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은 인수자 편’ 신세계‧야놀자…요기요 새 주인은 

‘시간은 인수자 편’ 신세계‧야놀자…요기요 새 주인은 

기사승인 2021-05-08 05:26:02
요기요 / 사진=쿠키뉴스DB
[쿠키뉴스] 한전진 기자 = 국내 2위 배달 애플리케이션(앱) ‘요기요’ 인수전의 막이 올랐다. 유통 대기업인 신세계부터 여행·숙박 플랫폼인 야놀자까지 눈독을 들이고 있다. 이외에도 사모펀드인 MBK파트너스를 포함해 총 7~8곳이 참여한 것으로 전해진다. 유력 인수 후보군으로 꼽혔던 쿠팡, 네이버, 카카오가 빠지면서 이번 인수전은 유통대기업과 사모펀드의 싸움이 될 전망이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요기요 운영사인 독일 딜리버리히어로(DH)와 매각 주관사인 모건스탠리는 지난 4일 요기요 지분 매각을 위한 예비입찰을 진행했다. 롯데그룹은 막판까지 참가 여부를 고민하다가 포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모펀드 중에는 MBK파트너스를 비롯, 해외에선 TA어소시에이츠, CVC캐피털파트너스, 퍼미라 등이 참여한 것으로 보인다.

주목 받고 있는 곳은 신세계와 야놀자다. 신세계에선 그룹 통합 온라인몰인 SSG닷컴이 인수 주체로 나섰다. 신세계는 최근 이커머스 역량 강화를 위해 적극적 행보를 보이고 있다. 여성온라인의류쇼핑몰 ‘더블유컨셉’을 인수한데 이어 이베이코리아 인수 등을 추진 중이다. 다만 모바일을 기반으로 한 플랫폼이 기존 선두 업체들에 비해 약하다는 평가가 많았다. 

이에 신세계는 요기요와 SSG닷컴, 이마트24 등과의 시너지를 따져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각사의 장점인 새벽배송과 편의점 네트워크에 배달 플랫폼까지 더해 강력한 ‘라스트마일 서비스’를 갖춘다는 구상이다. 신세계그룹 관계자는 “라스트 마일 서비스에 대한 관심 차원에서 참여했다”며 “유통 자회사 등과 시너지 등을 알아보는 단계”라고 말했다.

야놀자도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야놀자는 요기요 인수로 여행·숙박 사업과 배달 서비스를 연계하는 방안을 모색 중이다. 아울러 국내외 상장을 앞두고 있는 만큼, 시장의 관심을 끄는 효과도 얻을 수 있다. 인수에 성공한다면 기업가치 자체가 달라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사업을 다각화하는 것이 상장시 몸값을 높이는데 보다 유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업계에선 야놀자가 인수에 성공해도 시너지 효과가 상당할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일반적인 플랫폼에서 음식 배달을 추가해 모든 요소를 갖춘 ‘슈퍼앱’으로 성장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라며 “시장의 관심을 끌고 몸값을 높이는 데도 유리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일각에선 DH가 사모펀드 쪽에 매각하는 것을 선호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사모펀드에 요기요를 매각하는 것이 향후 시장 지배력을 유지하는데 전략적으로 유리할 것이란 판단이다. 사모펀드가 요기요를 인수할 경우 외연 확장보다는 당장 투자금 회수에 초점을 두고 사업을 추진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외에도 기업과 사모펀드간의 합종연횡도 점쳐진다. 

관건은 요기요의 몸값이다. 당초 요기요의 몸값은 2조원 가량으로 거론됐으나, 최근에는 적정 가격이 1조원 수준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가치는 더 떨어질 수 있다. 쿠팡이 자사 배달앱인 쿠팡이츠를 무섭게 키우고 있는 데다, DH가 공정거래위원회의 조건에 따라 딜리버리히어로코리아(요기요 운영사)의 지분 전량을 6개월 내 팔아야 하는 입장인 탓이다. 

실제로 글로벌빅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지난 1월 기준 배달앱 점유율은 배달의민족 66.0%, 요기요 17.9%, 쿠팡이츠 13.6% 순으로 나타난다. 이미 강남에서는 쿠팡이츠가 ‘단건 배달’을 앞세워 점유율 45%를 기록하는 등 배민까지 제쳤다는 말도 나온다. 

시간은 매각사가 아닌 인수자 편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DH가 요기요를 반드시 팔아야 하는 상황에서 매수자들이 금액을 낮추기 위한 눈치싸움을 벌일 것”이라며 “쿠팡과 네이버, 카카오 등 유력 인수자들이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는 것도 요기요의 가격을 높게 책정할 수 없는 요인”이라고 평가했다. 
ist1076@kukinews.com
한전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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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전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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