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서울부동산정보광장 통계에서 지난 8월 서울에서 체결된 아파트 임대차 계약(계약일 기준)은 총 1만2567건으로, 이 중에서 월세를 낀 계약은 39.4%(4954건)로 집계됐다.
이는 전달(35.5%)보다 3.9%포인트 높아진 것으로 올해 들어 최고치다.
△월세는 보증금을 기준으로 월세의 12개월 치 이하인 거래 △준월세는 보증금이 월세의 12∼240개월 치인 거래 △준전세는 보증금이 월세의 240개월 치를 초과하는 임대차 계약이다.
임대차 계약에서 흔히 반전세로 통하는 월세·준월세·준전세의 비중은 지난해 7월말 계약갱신청구권제와 전월세상한제 등을 도입한 새 임대차 법 시행 후 크게 늘었다.
실제 반전세 거래 비중은 1월 33.7%, 4월 39.2%, 6월 38.4%에서 8월 39.4%로 오르면서 40%에 가까워졌다. 특히 새 임대차법 시행된 지난해 8월부터 1년 동안 반전세 거래 비중은 35.1%로 전년동기대비 28.1%에 비해 7.0% 포인트 높아졌다.
서울에서는 지역을 가리지 않고 반전세 비율이 증가했다. 고가 전세가 몰린 강남은 물론 중저가 전세가 많은 서울 외곽에서도 반전세 증가 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났다.
강남권에서는 강남구가 지난달 45.1%로 전월(39.1%) 대비 6.0%포인트 증가했고, 송파구 역시 33.8%에서 46.2%로 올라갔다.
마포구(52.2%)와 중랑구(52.4%), 강동구(50.2%)는 반전세 비중이 전체 임대차거래의 절반을 넘어섰다. 중구(47.2%), 구로구(46.5%), 송파구(46.2%), 은평구(45.1%) 등도 40%를 상회했다.
이같은 상승세는 KB부동산 리브온 KB주택가격동향에서도 관측된다. 해당 집계에 따르면 올해 8월 서울 KB아파트 월세지수는 107을 기록했다. 직전 7월보다 0.59%, 지난해 8월과 비교해서는 6.52% 높은 수준이다. 이는 관련 통계를 발표한 2015년 12월 이후 최고치다.
같은 기간 수도권 KB아파트 월세지수는 106.5로 전월 대비 0.5%포인트 상승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최근 전셋값이 천정부지로 치솟으며 전세 물건을 구하기 어려워진 세입자들이 반전세나 월세로 밀려난 것이 원인으로 보인다. 특히 지난해 계약갱신청구권을 사용해 내년 만기가 돌아오는 세입자는 그간 덜 오른 인상분까지 감당해야 할 상황에 놓였다.
대출 규제도 반전세가 늘어나는 추세와 관련이 있다. 전셋집을 재계약하려는 세입자가 대출이 묶여 전셋값을 올려주기 힘든 경우 전셋값 상승분만큼 월세로 보충하고 계약을 유지하는 사례도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종부세·보유세 등 세금 부담을 집주인들이 반전세나 월세로 돌려 임차인에게 전가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
가을 이사철을 앞두고 부동산 관련 온라인 커뮤니티와 맘카페 등에는 전세를 반전세로 전환할 시 월세를 얼마에 책정해야 할 지 묻는 집주인의 글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전세를 내주고 있다고 밝힌 한 누리꾼은 부동산 카페에 "(세입자에) 보증금을 줄 돈이 없어서 대출을 받아야 하는데 이것도 쉽지 않고 전세를 월세로 전환해야 할지 고민"이라고 적었다.
반전세 전환을 요구받고 고민에 빠진 세입자의 글도 적지 않다.
한 누리꾼은 부동산 카페에 "전세 계약 갱신을 하면서 집주인이 기존 전세금을 그대로 두고 월세 100여만원을 요구하고 있다"며 "어느 정도면 받아들일텐데 너무하다 싶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누리꾼은 "집주인이 반전세를 요구해 계약을 갱신하지 않겠다고 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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