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쩍 않던 여가부, 마인크래프트 논란에 움직였다

꿈쩍 않던 여가부, 마인크래프트 논란에 움직였다

여가부, '실효성 논란' 셧다운제 개선 의지 피력

기사승인 2021-07-07 10:44:57
지난해 어린이날 마인크래프트로 어린이 초청 행사를 연 청와대. 청와대 유튜브 갈무리

[쿠키뉴스] 문대찬 기자 =여성가족부가 게임 이용환경 변화에 따라 청소년 인터넷 게임 건전이용제도, 이른바 ‘셧다운제’를 개선하는 방안을 논의하기로 6일 밝혔다. 여가부는 “모바일 게임 이용 증가 등 환경변화에 따라 제도 개선을 위해 여러 시도를 했지만 이뤄지지 못한 측면이 있었다”며 이달 말부터 게임업계, 이해관계자, 전문가, 관계부처 등이 참여하는 ‘규제챌린지’ 회의를 열고 과도한 규제 개선책과 청소년 보호 강화 방안을 논의하겠다고 전했다.

셧다운제는 지난 2011년 청소년의 수면권, 건강권을 보호하기 위해 도입된 제도다. 16세 미만 청소년은 0시부터 오전 6시까지 게임을 할 수 없고, 게임 제공자가 이를 위반하면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하지만 셧다운제는 입법 당시부터 게임에 대한 편견에서 비롯된 ‘악법’이라는 지적이 끊이질 않았다. 최근에는 모바일 게임 이용 증가 등으로 인한 환경 변화에 따라 제도 실효성을 놓고 문제제기가 수차례 이어졌다. 거듭된 개선 요구에도 여가부가 소극적인 태도로만 일관하자, 게임 규제의 상징적인 의미 때문에 제도의 명맥만 억지로 유지하려 든다는 정치권 일각의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기사 : 여가부도 손 놓은 셧다운제, 간판만 남았네)

그간 여러 논란에도 꿈쩍 않던 여가부가 셧다운제 개선 의지를 피력한 것은, 유명 게임 ‘마인크래프트’ 논란에서 비롯된 각계의 동시다발적 공세에 부담을 느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국내 이용자는 만 19세 이상만 이용이 가능하다는 공지. 마인크래프트 홈페이지

마인크래프트를 서비스 하는 마이크로소프트는 앞서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국내 이용자의 경우 ‘마인크래프트 자바 에디션’을 구매하고 이용하려면 만 19세 이상이어야 한다는 내용을 공지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올해 초부터 보안 문제 해결을 위해 계정 통합을 진행 중이다. 이 과정에서 셧다운제가 실시되는 시간에 특정 연령대를 차단하는 한국용 서버를 별도로 구축하지 않고 성인만 계정 가입을 할 수 있도록 방침을 바꿨다. 마인크래프트는 12세 이용가 등급 판정을 받은 게임이다. 미성년자들이 마인크래프트를 이용하지 못하는 나라는 한국이 유일하다.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면서 각종 게임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강제적 셧다운제를 폐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청와대 국민 청원 게시판에도 관련 청원이 두 건 올라왔고, 일주일도 안 돼 8만 명이 청원에 동참했다. 이에 정치권도 기다렸다는 듯 법안을 제출하며 목소리를 냈다. 

지난 6월 25일 전용기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대표발의를 시작으로 강훈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9일, 허은아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5일 관련 내용이 담긴 법안을 제출했다. 세 의원 모두 기존 강제적 셧다운제는 폐지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다만 강 의원과 허 의원은 부모 등 친권자가 요청할 경우 게임 이용에 제한을 두는 ‘선택적 셧다운제’를 대안으로 제시했다.

전 의원은 “부모의 아이디나 주민번호 도용을 통해 심야시간에 게임을 하는 등의 부작용 및 홍콩·미국 등 제3국을 통해 콘텐츠를 다운받는 이른바 ‘사이버 망명’의 성행 등으로 그 실효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강 의원도 “실효성이 낮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고 아동과 청소년의 수면시간을 보장한다는 제도 효과성이 낮다는 연구 결과도 발표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지난 5월 공개한 ‘2020 게임 이용자 패널 연구(1차년도)’는 “셧다운제의 적용을 받지 않는 게임 이용자들의 수면 시간과 게임 이용 시간은 의미 있는 상관성이 없다”고 지적했다.

한편 여가부는 “마인크래프트 자바 에디션의 청소년 이용 제한은 해당 게임사의 운영 정책 변경에 따른 것”이라며 “한국 게임 이용자에 대한 세심한 고려가 이뤄지도록 마이크로소프트에 요청하겠다”는 입장이다.

mdc0504@kukinews.com
문대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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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대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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