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대선 버스 탑승할 자 누구인가’… 팔짱 끼고 기다리는 이준석

‘국민의힘 대선 버스 탑승할 자 누구인가’… 팔짱 끼고 기다리는 이준석

이준석 “버스는 무조건 정시출발” 강조
국민의힘 내부 주자 먼저 챙겨… 외부인사 영입 ‘소홀’ 지적도
당내 대선 후보 지지율 약세… “외부 인사에 눈 돌려야”

기사승인 2021-07-04 06:00:02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사진=연합뉴스

[쿠키뉴스] 김은빈 기자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검증 시험대에 올랐다. 당 밖 잠룡 영입에 적극적이지 않은 그의 태도 때문이다.

이 대표는 ‘8월 대선 버스 정시 출발론’을 주장하고 있다. 최근엔 외부 인사들의 입당 여부와는 관계없이 당 대선 후보 경선일정을 시작하겠다며 못을 박았다.

그는 지난 30일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언론사 행사에서 첫 만남을 가진 후 “버스는 무조건 정시 출발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버스가 아니면 모 인사가 얘기한 것처럼 택시나 다른 교통수단이 돼버리는 건데 저는 대선이라는 큰 선거에 있어서 그건 굉장히 위험하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실제로 외부 인사 영입보단 당 내부 주자들의 대선 준비에 집중하고 있다. 윤 전 총장이 지난 29일 정치 참여 선언 기자회견을 개최한 날 이 대표는 당내 대선주자인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의 국민보고대회를 찾았다.

또한 윤 전 총장이 당 밖 주자라는 이유로 태도를 바꾸기도 했다. 그는 5월29일 윤 전 총장의 가족사와 과거 수사 내역이 담긴 것으로 알려진 ‘윤석열 X파일’ 대응책으로 ‘비단주머니 3개’를 가지고 있다고 공언한 바 있다. 적극적으로 지원 사격할 의사를 내비친 것이다. 

그러나 윤 전 총장이 입당을 머뭇거리자 선을 그었다. 그는 지난 23일 “당내 인사로 분류되는 분이 아니기에 공식적으로 대응할 계획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정권교체’를 내세우면서도 ‘편 가르기’를 하는 모습이다. 이를 두고 정권교체에 난항을 겪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현재 당내 인사들로 대선판을 꾸리기는 역부족이기 때문이다.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민의힘 내 대선주자들의 지지율은 한 자릿수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입소스가 SBS 의뢰로 지난달 28~29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차기 대선 후보 지지도에서 윤 전 총장은 26.1%로 야권 후보 중 압도적이었다. 반면 국민의힘 후보들은 약세를 보였다. 홍 의원 지지율은 4.7%, 유승민 전 의원은 4.2%에 그쳤다.

결국 국민의힘이 정권교체를 이끌기 위해서는 외부 인사가 필요한 상황이다. 그러나 당 밖 잠룡들은 국민의힘 입당에 미온적이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국민의힘 대외협력위원장인 권영세 의원이 3일 오후 중구의 한 식당에서 회동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지난 3일 윤 전 총장과 국민의힘 대외협력위원장인 권영세 의원이 만찬 회동을 갖고 입당 문제 등에 대해 논의했다.

윤 전 총장은 회동 후 ‘이날 회동을 계기로 국민의힘 입당이 급물살을 타는 것이냐’는 질문에 “그렇지 않다”며 “29일(대선 출마회견) 말씀드린 기조는 유지된다”고 답했다.

국민의힘 입당을 주저하는 이유에 대해선 “그렇지 않다”며 “제가 정치행보를 시작하고 많은 국민들과 여러분들의 의견 경청하기로 했기 때문에 그런 것을 다하고 난 뒤 방법론은 그 다음 문제”라고 했다. 입당 가능성을 열어두면서도 구체적인 시점에 대해선 유보적인 입장을 보였다.

권 의원도 기자들에게 “조속한 시일 내 입당해 정권교체에 앞장서주기를 바란다는 의견을 말했다”며 “현 정치상황 상 제3지대는 있을 수 없으니 입당하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며 입당이 너무 늦어서는 곤란하고, 최소한 대선후보 경선이 시작되기 전까지는 우리와 함께하길 희망한다는 뜻을 전했다”고 말했다.

최재형 감사원장(왼쪽)과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가운데), 장성민 이사장. 
윤 총장이 국민의힘 입당에 대한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는 가운데 권 의원은 윤 전 총장에 이어 최재형 전 감사원장과 장성민 세계와동북아평화포럼 이사장을 잇달아 만나 입당을 타진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지난달 28일 감사원장직을 사임하고 칩거에 들어간 최 전 원장이 사실상 출마 결심을 굳히고 등판 채비에 나섰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최 전 원장은 본인이 대권 결심만 굳히면 국민의힘 입당 외에 다른 셈은 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특히 최 전 원장이 주목되는 것은 보수진영의 ‘전통적 텃밭’인 영남권에 기반을 두고 있다는 점이다.

국민의힘이 입당 러브콜을 보내고 있는 ‘DJ 적자’ 장성민 세계와동북아평화포럼 이사장은 전남 고흥 출신의 보기드문 ‘호남 인재’라는 점에서 지역 확장을 이끌 수 있다는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호남 끌어안기에 나선 국민의힘이 장 이사장을 영입할 경우 큰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도 나온다.

한 중진 의원은 “동교동계 핵심으로 김대중 정부에서 청와대 국정상황실장을 지낸 만큼 당이 호남 민심에 다가가는 또 하나의 계기를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연합뉴스를 통해 전했다. 최근 장 이사장은 광주 군산 등 호남민심 경청투어에 이어 부산경남지역 민심 경청투어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국민의힘의 서진 정책에 부합하는 장 이사장은 ‘반문 텐트’를 외치며 사실상 대선 도전에 적극적 의사를 내비쳤다. 다만 여전히 국민의힘 입당에는 선을 긋고 있다.

문재인 정부의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도 국민의힘 입당 물망에 오르고 있으나 현 정부의 소득주도성장‧일자리‧부동산 등에 관한 책임 소지가 있어 입당이 불확실한 상황이다. 

윤 전 총장이 국민의힘 입당에 대한 확실한 결정을 하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PK를 기반으로 두고 있는 최 전 원장과 호남을 기반으로 중도 통합을 외치고 있는 장 이사장 중 누가 먼저 국민의힘 외부 영입 1호 대선 주자가 될지 관심이 되고 있다.

한 야권의 핵심 관계자는 “당 내부 대선 주자들로 정권교체가 될지 의문”이라며 “국민들에게 그들은 영남·꼰대당 이미지다. 이 대표가 당 내부만 쳐다보다간 지지층의 정권교체 기대감에 실망을 줄 수 있다”며 “당 밖 주자들에게 눈을 돌릴 필요가 있다”고 했다.

한편 기사에 인용된 여론조사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eunbeen1123@kukinews.com
김은빈 기자
eunbeen1123@kukinews.com
김은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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