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강한결 기자 = 2021 미드 시즌 인비테이셔널(이하 MSI) 4강을 앞둔 각 팀 선수들과 코칭스태프들이 우승에 대한 열망을 드러냈다. 한국 대표로 나선 담원 기아의 김정균 감독은 평소와 달리 강한 어조로 “꼭 우승하겠다”며 전의를 불태웠다.
21일 자정 아이슬란드에서 2021 MSI 4강 미디어 데이가 진행됐다. 이날 행사는 럼블 스테이지를 마치고 4강에 진출한 담원 기아(한국), RNG(중국), 매드 라이온즈(유럽), PSG 탈론(태평양 연안)의 선수와 코칭스태프가 사전에 받은 질문에 대답하는 식으로 진행됐다.
담원 기아는 럼블 스테이지를 1위로 마쳐 이날 4강전을 치를 예정이었다. 하지만 주최 측인 라이엇 게임즈가 로열 네버 기브업(RNG, 중국)의 코로나19로 인한 혈액 검사 일정 등을 이유로 들어 RNG와 PSG 탈론(동남아)의 경기 날을 이날로 갑작스레 배정했다. 이에 따라 오는 22일 치러지는 '2021 MSI' 4강 두 번째 경기는 담원 기아 대 매드 라이온즈가 맞붙는다. 1위 담원 기아는 4강전 승리 시 제대로 된 휴식 없이 결승전을 치러야 하는 반면, 2위 팀 RNG가 PSG 탈론을 꺾으면 결승을 준비할 수 있는 시간이 주어지게 된 것이다.
럼블 스테이지 1위를 차지한 담원 기아의 김정균 감독은 4강 일정과 관련해 “이야기를 듣고 주최 측에 다시는 일어나지 않게 해달라고 얘기했다. 이렇게 된 이상 4강전 준비를 잘해서 결승에 가고 싶다. 결승에 진출해 꼭 우승을 하고 싶다”고 답했다. 또한 “우승해서 LCK가 LoL 월드챔피언십(롤드컵) 시드권을 한 장 더 가질 수 있도록 꼭 우승하겠다”며 “최선을 다할테니 응원해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결승전에서 RNG를 만나게 된다면 다전제(5판3선승제)여서 무조건 이길 거라고 생각한다”며 “RNG가 꼭 (결승에) 올라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4강전 상대로 PSG가 아닌 매드를 선택한 것과 관련해서는 “매드가 더 수월할 것 같아서 선택했다”고 밝혔다. 매드는 럼블 스테이지에서 5승5패를 해 4위, PSG는 6승4패로 3위를 기록했다. 담원 기아는 두 팀 상대로 각각 2승씩을 챙겼다.
한국 대표로 출전한 담원 기아는 MSI 기간동안 다소 아쉬운 경기력을 보여주며 의문을 자아냈다. 담원 기아의 정글러 ‘캐니언’ 김건부는 이에 대해 “우리가 디테일을 신경쓰지 못했고 실수가 잦아지면서 초반 스노우볼링을 굴리지 못했다”며 “4강부터 실수를 줄이고 똑똑하게 플레이한다면 초반부터 강력한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RNG의 ‘뽀삐’ 창포하오 코치는 일정 변경 사유에 대해 “우리는 이미 월요일에 중국으로 돌아가는 비행기 표를 예매했다. 중국 정부 지침에 따라 자가 격리가 필요했고, 48시간 이전에 추출된 검사 결과가 필요했기에 현지에 있는 의료 기관에 검사를 미리 예약해뒀다”고 밝혔다.
이어 “이로 인해 MSI 일정에 잠재적으로 영향을 주게 되었다. LPL 팀은 모두 MSI 복귀 이후 빡빡한 일정을 갖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이런 모든 사실을 알게 된 후에 라이엇 센트럴에 보고를 했고, 팀들 간의 균형을 찾아달라고 전했다”고 덧붙였다.
LPL(중국 프로리그) 스프링 시즌 플레이오프 기간 미라클런을 통해 MSI에 합류한 RNG는 막강함을 과시하며 럼블 스테이지 2위를 차지했다. 이 과정에서 담원 기아를 두 번 만난 RNG는 2승을 거두기도 했다. 뽀삐 코치는 “RNG가 좋은 성적을 거뒀는데, 우선 팀과 선수들에게 고맙다”며 “선수들과 함께 초심을 잃지 않도록 열심히 노력했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의 폼 유지해 좋은 결과를 만들겠다”고 각오를 전했다.
