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신민경 기자 =사조산업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 승소해 주주명부를 확보한 소액주주연대가 사조산업 오너가 경영에 반기를 들고 본격 집단행동에 나섰다. 사조산업 지분에서 소액주주연대 몫을 늘려 당사 자본 침식의 원인으로 지목한 오너일가 방만 경영 저지에 나섰겠다고 소액주주연대 측은 다짐했다.
13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소액주주가 사조산업을 상대로 낸 주주명부열람 소송에서 원고 측이 승소했다. 전날 주주명부를 확보한 소액주주연대 관계자는 “전체 주주에게 우편을 보내, 소액주주연대 커뮤니티 가입을 유도해 지분 확보에 나설 예정”이라고 밝혔다.
앞서 소액주주연대가 소송에 나선 데에는 비협조적인 사측 태도 이유가 컸다. 올해 5월11일 주주명부 열람 요청을 담은 내용증명을 사측으로 보냈지만 아무 소식이 없어 같은달 26일 소송을 제기하게 됐다고 소액주주연대 측은 설명했다.
이달 9일 서울서부지방법원은 “주주는 영업시간 내에 언제든지 주주명부의 열람 또는 등사를 청구할 수 있다”며 “회사는 그 청구에 정한한 목적이 없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를 거절할 수 없다. 정당한 목적이 없다는 점에 관한 증명책임은 회사가 부담한다”고 판시했다.
소액주주연대가 지분 확보에 나선 까닭은 임시주주총회 개최를 위해서다. 소액주주연대는 임시주총을 열어 감사위원 3명에 대한 해임을 안건으로 부치고 주진우 사조그룹 회장과 그의 아들 주지홍 사조그룹 상무 파면을 요구할 예정이다.
소액주주연대는 사조산업 자본 침식 주원인이 오너일가라고 주장한다. 주지홍 상무를 위해 사조산업 자회사인 캐슬렉스서울이 완전자본잠식에 빠진 캐슬렉스제주를 합병하려 했다고 보고 있다.
사조산업은 캐슬렉스서울 최대 주주(지분 79.5%)다. 사조씨푸드가 20% 지분을 갖고 있으며, 주진우 회장도 0.5%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캐스렉스제주는 주지홍 상무가 최대 주주(지분 49.5%)다. 사조시스템즈가 45.5%를 보유한 2대 주주다.
소액주주연대는 “계획대로 합병했다면 추후 주지홍 상무에 이득을 안겨준 꼴이 됐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소액주주연대는 오너 경영을 견제하기 위한 감사위원 신규 선임에 힘쓸 계획이다. 소액주주연대 관계자는 “상법 개정으로 감사위원에 분리 선출되는 이사의 경우 ‘3%룰’이 적용된다. 사조산업의 경우 오너일가 등 특수관계인이 보유 중인 지분은 56.17%이지만 3%룰을 감안하면 감사위원 분리선출 때 동원 가능한 지분은 총 17.11%”라며 “현재 10.6%의 지분을 갖고 있다. 추가로 지분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가능하면 올해 9월 중 임시주총이 열릴 것으로 보인다”며 “정도 경영이 이뤄질 수 있도록 집단행동에 적극 나설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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