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김동운 기자 = 최근 금융소비자들이 저축성보험 상품을 찾고 있다고 합니다. 펀드나 주식투자 같은 고위험 상품 대신 예·적금 상품보다 높은 금리를 주는 저축성보험을 선택하는 것이죠. 최근 긍정적인 소식이 좀체 없던 보험사들에게 실적 증가는 반가울 일이지만, 마냥 웃을 수는 없다고 하네요. 왜 그럴까요?
보험업계에 따르면 지난 2월 기준 생명보험사들의 신계약 금액은 53조6770억원으로 전년동월(54조9200억원) 대비 2.26%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 중 보장성보험은 46조5570억원으로 같은 기간 6.51% 줄었습니다. 반면 저축성보험은 무려 39.04%나 증가한 7조1190억원을 기록했죠.
저축성보험 상품 판매는 주로 은행에서 이뤄졌습니다. 은행 창구에서 보험 상품을 판매하는 방카슈랑스라고 하는데요. 같은기간 방카슈랑스 초회보험료는 2.1% 증가한 7259억원으로 나타났습니다. 판매 채널 중 최다 초회보험료를 달성했죠. 생보업계 1위인 삼성생명은 2511억원에서 2907억원으로 15.79% 증가했으며, 교보생명은 4.90% 증가한 308억원을 기록했습니다.
저축성보험이 금융소비자들에게 선호받는 이유는 ‘금리’ 때문입니다. 최근 금리 상승으로 저축성보험의 이율이 높아지면서 예·적금보다 수익성도 같이 높아졌기 때문이죠. 이는 공시기준이율과 정기예금이율의 차이가 1% 이상으로 증가한 것이 원인입니다. 공시이율은 보험회사의 운용자산이익률과 국고채 및 회사채 등 시장금리를 가중평균해 산출하죠.
저축성보험의 공시기준이율과 정기예금이자율의 차이는 지난해 1∼5월 0.8∼0.9%p 수준이었습니다. 하지만 지난해 10월 1.0%p, 올해 3월 1.2%p까지 늘어났죠. 올해 3월 기준으로 저축성보험 공시기준이율은 2.1%이고 정기예금이자율은 0.9% 수준입니다.
실제로 보험연구원에 따르면 생명보험의 신계약에서 저축성보험 비중은 2020년 1월 8.2%에 그쳤지만 2021년 3월 13.6%로 증가했습니다.
이처럼 저축성보험 판매가 늘어나면서 보험사들도 오랜만에 웃는가 싶지만, 마냥 웃지는 못합니다. 저축성보험 판매가 늘수록 보험사들의 자본건전성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죠. 2023년 도입되는 IFRS17 회계기준에 따르면 저축성보험은 보험사들에게 부채로 인식됩니다. 이미 과거 고금리 확정형 저축성보험을 많이 판매했던 보험사은 IFRS17 도입으로 자본건전성 부담이 대폭 늘어날 것이라는 비관적인 관측도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보험사들은 저축성보험을 놓을 수 없습니다. 저축성보험은 보험료를 한 번에 내는 일시납 상품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보험료 수익을 빠르게 늘릴 수 있다는 특성이 있습니다. 따라서 보험사들의 단기간 실적을 올리기 유용하죠. 코로나19로 대면영업 타격과 종신보험 판매 규제라는 이중고를 맞은 보험사들은 실적을 위해 저축성보험 판매를 확대하고 있는 것입니다.
저축성보험 판매가 증가하는 추세에 맞춰 전문가들은 자산건전성 관리가 필요하다고 조언합니다. 노건엽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금리 상승은 보험사의 수익성에는 긍정적이나 건전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므로 부채 구조조정을 통한 근본적인 자본관리방안이 요구된다”며 “계약 이전, 계약 재매입, 공동재보험 등을 활용한 부채 구조조정을 금리 상승기에 활용한다면 비용을 절감할 수 있어 금리 변화에 따른 자본관리가 가능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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