2015년부터 현재까지 RNG에서 활약하고 있는 ‘샤오후’ 리위안하오는 “LPL을 위해 시드권을 따는 것이 우리의 목표 중 한 가지”라며 “만약 시드권을 딸 수 있다면 조금 더 자신감을 가지고 경기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올 시즌 미드 라인에서 탑 라인으로 포지션을 변경했다. 이에 대해 샤오후는 “미드는 팀원을 높거나 로밍을 하는 등 신경 쓸 부분이 많지만, 탑 라이너는 라인전에 집중하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고 말했다.
유럽의 맹주 G2 e스포츠를 꺾고 MSI에 진출한 매드 라이온즈도 담원 기아와의 대결을 앞두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럼블 스테이지 매드 라이온스는 담원 기아에게 한 차례도 승리를 따내지 못했다. ‘맥’ 제임스 맥코맥 감독은 “이번 MSI는 매우 흥미로운 구도였다. 그룹·럼블 스테이지에서는 서로가 서로를 이길 수 있는 구도가 만들어졌다”며 “4강에 오른 팀 간의 구도에도 이러한 모습이 충분히 나올 수 있다고 보며 팬들이 모두 자랑스러워할 경기력을 뽐내도록 선수들을 돕는 것이 내 목표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맥 감독은 “많은 사람들이 우리를 언더독으로 평가하는데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며 “우리가 질 것이라 생각하고 경기에 임할 필요가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평소와 마찬가지로 상대가 우리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우리의 약점을 파악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담원 기아를 상대로는 우리가 좋아하는 스타일의 경기를 치를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서포터 ‘카이저’ 노르만 카이저는 “4강에 오른 팀은 모두 픽밴이 능하고 초반이 강력하다”며 “우리가 초반을 잘 풀어간다면 유리하게 경기를 가져갈 수 있을 것”이라 말했다. 이어 “제일 중요한 것은 월드 챔피언 담원 기아에게 주눅들지 않고 우리 플레이에 집중해야 한다는 점”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MSI 최고의 이변이라 평가되는 사건은 북미의 맹주인 클라우드9이 떨어지고 PSG 탈론이 4강에 오른 것이다. 특히 PSG는 주전 원거리 딜러 ‘유니파이드’ 웡춘킷이 기흉으로 인해 MSI에 참석하지 못하는 악재를 겪었다. 유니파이드의 빈자리는 리그 준우승팀인 비욘드게이밍의 원거리 딜러 ‘독고’ 추쯔취안을 임대해 메웠다.
PSG 탈론 사령탑 ‘헬퍼’ 권영재 감독은 독고를 칭찬했다. 권 감독은 “독고가 임대를 통해 MSI에 합류했지만, 팀에 빠르게 적응했다”며 “팀적인 피드백을 할 때는 기본적인 것부터 천천히 짚어줬는데, 도고는 열심히 이해하고 적응하려고 노력했다. 워낙 영리한 선수여서 빠르게 팀에 녹아들었다”고 말했다.
실제로 독고는 싸움이 열리면 과감하게 진입해 멋진 플레이를 여러차례 보여준 바 있다. “임대선수 신분도으로 주눅들지 않고 과감한 모습으로 플레이를 할 수 있는 이유가 궁금하다”는 잘문에 도고는 “LPL 탑 e스포츠 소속 원거리 딜러 ‘재키러브’ 위원보 선수가 ‘과감한 상황에서는 플레쉬를 쓰면서 적극적으로 플레이해야 한다. 죽어도 괜찮다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는데 이 얘기를 듣고 많은 영향을 받았다”고 답했다.
PSG의 상승세를 이끈 정글러 ‘리버’ 김동우는 “원하는 결승 상대가 누구냐”는 질문에 “우리가 럼블 스테이지에서 매드 라이온스를 잡았기에 해볼만 하다고 생각한다”며 “매드 라이온스가 올라올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물론 담원 기아가 올라와도 충분히 해볼만 하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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