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비물 새내기에게 권하는 입문작 추천서

좀비물 새내기에게 권하는 입문작 추천서

기사승인 2021-07-09 06:00:23
[쿠키뉴스] 김예슬 기자 = 무더운 여름이면 더욱 인기를 얻는 장르가 있다. 장르물이 주류로 떠오르고 ‘K-좀비’가 활약하며 대중의 사랑을 받게 된 좀비물이다. 과거엔 괴기한 모양새와 잔혹한 장면들로 마니아들만 본다고 여겨졌지만, 지금은 상황이 달라졌다. 영화 ‘부산행’의 성공을 시작으로 다양하게 변주된 좀비물이 스크린과 브라운관에서 맹공을 펼치고 있다. 아직 좀비물과 낯을 가린다면, 그럼에도 좀비물에 도전해보고 싶다면 권할 만한 작품들이 있다. 두려움을 극복할 수 있는, 친숙하고 대중화된 좀비물 입문작을 꼽아봤다.
영화 ‘부산행’ 포스터.

◇ K-좀비의 시작, 영화 ‘부산행’

국내 좀비물의 대중화를 이끈 ‘부산행’(감독 연상호)은 좀비물 입문자도 볼 만한, 잘 만든 좀비 영화다. 좀비물의 전형적인 패턴을 따르면서도 ‘빨리빨리의 민족’이라는 한국인의 특성을 반영해 재빠른 좀비가 탄생했다. 익숙한 배경이 공포스러운 공간으로 전환될 때 몰입감은 더욱 배가된다. 스토리 라인은 호불호가 갈린다. 하지만 기차 안에서 벌어지는 좀비와의 사투, 친숙한 기차역을 활보하는 좀비 떼를 보고 있으면 어느새 좀비물에 흠뻑 빠진 내 모습을 발견할 수 있다. 좀비를 맨손으로 때려잡는 배우 마동석의 활약도 볼거리 중 하나.
영화 ‘웜 바디스’ 포스터.

◇ 좀비의 사랑, 영화 ‘웜 바디스’

‘좀비가 되어도 사랑이란 감정을 놓지 못한다’는 독특한 설정을 가진 영화 ‘웜 바디스(Warm Bodies)’(감독 조나단 레빈)는 니콜라스 홀트의 좀비 분장으로도 화제를 모았다. 좀비물이 보고 싶지만 아직 극복해야 할 산들이 많다면 좀비 멜로 ‘웜 바디스’를 추천한다. 이 기상천외한 설정은 정통 좀비 마니아들에게 차갑게 외면당했지만, 좀비물의 편견을 깼다는 점에서 일부 관객들에겐 환영받았다. 조금도 무섭지 않은 영화라 가볍게 보기 좋다. 그렇다고 다른 좀비 영화도 ‘웜 바디스’ 같을 거란 생각은 금물이다.
영화 ‘#살아있다’ 포스터.

◇ 한국 아파트에 등장한 좀비, 영화 ‘#살아있다’

서양 좀비물을 보면 ‘저 동네는 나무문이지만, 우린 철제문이니까 좀비가 들이닥쳐도 무사하겠지’란 생각이 든다. ‘#살아있다’(감독 조일형)는 이런 생각을 시원하게 깨부순다. 감염 전 행동을 기억한다는 독특한 설정은 이전에 볼 수 없던 ‘도어록을 열고 들어오는 좀비’를 탄생시켰다. 몰아치는 좀비를 필사적으로 막아내며 고립된 상황에서 생존을 이어가는 주인공들을 보고 있으면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시대에서 자가격리를 이어가는 우리네 모습이 떠오르는 ‘웃픈’(웃기고 슬프다를 결합한 신조어) 경험을 할 수 있다.
영화 ‘월드 워 Z’ 포스터

◇ 월드 스케일이란 이런 것, 영화 ‘월드워Z’

‘월드워Z’(감독 마크 포스터)는 떼로 다니는 좀비 군단을 가장 생생하게 만나볼 수 있는 영화다. 거대한 스케일의 좀비 떼 추격 신은 저절로 집중하게 되는 마력을 가졌다. 주인공의 액션 역시 볼거리 중 하나다. 좀비물 특유의 잔인함보다는 화려한 스케일과 적절한 긴장감에 집중할 수 있어 장르 입문자에게 권하기 좋다. 박진감 넘치는 화면과 스토리 전개에서 느껴지는 서스펜스는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좀비물’이라는 수식어가 왜 붙었는지 납득시켜준다.
넷플릭스 ‘킹덤’ 시즌2 포스터.

◇ 조선 좀비 열풍의 주역, 넷플릭스 ‘킹덤’

사극은 좋아하지만 좀비물과는 아직 낯을 가리는 이들에게 꼭 권하는 작품. 조선시대와 좀비, 안 어울릴 것 같은 두 단어가 만나 쉽게 볼 수 없는 명작을 탄생시켰다. 가상의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넷플릭스 ‘킹덤 시리즈’는 사극 특유의 군신 간 권력 다툼부터 주인공인 세자의 성장 등 스토리와 좀비 액션을 모두 잡아낸 ‘K-좀비’의 수작이다. 매력 있는 캐릭터들과 이를 표현하는 배우들의 연기, 촘촘히 담긴 복선과 반전, ‘역병’으로 불리는 좀비 바이러스에 대적하는 주인공들의 모험은 볼수록 빠져드는 강력한 몰입감을 선사한다. 장르물의 대가로 꼽히는 김은희 작가가 공들여 만든 이 미스터리 스릴러가 좀비물의 신기원으로 꼽히는 데엔 그만한 이유가 있다.

yeye@kukinews.com
김예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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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예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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