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당대표, ‘지역 안배론’ 등장… “출신보다 능력 먼저”

국민의힘 당대표, ‘지역 안배론’ 등장… “출신보다 능력 먼저”

일부 인사들 “영남 당대표 불가론” 주장
성일종 “영남 당대표 불가론은 만들어진 프레임” 지적
야권 관계자 “특정 지역 출신 출마 포기는 또 다른 구태”

기사승인 2021-05-05 06:00:03
국민의힘이 지난달 30일 국회도서관 대강당에서 원내대표 선출 의원총회를 열고 신임 원내대표를 뽑았다. 사진=연합뉴스

[쿠키뉴스] 김은빈 기자 =전당대회를 앞두고 국민의힘의 고심이 깊다. 원내사령탑을 영남권 인사인 김기현 의원이 차지하면서 차기 당대표는 비영남권이어야 한다는 ‘지역 안배론’이 고개를 들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당 일각에서는 정권탈환을 위해선 출신 지역보다는 정치력으로 판단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홍문표 국민의힘 의원은 3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권교체를 완수하기 위해 야권통합을 이뤄내겠다”며 당 대표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이후 “영남당보다 큰 정당, 강한 정당이 정권교체의 지름길이다 그렇다면 비영남권에서 당 대표가 나오는 게 좋지 않나 생각한다”라고 밝혔다.

현재 당권주자로 거론되는 후보 중 영남 출신은 주호영 전 원내대표(대구), 조경태 의원(부산), 윤영석 의원(경남)이 있다. 비영남 후보군에는 권영세 의원(서울), 홍문표 의원(충남), 김웅 의원(서울), 나경원 전 의원(서울) 등이 있다.

주 전 원내대표가 유력 주자로 꼽혔으나 ‘영남 당대표 불가론’에 부딪혀 판세는 안갯속이다. 비영남 후보들이 ‘반사효과’를 누릴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특히 4.7 재보궐선거 이후 ‘당 쇄신’을 외치는 초선 의원들에 힘입어 ‘초선 당 대표론’도 떠오르고 있다.

유승민계인 김웅 의원은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지역 탈피론은 전국 정당으로 나아가자는 것이다. 전국 정당이 되지 않으면 대선에서 이길 수 없다는 것이 당원들의 뜻”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러나 ‘초선’인 김 의원이 당선될 경우 전통적 세력의 당심까지 어우르기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특히 이번 당 대표의 경우 정권탈환을 목표로 대선 관리와 대선판을 깔아야 하는 중책을 맡는다. 이를 위해 당내 기반이 탄탄하고 정치력 있는 인물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국민의힘의 한 중진 의원은 “이번 당 대표는 내년에 있을 대선에서 정권교체를 이끌어야 한다. 초선 의원의 경우 국회에 입성한지 이제 1년이다. 당내 기반이 약해 힘을 모을 때 걸림돌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른 한 초선의원은 “당대표는 집토끼 관리가 우선이다. 집토끼를 먼저 잡은 뒤 산토끼 사냥을 나가야 외연 확장이 가능하다. 초선이 당권에 도전하는 것은 정치변화의 요구로 볼 수 있지만 중심 역할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고 했다.
 
한 야권 관계자는 “영남꼰대당 이미지 탈피하려는 시도는 긍정적이다. 다만 지지 기반이 영남인데 이들을 적폐로 모는 것은 집토끼의 반발을 일으킬 수 있다. 특정 지역 출신 후보가 출마를 포기해야 한다는 것은 또다른 구태일 수 있다”고 꼬집었다.

이와 관련 성일종 국민의힘 비대위원은 ‘영남 당대표 불가론’이 만들어진 프레임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4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당대표로 영남 인사가 뽑히면 영남당으로 회귀한다는 얘기가 나오는데 비약이다. 아마 반대진영이 노리고 싶은 프레임인 것 같다”고 말했다.

당 대표는 출신 지역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사령탑으로서의 역량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성 비대위원은 “특히 정권창출이 목표인 특수한 상황이다. 당 대표는 영남이든 비영남이든 대권후보에 적합한 인물을 세우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오히려 지역 안배는 지도부가 아니라 ‘대권’ 구도에서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성 비대위원은 “(대선 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 김동연 전 부총리, 장성민 전 청와대 국정상황실장 같은 분들이 링에 올라올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러려면 풍부한 정치적 경험이나 식견, 통찰력이 어우러질 수 있는 대표여야 한다”고 덧붙였다.

eunbeen1123@kukinews.com
김은빈 기자
eunbeen1123@kukinews.com
김은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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