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조현지 기자 =2022년도 대통령선거가 거대 양당 맞불 구도로 흐르면서 군소정당들이 좀처럼 기를 펴지 못하고 있다. 한 자릿수대의 지지율이 하락하며 부진한 성적표를 들었다.
다만 이같은 지지율이 대선판 내 군소정당의 존재감을 지우는 것이 아니라는 평가가 나온다. 차기 대선이 뚜렷한 진영 대결 구도를 나타내는 만큼 군소정당의 표가 승패를 가를 핵심이 된다는 분석이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한길리서치가 쿠키뉴스 의뢰로 지난 7일~9일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1015명을 대상으로 ‘정당 지지율’을 조사한 결과, 거대 양당은 일제히 지지율이 상승했다. 반대로 군소정당들은 지지율이 소폭 하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더불어민주당은 지난 조사 대비 1%p 상승한 36.6%, 국민의힘은 1.8%p 오른 29.7%를 기록했다. 정의당은 3.4%(0.3%p↓), 국민의당은 2.5%(0.6%p↓), 열린민주당은 2.3%(1.6%p↓)였다. ‘기타정당’은 2%, ‘잘모름’, ‘무응답’이란 답변은 0.9%였다. 지지하는 정당이 없다는 응답은 22.6%로 나타났다.
다른 여론조사에서도 상황은 비슷했다. 리얼미터가 YTN 의뢰로 지난 2~6일간 유권자 2530명을 대상으로 정당 지지율을 조사한 결과, △국민의힘 37.8% △민주당은 32.1% △열린민주당 6.8% △국민의당 6.3% △정의당 3.2% △시대전환 0.8% △기본소득당 0.6% 순을 기록했다. 국민의힘과 민주당을 제외한 정당의 지지율을 합산(17.7%)해도 20%대를 넘지 못했다.
정치권이 본격적인 대선 국면에 접어들면서 거대 양당으로 지지율이 결집하는 현상이 나타나는 양상이다. 정권 교체론과 정권 유지론이 맞붙은 차기 대선은 여야 1대1 구도로 흐르고 있다. 당초 윤석열 대선 예비후보가 제 3지대 출마를 시사했으나 국민의힘 입당을 택하면서 집권여당과 제1야당간 맞대결 구도가 만들어졌다.
군소정당도 대선을 향한 발걸음에 나섰지만, 아직까지 눈에 띄는 성과를 나타내진 못했다. 정의당은 지난 5월 6일 여야 정당 중 가장 먼저 대선 준비단을 공식 출범했다. ‘진보 빅텐트’ 구상을 밝혔지만, 후보군이나 후보 선출방법 등 구체적인 내용은 밝혀진 게 없다. 국민의당과 열린민주당은 ‘합당 딜레마’에 놓인 상태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거대 양당 구도가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박상병 인하대 정책대학원 교수는 쿠키뉴스와의 통화에서 “두 정당만 있으면 정치가 존재하지 않는다. 전쟁만 존재할 뿐”이라며 “지금 상황에서 여러 정당이 (대선에) 나와야 정당끼리 손을 잡고 정책을 연계하고 경쟁을 해야 한다. 서로 망하기만 바라는 두 정당의 대결 구도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했다.
군소정당이 ‘캐스팅 보트(대세를 좌우할 제3당의 표)’를 쥔 만큼 차기 대선에 후보를 내고 실리를 챙겨야 한다는 평가도 나왔다. 박 교수는 “진영 대결에서 표는 팽팽하게 갈릴 수밖에 없다. 만약 대선 3개월을 앞두고 여야 대선후보가 각각 45%의 지지율을 가졌다고 했을 때 3%를 가진 제3 후보의 지지율이 승리를 가를 것”이라며 “이 과정에서 교섭단체 의석수를 낮추자는 주장 등 목소리를 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황태순 정치평론가는 “여론 조사상 2~3%대 지지율이 아무렇지 않은 것으로 생각할 순 있지만, 4300만 명의 유권자 중 실제 투표권자가 3000만 명 정도라고 한다면 3%는 100만 명이다”며 “2012년도 대선 당시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51.8%)가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48%)를 약 3%p 차로 이겼다. 문 후보는 이정희 통합진보당 후보가 막판 사퇴하면서 범진보 단일화 양상이 나타나며 48% 득표율을 만들 바탕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대선 직후 열릴 6·1 전국 동시 지방선거를 염두에 두어야 한다고도 했다. 황 평론가는 “수요 공급을 고려했을 때 가장 많은 수요, 후보자가 나오는 것이 지방선거”라며 “파워 면에서 대선이 어마어마하게 크지만, 시장 측면에선 지방선거가 중요하다. 정당으로서 대선을 건너뛰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지방선거에서 광역단체장이나 구청장, 도의원, 군의원 등 출마를 도울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기사에 인용된 여론조사 결과의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를 참고하면 된다.
hyeonzi@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