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천=쿠키뉴스 박진영 기자] 경기도 과천시 지식정보타운 한 업무시설 신축 현장에서 콘크리트 펌프카 등 공사차량의 불법 세척이 행해져 환경오염이 우려된다. 그럼에도 지도단속 기관인 과천시는 "단속 할 수 없다"라는 반응을 내놓고 있다.

이 공사현장에서는 H 건설사가 지난해 11월부터 업무시설 및 근린생활시설을 시공하고 있다. 지난 21일 비가 내리는 가운데 펌프카 한 대가 이 현장 앞에서 세척을 했고, 세척한 물은 그대로 조성 중인 주변 택지를 따라 갈현천으로 흘러갔다.

택지에서의 펌프카 세척은 불법이다. 펌프카는 생콘크리트 시공을 위한 건설장비로, 콘크리트에는 1급 발암물질인 6가크롬과 수은 등이 섞여 있어 인체에 치명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현장에서 나온 세척수를 리트머스 시험지로 확인한 결과 ㏗가 12 정도 나왔다. 이런 물에서는 물고기도 살기 힘들다. 이렇게 알칼리성이 강한 오염수는 펌프카 세척 시 나오는 찌꺼기와 함께 폐기물로 신고해 처리해야 한다. 

'수질 및 수생태계 보전에 관한 법률' 제77조는 공공수역에 특정수질유해물질을 누출·유출하거나 버려 수질 및 수생태계를 오염시킨 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하고 있다. 

현장 관계자는 "법적으로 문제가 있는 것은 인정한다. 앞으로는 재발방지대책을 세워 규정에 맞게 잘 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현장 위법 사항을 확인하러 온 과천시 담당팀장의 생각은 달랐다.

담당팀장은 펌프카 세척 동영상과 세척수 ㏗ 측정 결과를 확인하고도 "이 세척수가 갈현천으로 흘러가는지 알 수 없다. 하천 수질 문제에 대해서는 지금 근거가 명확치 않다. 앞으로 수시로 나와 다시 한 번 확인하겠다. 수질을 측정할 장비가 없다"면서 건설업체를 비호했다.

결국 이 펌프카 세척현장 관련 민원이 과천시에 전달됐고, 담당부서장은 "직원들이 환경오염 측정장비를 챙겨 바로 출동했다"고 했다. 시청과 현장은 자동차로 불과 5분 거리다.

그런데 출동 직원들은 한 시간이 넘도록 현장에 나타나지 않았다. 그 사이 비가 계속 내려 세척수는 희석됐고, 수거틀 등 증거물들은 치워졌다. 그로부터 20여분 후 직원들은 건설사 관계자들과 이야기하며 공사장 안에서 나왔다.

이후 거듭된 요구로 마지못해 과천시가 측정한 희석 상태 펌프카 세척수의 ㏗ 농도는 약 11로 강알칼리성 오염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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