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나의 봄’은 저마다의 일곱 살을 가슴에 품은 채 어른으로 살아가는 이들이 살인사건이 일어난 건물에 모여 살면서 시작되는 이야기다. tvN ‘검색어를 입력하세요 WWW’, SBS ‘더 킹 : 영원의 군주’를 연출한 정지현 PD와 tvN ‘풍선껌’의 대본을 쓰고 인기곡 ‘너는 나의 봄이다’(가수 성시경), ‘첫눈처럼 너에게 가겠다’(가수 에일리) 등을 작사한 이미나 작가가 의기투합했다.
5일 방송된 ‘너는 나의 봄’ 1회에서는 강다정(서현진)의 과거사부터 그와 주영도(김동욱), 채준(윤박), 안가영(남규리) 등 주요 인물들의 얽히고설킨 관계가 그려졌다. 여기에 가정폭력 피해와 살인사건, 이중적 면모를 가진 소시오패스 등 자극적인 요소가 어우러지며 미스터리와 오싹함이 배가됐다.
이상한 남자들만 만나며 ‘쓰레기 자석’이라는 말까지 듣는 강다정과 그에게 새롭게 접근한 채준, 그리고 채준이 소시오패스인 것을 알아챈 주영도. 이에 강다정과 채준에게 각각 “그 사람 만나지 마요”라고 경고하는 주영도의 모습은 향후 이들 관계가 어떻게 변화할지 궁금증을 더했다.
내면의 상처를 간직한 입체적인 인물을 그려낸 배우들의 연기도 볼거리였다. 어린 시절 아픔이 트라우마로 남은 강다정의 감정을 묘사한 배우 서현진과 무심한 듯 날카로운 판단력을 가진 주영도를 연기한 배우 김동욱은 그들의 이름값을 증명했다. 다정한 이면에 소름 돋는 섬뜩함을 드러낸 채준의 반전을 연기한 윤박은 ‘너는 나의 봄’ 히든카드였다. 남규리는 범상치 않은 성격을 가진 안가영을 제 옷을 입은 듯 소화했다.
잔잔한 분위기로 홍보되던 ‘너는 나의 봄’이었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로맨스보다는 미스터리한 사건과 서늘한 반전이 돋보였다. 믿고 보는 배우들의 조합은 이번에도 역시 제몫을 톡톡히 해냈다. 정지현 감독의 세밀한 연출과 마음에 콕 들어오는 대사의 힘을 보여준 이미나 작가의 호흡 역시 작품에 대한 몰입감을 배가시켰다. 드라마의 성공 여부는 이 흐름을 어떻게 이어가는지에 달렸다.
◇ 볼까
배우들의 살벌한 연기력에 빠져보고 싶다면 추천한다. 반전 있는 캐릭터를 좋아하는 시청자에게도 권할 만하다.
◇ 말까
섬뜩한 분위기를 꺼린다면 추천하지 않는다. 아무 생각 없이 가볍게 드라마를 보고 싶은 시청자에게도 권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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