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김영재 기자 =내년 6월 1일에 치러지는 지방선거를 8개월여 앞두고 차기 전북교육감 후보군의 행보도 빨라지고 있다.
특히 전북교육은 진보진영의 김승환 현 교육감이 3선에 성공, 진보진영 후보군이 치열한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내년 선거에 나설 진보진영 후보군으로는 천호성 전주교대 교수, 이항근 전 전주교육장, 차상철 참교육희망포럼 대표 등이 손꼽힌다.
진보진영 후보군이 나눠지면서 전북민주진보교육감 단일 후보 선출위원회가 공식 출범, 11월 말 단일 후보를 선출하는데 전격 합의하면서 진보진영 후보들의 선거전은 본격 출발선에 섰다.
진보진영 후보군으로 단일후보 선출에 동의한 천호성 전주교대 교수에게 도민들의 선택을 받기 위한 대표 공약과 정책구상 등을 들어봤다.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전북 진보교육감 단일후보 선출에 동의하셨다. 진보교육감 단일후보 선출에 동의하신 이유와 최종 승리를 자신하는지.
“교육은 공공성이 생명과도 같습니다. 부자나 가난한 자나, 도시지역 전주나 시골지역 무주나, 장애․비장애이거나, 다문화이거나와 상관없이 차별 없고 평등하게 공동체로서의 시민성을 키워가는 것이 매우 중요한 가치입니다. 하지만 남을 딛고서라도 일일어서서 좋은 성적만 받으면 나중에 성공한 삶을 살 수 있다고 말하며 아이들을 무한 경쟁의 소용돌이로 몰고 가려고 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또 부패비리를 없애고 공정한 행정을 하는 것도 매우 중요합니다. 전북 교육을 10년 전의 무한경쟁과 부패비리의 시절로 되돌릴 수 없습니다. 다가올 교육감 선거에서 진보진영의 분열은 결과적으로 아이들에게 죄를 짓는 행위가 될 것입니다. 저와 대학총장 경력을 자랑하고 있는 보수후보 간에는 건너기 어려운 한강이 흐르지만, 진보후보들 간에는 실개천이 흐를 뿐입니다. 약간의 생각 차이는 토론을 통해 극복할 수 있습니다. 그분들과 힘을 합쳐 중단 없는 교육개혁을 진행해야 하기에 진보교육감 단일후보 선출에 참여할 예정입니다.
저는 차상철, 이항근 후보와 원팀으로 힘을 합친다면 전북교육에서 그 어떤 어려움도 극복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최종 후보가 되길 바라지만 그 누가 후보가 되더라도 최선을 다할 생각입니다. 교사와 학생, 학부모, 지역사회공동체가 다 같이 행복한 ‘환호성 교육’을 만들겠습니다.”
–11월 말로 예정된 최종 단일후보 선출을 앞두고 도민들의 선택을 받기 위한 선거 전략과 정책 구상은.
“도민들에게 새로운 교육의 시대정신을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이제 제대로 된 ‘전북교육의 새로고침’이 필요한 시간입니다.
이전의 시대정신이 부패비리 척결, 공교육 지키기, 민주주의 확대하기였다면, 향후 10년의 시대정신은 ‘위기의 시대를 대비한 생존’이어야 합니다. 기후위기로부터 살아남기 위한 전지구적 생존, 지역소멸과 학교소멸의 시대에 우리 지역의 생존, 4차 산업혁명과 미래사회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개인의 생존이 그것입니다.
그래서 저는 이러한 ‘생존’의 시대정신을 철학으로 하여 전북미래교육에서 크게 여섯 가지를 이루고자 합니다. 진로교육원 설립, 기초학력 완전책임제, 돌봄 100% 책임운영제, 학생·청소년 기본수당 지급, 학교인권센터로 확장하여 교권보호 및 비정규직 차별 해소, 학급당 학생 수 20명 이하 감축을 대표 정책으로 해서 전북교육의 새로고침을 해보고자 합니다.
이런 방향을 실현시키기 위해서는 교육청만의 노력으로는 쉽지 않습니다. 지자체 및 정치인, 지역사회와 끊임없이 소통하고 협치하는 행정을 펼쳐가겠습니다.”
