3월 말 기준 수신 잔액이 약 25조4000억원에 달하며 지방은행인 전북은행과 광주은행의 총수신 금액(연말 23조7000억원)을 돌파했습니다. 카카오뱅크보다 한 걸음 늦게 따라가고 있는 케이뱅크도 역시 지난 7일 총수신이 10조원을 돌파했다고 밝혔습니다. 오프라인 영업점을 통해 수십년간 영업을 이어온 지방은행들의 수신규모를 불과 출범 10년도 안된 사이 따라잡거나 넘어서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 셈입니다.
뿐만 아니라 2021년 현재 금융환경도 인터넷은행들에게 웃어주고 있습니다. 지난해 인터넷뱅킹(모바일뱅킹 포함)을 통한 이체·대출신청 서비스들의 일평균 이용금액은 58조7000억원으로 전년대비 20.6% 증가했는데요, 대면 금융서비스보다 비대면 금융서비스들의 소비자 니즈가 높아지고 있다는 것이죠.
다만 금융지주사의 인터넷은행 소유 자체에 대해 의문을 가지는 의견도 많습니다. 이미 시중은행을 보유하고 있고, 자체적인 모바일 뱅킹과 비대면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지주사들이 굳이 인터넷은행에 진출할 필요가 있냐는 것이죠. 오히려 금융소비자들의 혼란을 가져올 가능성이 높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습니다.
금융당국도 당장의 인가는 어렵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습니다. 당장 올해 하반기 ‘제 3의 인터넷전문은행’인 토스뱅크의 출범이 눈앞인 만큼 토스뱅크의 출범 및 정착을 우선한다는 계획입니다. 다만 은행연합회로부터 공식적인 의견을 전달 받으면, 관련 내용을 본격적으로 검토해보겠다는 입장을 내놓은 만큼, 금융당국의 판단이 인터넷은행 판도를 크게 바꿀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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