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박근혜 불구속’ 발언 파장… 野도 외면

윤석열, ‘박근혜 불구속’ 발언 파장… 野도 외면

尹 ‘박근혜 불구속 검토’ 주장에… 황교안도 “그런 일 없었다”
국민의힘 내부서 “비겁하다” “거짓말” 
박상병 교수 “국민의힘 지지층 이탈할 것”

기사승인 2021-08-10 14:11:35
윤석열 대선 예비후보.   연합뉴스

[쿠키뉴스] 김은빈 기자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가 ‘박근혜 불구속’ 발언으로 논란의 중심에 섰다. 당 내부에서도 이를 적극적으로 방어하지 못하는 모양새다.

윤 후보는 최근 국민의힘 의원들을 만난 자리에서 지난 2016년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 특검팀에서 수사팀장으로 활동하던 당시 ‘박근혜 전 대통령을 불구속 수사하려 했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치권에서는 해당 발언이 ‘사실과 다르다’는 반박이 이어졌다. 김의겸 열린민주당 의원은 윤 후보가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날을 세웠다. 그는 지난 7일 페이스북을 통해 언론사 기자 시절 윤 후보와 두 차례 만났던 일화를 소개하며 “윤 후보는 박 전 대통령 수사에 얽힌 무용담을 펼쳐 보였다. ‘짜릿한 복수극’을 안주 삼아 들이키는 폭탄주였다”고 돌아봤다.

김 의원은 “두 차례 만남 어디쯤에도 ‘불구속 수사’라는 방침이 끼어들 수 있었을까. 원한과 복수 사이에 정녕 관용이 들어설 여지가 있었던 것인가”라며 의문을 표했다. 이어 “윤 후보가 박 전 대통령 불구속을 생각했다는 것은 2019년 4월 서울중앙지검장 시절 박근혜가 건강을 이유로 형 집행정지를 신청했을 때 이를 허가하지 않았던 사실과도 배치된다. 당시 최종 결정권은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에게 있었다”고 지적했다.

같은 당인 황교안 전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대표마저 고개를 저었다. 박 전 대통령 탄핵 정국 당시 대통령 권한대행을 맡았던 황 전 대표는 9일 “제가 알고 있는 내용과는 차이가 많다”며 “전혀 알지 못하는 내용이다. 그런 일이 있지 않았다”고 분명히 해뒀다.

윤 후보의 지지율이 빠지자 강성 보수 지지층을 겨냥해 입장을 바꿨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김영배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은 9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지지율이 땅을 뚫고 내려가자 자신이 수장인 검찰 조직에 책임을 떠넘겨 친박의 표를 구걸하는 모양새”라며 “박쥐도 이런 박쥐가 없다”고 비꼬았다.

강병원 민주당 최고위원 역시 “윤 후보의 발언이 사실이라면 당시 검찰 수장이었던 본인에 대한 부정이고 촛불을 들었던 국민을 부정한 충격적 발언”이라며 “뻔뻔함에 국민들은 기가 찰 노릇”이라고 맹비난했다.

국민의힘도 이를 적극적으로 감싸진 못하는 모습이다. 오히려 당 내부에선 비판이 쏟아졌다. 어렵게 건넜던 탄핵의 강으로 다시 회귀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원희룡 전 제주지사는 9일 “비겁하다”며 “국민의힘이 과거로 돌아가는 것은 정권교체의 희망을 스스로 짓밟는 것”이라고 했다.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도 8일 페이스북을 통해 “거짓말을 스스럼없이 하는 것을 보니 정치인이 다 됐다는 느낌을 받기는 한다”고 일갈했다. 김태호 국민의힘 의원 또한 이날 “윤 후보의 언급은 스스로를 부정할 뿐 아니라 비겁해 보이기까지 한다. ‘변화’에 대한 진지한 고민은 찾아볼 수가 없다”고 쓴소리했다.

국민의힘 지지층 이탈이 나올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박상병 인하대 정책대학원 교수는 10일 쿠키뉴스와의 통화에서 “친박 세력의 표를 얻기 위한 정치적 발언이지만 국민의힘 지지층 내에서도 상당한 반발이 있을 것”이라며 “이미 후쿠시마 발언 등으로 많은 지지자들이 등을 돌렸다”고 진단했다.

또한 “윤 후보는 몇 표와 검찰의 신뢰를 바꿨다”며 “윤 후보의 박 전 대통령 수사는 개인이 아닌 대한민국의 헌법과 법치의 이름으로 한 것이다. 이를 부정하는 것은 검찰의 신뢰를 떨어뜨리는 발언”이라고 덧붙였다.

eunbeen1123@kukinews.com
김은빈 기자
eunbeen1123@kukinews.com
김은빈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