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있는 오줌과 성(性)] 남녀 간 주거니 받거니...'핑퐁 감염'

[재미있는 오줌과 성(性)] 남녀 간 주거니 받거니...'핑퐁 감염'

기사승인 2021-05-24 11:42:01


글 ⋅심봉석 이대목동병원 비뇨의학과 교수

탁구나 배드민턴, 배구 등은 공을 상대방에게 떠넘겨서 점수를 얻는 스포츠이다. 이런 구기종목에서 남녀가 한팀이 되는 혼합복식 경기는 있어도 남녀 간의 대결을 벌이지는 않는다. 그런데 승부를 내야 하는 경기는 아니지만 남녀 간 서로에게 떠넘겨지는 비뇨기과 질환이 있다. 더구나 사회적 페미니즘 관련 논쟁도 있건만, 비뇨기과에서의 남녀 대결 질환에서 여성은 꽤나 불리한 상황이다.

감염질환은 세균, 바이러스, 곰팡이 같은 다양한 미생물이 인체에 침입하여 일으키는 병으로, 발생부위에 따라 폐렴, 대장염, 신장염 등으로 불린다. 일반 감염질환은 전염경로를 알 수 없거나 심증은 가더라도 확인이 어렵지만, 생식기에 발생하는 감염질환인 성병은 언제 어디서 어떻게 옮게 되었는지 원인과 과정을 알 수 있다. 1975년 세계보건기구는 병변에 상관없이 모든 성행위에 의해 전염되는 모든 질환을 성매개성질환(Sexually Transmitted Disease)으로 정의하였다. 매독, 임질, 클라미디아, 비임균성요도염 등 법정전염병 외에도, 성기 분비물, 침, 점막, 혈액을 통해 전염될 수 있는 질염이나 인후두 감염도 포함된다.

성매개성질환의 감염부위는 요도가 가장 흔하고, 후두, 직장도 성행위의 형태에 따라 감염될 수 있다. 남자에서는 임질, 여자에서는 클라미디아가 많다. 감염 후 2-3일 정도의 잠복기를 거쳐 나타나는 임질은 남성의 경우, 음경 불쾌감, 요도 작열감, 배뇨통, 분비물 등이 나타나지만, 남성 환자의 10%, 여성 환자의 90%에서는 아무런 증상이 없다. 클라미디아 감염 시에는 질이나 요도의 분비물, 배뇨통, 외성기 가려움증 등이 나타나는데, 남성 환자의 50%, 여성 환자의 70-80%에서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다.

남자에 비해 여자에게서 성병이 2배 이상 더 많이 발생하는데 이는 여성이 면역학적으로 성병균에 더 취약하고 감염되기 쉬운 외부생식기의 해부학적 구조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남성이 임질균을 가진 여성과 한번 성관계를 했을 때 20% 정도 감염률을 보이나, 여성은 임질균을 가진 남성과 한번 성관계에서 감염률은 80%로 4배 가량 높다.

성매개성질환은 두 종류 이상의 복합감염이 많아서 진단 및 치료가 복잡하고 재감염의 위험성이 높아서, 적절하게 치료를 받지 않은 성 파트너로부터 다시 감염이 될 수 있다. 이렇게 서로 주고받는다고 하여 이를 핑퐁감염이라고 한다.

성병을 예방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위험한 섹스가 아닌 건전한 섹스를 하는 것이다. 만약의 경우 성병을 방어하고 원치 않은 임신을 예방하는 콘돔이 안전한 섹스를 위한 가장 유용한 수단이다. 성병은 남의 탓이 확실한 질병이긴 하지만 안전수칙을 지키지 않은 본인 잘못도 크므로 불가피한 상황에서 콘돔을 잊으면 안 된다. 어쩔 수 없이 남성이든 여성이든 성병으로 진단받았다면 이를 상대방에게 알려 치료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하는 것이 성생활의 예의이다. 이런 규범이 지켜져야 비로서 섹스가 더 즐겁고 아름다워질 수 있다.
전미옥 기자
romeok@kukinews.com
전미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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