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CG '피파훈'에서 국대 사령탑으로…이지훈 총감독의 출사표

WCG '피파훈'에서 국대 사령탑으로…이지훈 총감독의 출사표

기사승인 2021-06-25 19:52:11
사진='2021 한중일 e스포츠 대회(Esports Championships East Asia 2021)' 초대 한국팀 사령탑을 맡게 된 이지훈 총감독. 강한결 기자

[상암=쿠키뉴스] 강한결 기자 = "20년전 제1회 월드사이버게임즈(WCG) '피파2000' 국가대표 시절이 생각하네요. 너무 영광스러운 자리라 부담스럽기도 하지만 즐겨보도록 하겠습니다."

'2021 한중일 e스포츠 대회(Esports Championships East Asia 2021)' 초대 한국팀 사령탑을 맡게 된 이지훈 총감독의 목소리에는 떨림과 설렘이 섞여있었다.

한중일 e스포츠 대회 조직위원회는 25일 서울 상암동 e스포츠 명예의 전당에서 ‘2021 한중일 이스포츠 대회’ 미디어데이를 진행했다. 이날 행사에는 유진룡 조직위원장을 비롯한 조직위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취재진의 관심은 단연 이 총감독에게 쏠렸다. 얼마전 프로게임단 젠지 e스포츠 상무로 승진한 이 총감독은 20년 이상 e스포츠 업계에 종사해온 베테랑이다. 젠지에 합류하기 전까지 그는 10년간 kt 롤스터 사령탑으로 활동했으며, '스타크래프트1·2'·'리그 오브 레전드(LoL)'·'스페셜포스' 등 다양한 종목의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이 총감독은 "2018년 e스포츠는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시범종목으로 채택됐지만, 아직까지는 부정적 인식이 남아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e스포츠계에는 국가대표 개념이 아직은 생소한데, 이번 대회가 성공적으로 치러진다면 부정적 인식개선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e스포츠에도 국가대표에 대한 인식이 자연스럽게 녹아든다면 현역 선수 혹은 프로게이머 지망생에게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e스포츠가 오랫동안 팬들의 사랑을 받기를 바라고, 꼭 우승하고록 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감독 재임 시절 그는 뛰어난 선수 육성 능력을 보여줬다. 스타크래프트1·2 전 프로게이머 이영호, LoL 전 프로게이머 '스코어' 고동빈은 이 총감독의 지도를 받고 레전드 반열에 올랐다. 선수단 선발에 대해 그는 "뛰어난 유망주를 최대한 선발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며 "최대한 공정하게 선수 선발을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이 총감독은 코칭스태프 인선와 관련해 "아직 완벽한 인선이 구성되진 않아 공개하기는 어렵지만, 어느정도는 선발을 진행했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해부터 선발작업을 진행했지만, 프로팀 감독 코치를 모시기는 쉽지 않았다"며 "대신 각 종목마다 커리어와 경험이 있는 분들로 코치진을 꾸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LoL 선수단을 유망주 중심으로 꾸리는 것처럼 감독과 코치 역시 젊은 피를 선임하는 것도 염두에 두고 있다"며 "이번 기회를 통해 신예 코칭스태프를 발굴할 수 있었으면 한다"고 전했다. 이어 "선수단과 코칭스태프 명단이 최종발표됐을 때 팬들께서 합리적인 인선이라고 생각하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사진=e스포츠 명예의 전당에 걸려있는 이지훈 총감독의 현역 시절 모습. 강한결 기자 

e스포츠 베테랑인 이 총감독은 1세대 프로게이머이자 국가대표로 활약하기도 했다. 피파2000 프로게이머였던 그는 2001년 열린 초대 WCG 당시 피파2000 국가대표 선수로 출전해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 성과로 그는 팬들로부터 '피파훈'이라는 애칭을 얻기도 했다.

이 총감독은 "지금 있는 e스포츠 명예의 전당에도 제 사진이 걸려있는데 매우 영광스럽다"며 "임요환, 홍진호 등 기라성 같은 e스포츠 스타들도 WCG에 나가기 위해 매우 노력했고, 저 역시 당시 성과를 기반으로 성장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기성 스포츠뿐 아니라 e스포츠도 클럽이 중심이 돼 운영되고 있는데, 이번 대회를 계기로 국가대표의 위상을 높이고 싶다"며 "현역 프로게이머들에게는 국가대표의 명예가 어떤 것인지 알려주고 싶고, 장래성도 뛰어나다는 점을 깨닫게 하겠다"고 말했다.   
 
선수, 감독, 행정가를 거쳐 이제는 국가대표 사령탑이 된 이 총감독이다. 그가 2021 한중일 e스포츠 대회에서 어떤 성과를 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sh04khk@kukinews.com
강한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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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한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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