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까지 정규직 남성 동료는 내 연봉을 벌었다

오늘까지 정규직 남성 동료는 내 연봉을 벌었다

기사승인 2021-05-16 03:00:09
그래픽=픽사베이

[쿠키뉴스] 한성주 기자 =여성 비정규직의 평균월급은 138만원, 남성 정규직의 평균월급은 373만원이다. 여성 비정규직이 12개월을 일하면 손에 쥘 수 있는 돈은 1656만원. 남성 정규직이 5개월하고도 16일 만에 벌어들일 수 있는 금액이다. 올해 5회차를 맞은 ‘임금차별타파의 날’은 그래서 5월16일이다. 

통계청이 지난해 8월에 실시한 ‘경제활동인구조사 부가조사’ 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 전체 노동자의 평균월급은 남성이 318만원, 여성이 206만원이다. 남성의 월급을 100으로 환산하면 여성의 월급은 64.7% 수준이다. 남성이 100만원을 벌었을 때 여성은 64만7000원을 벌었다는 의미다.

성별 임금격차는 비정규직 여성에게 더욱 혹독했다. 고용형태별로 월 평균 남성 정규직은 373만원, 여성 정규직은 274만원을 벌었다. 여성은 남성 월급의 73.4%만 받은 셈이다. 비정규직의 평균월급은 남성이 213만원, 여성이 138만원이었다. 여성의 월급이 남성의 64.7%에 그쳤다. 

양 극단에 있는 남성 정규직과 여성 비정규직의 격차는 한층 악화됐다. 지난해 남성 정규직의 평균월급을 100으로 환산했을 때 여성 비정규직의 임금은 37.1%이었다. 2019년도 수치인 37.7%에서 더욱 하락했다. 남성 정규직이 100만원을 벌 때 여성 비정규직은 37만1000원을 벌었다.

여성대표성 결여가 임금격차를 부추긴 요인으로 꼽힌다. 임원, 고위직, 관리직에 진출하는 여성이 드물어 노동 현장에서 여성의 권익이 쉽게 소외된다는 분석이다. 고용과 승진 단계에서 발생하는 성차별을 해소하기 위해 ‘적극적 고용 개선 조치’가 도입됐지만, 실효성을 확보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적극적 고용 개선 조치는 공공기관, 지방공사·공단, 500인 이상 민간기업을 대상으로 여성 노동자·관리자 비율을 업계 평균치의 70%이상으로 유지할 것을 권고하는 제도다.

지난해 적극적 고용 개선 조치 대상 2486개 사업장 가운데 절반에 가까운 1205곳이 여성 근로자·관리자 비율 기준에 미달했다. 조치 대상 사업장들의 여성 근로자 평균 비율은 37.7%, 여성 관리자 평균 비율은 20.9%에 그쳤다. 특히 여성 관리자의 비율은 지방공사·공단 8.5%, 공공기관 20.7%, 민간기업 21.9% 수준으로 저조했다.

여성의 경력단절 현상도 성별 임금격차를 강화한다. 남성이 지속적으로 직장에서 역량을 강화할 동안, 여성은 임신·출산·육아·가사노동 등을 이유로 직장을 떠난다. 직장에 복귀하거나 재취업한 여성은 남성 동료와 직급·임금이 뒤떨어질 수밖에 없다. 

여성 고용률 그래프는 경력단절을 상징하는 ‘M자 곡선’이다. 한국경제연구원의 지난 3월 발표에 따르면 2019년 기준 고용률이 가장 높은 연령대는 25~29세(71.1%)다. 하지만 30대에 들어서며 감소세가 나타났다. 30~34세는 64.6%, 35~39세는 59.9% 등이다. 이후 40대 후반부터 50대 초반까지 다시 상승해 45~49세가 67.4%, 50~54세가 68% 등으로 집계됐다. 

우리나라의 여성경제활동지수(PwC Women in Work Index)는 OECD 33개 회원국 중 32위로 최하위에 머무르고 있다. 성별 임금격차는 영국, 독일, 프랑스, 일본, 미국 등 G5국가 평균의 2배에 달한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모성보호 관련 공공지출 비중은 0.4%로, G5 평균 수치 1.5%의 3분의 1 수준이다.

전국여성노동조합은 “여성에게 무급돌봄노동이 집중되어 있고, 여성이 취약한 비정규직에 몰려 있다”며 “코로나19 위기가 여성 비정규직에게 가중되고 있는 형국”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정부의 대책은 주로 남성, 정규직, 피해를 서류로 입증할 수 있는 공식노동자 중심으로 편재되어 있다”며 “성평등 노동을 실현하고, 무급 돌봄노동을 사회화하면서 성별에 따른 직종분리를 해소할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castleowner@kukinews.com
한성주 기자
castleowner@kukinews.com
한성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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