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신민경 기자 =#서울시 구로구의 한 콜센터에서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집단 감염이 발생한 뒤로 재택근무에 들어갔던 콜센터 직원 심모(29)씨. 1년4개월째 재택근무 생활을 하면서 생긴 가장 큰 고충은 작아진 옷들이다. 코로나19 이후 유행처럼 번진 확‘찐’자 신드롬을 심씨도 빗겨가지 못했다. 그는 “다시 사무실로 출근하라는 이야기가 의논되고 있는데, 당장 출근하라고 하면 입을 옷이 없어 걱정이 된다”고 토로했다.
#직장인 박모(29세)씨는 드레스 셔츠와 정장 바지를 최근 구입했다. 그는 “재택근무 비중이 줄어들고 사무실에 나가는 날들이 많아지면서 출근할 때 입을 옷이 필요한데, 체중도 늘어 이전에 입던 옷들이 작아져 미리미리 옷을 구매했다”고 말했다.
9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정장 비수기인 올여름 느닷없이 매출이 증가했다. 더위로 정장 수요가 적은 여름, 예상치 못한 매출 증가였다.
수치를 자세히 살펴보면, 옥션에서는 6월 한 달(6/1~6/30)을 기준으로 전년 동기 대비 카테고리별 판매량을 조사한 결과, 정장과 같은 오피스룩의 정석이라고 할 수 있는 정장의 수요가 눈에 띄게 증가했다.
여성 정장세트는 27% 증가하고 정장원피스는 21%, 정장치마는 14% 신장했다. 자켓도 65% 늘었고, 쉬폰/프린트블라우스는 62%, 포멀한 느낌을 줄 수 있는 체크셔츠는 18% 더 많이 팔렸다.
남성정장은 전체적으로 43% 늘어난 가운데, 깔끔한 원버튼정장은 76% 증가했다. 정장바지도 71% 판매가 늘었다. 이외에도 정장조끼/베스트(155%), 슬랙스/와이드팬츠(60%) 등 출근용으로 좋은 의류들이 고루 인기를 끌고 있다.
변화는 코로나19 때문으로 보인다고 유통업계는 보고 있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장기화로 외부 활동이 줄면서 ‘확찐자’라는 유행어가 생긴 만큼 체중이 증가한 이들이 많아졌다”며 “출근 복장이 맞지 않는 이들이 다시 의류를 소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최근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다시 한번 유통 트렌드 교체 시기가 올 것으로 보인다. 식품 분야에서는 변화 조짐이 보인다.
옥션은 신선식품, 가공식품 등에서 지난 7일 유의미한 변화가 보였다고 말했다. 쌀, 닭고기/계란 판매는 전주 동요일(6월30일) 대비 각각 13%, 64% 증가했다. 라면, 통조림/캔, 즉석밥, 냉동/간편조리식품은 각 분야에서 51%, 124%, 11%, 65% 증가했다.
옥션 관계자는 7일 역대 최다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를 기록하면서 유통인구가 많은 마트 대신 온라인으로 식품을 구매하려는 소비자가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코로나19로 불확실한 미래가 지속되는 만큼 발빠른 대응을 위해 유통업계도 분주하다. 한 온라인 플랫폼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추이에 따라 소비 트렌드 지속 기간이 짧아지고 교체 시기도 잦아졌다”며 “이에 대응하기 위한 전망과 대비에 식품, 가구, 생활용품 등 각 업계가 분주한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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