–김승환 전북도교육감의 대표 교육정책으로 꼽히는 혁신학교와 자사고 폐지에 대한 평가는.
“혁신학교가 가지는 시대적 의미는 매우 컷습니다. 경쟁중심의 교육을 협동중심으로 바꾸려고 했고, 상명하복의 학교시스템도 민주적으로 바꿔내서 전북의 학교문화를 변화시킨 것 등은 분명한 성과입니다. 하지만 그 한계도 있습니다. 과도한 예산지원이라는 논란도 있었고, 100여개가 넘는 학교가 혁신학교로 지정되면서 일반학교나 혁신학교나 별다른 차별성이 나타나지 않고 있기도 합니다. 앞으로 양적 확대는 그만해야 하고 혁신학교를 뛰어넘어 시대정신에 맞게 학교별로 진로교육, 지역화, 다양화, 특성화된 교육과정이 운영될 수 있도록 학교의 자율성을 확대해가는 방향으로 정책이 전환되어야 한다고 봅니다.
또한 자사고와 관련해서는 저는 일관되게 자사고 정책의 폐지를 주장해왔습니다. 교육의 공공성을 흔들리게 만들고 서울대 중심의 고등학교 한 줄 서기를 공고히 하는 정점에 자사고, 특목고 등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전국단위 선발이 우리 지역에 과연 도움이 되는 것인지도 의문입니다. 자사고는 이명박 박근혜정부에서 추진한 이른바 ‘되는 놈 끌고가기’라는 수월성 교육의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교육은 공공성과 평등성이 더욱 강조되고 차별을 해소하며 함께 나아가는 한 걸음의 정책을 추구해야 합니다.
이런 점에서 김승환 교육감의 자사고 폐지 정책은 옳았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김승환 교육감이 3선을 이어가면서 도민들 중에는 진보교육감에 대한 피로감과 반감을 드러내는 경우도 적지 않다. 본격 선거전에서 승리를 위해서는 그런 도민들의 피로감과 반감을 되돌리는 것도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잠시 전북교육의 역사를 돌아봅니다. 전임 최규호교육감 시절은 전북교육이 부패비리의 수렁에 빠져 교육다운 교육이 이뤄지지 못했던 암흑의 시절이었습니다. 김승환 교육감 시절 10년을 지나면서 최소한 부패비리는 전북에서 잊혀진 단어가 되었습니다. 혁신학교 정책, 인권보호 정책, 이명박 박근혜정부의 경쟁교육 강화 프레임에 맞서 공교육을 지켜내고자 했던 소신 있는 정책은 성과로 인정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불통의 행정과 학력저하 논쟁 등은 반드시 개선해 나가야 할 지점임도 분명합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북교육을 다시 부패와 비리가 판치거나, 대학의 행정경험을 내세우며 초중등교육현장을 전혀 모르면서도 교육을 책임지겠다고 하거나, 우리 학생들을 무한경쟁으로 몰고 가는 시대착오적인 교육으로 되돌릴 수는 없습니다.
실제로 김승환 교육감의 지지율을 살펴보면 도민들이 피로감과 반감을 나타내고 있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래서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아야 한다고 봅니다.
교육의 공공성을 확장하고 차별을 해소해야 한다는 큰 틀의 가치를 바탕으로, 보수부패의 과거로 되돌릴 수 없다는 절박함과, 시대정신에 부합하는 젊고 역동적이며 새로운 인물로 세대교체가 필요한 것입니다. 이런 점을 중심으로 말씀드리면 중단 없는 전북교육개혁은 진행될 것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김승환 교육감의 교육정책에 더해 차기 진보교육감이 가장 관심을 갖고 추진해야 할 정책은 무엇이라고 보시는지.
“방금 전에도 말씀드렸듯이 차기의 시대정신은 ‘위기 속에서 생존’입니다. 교육에서 어느 주제 하나 소홀히 다룰 수 없고 자신이 관심 있어 하는 주제가 중심에 놓였으면 하는 마음이 들겠지만 함께 사는 문제, 생존의 문제는 무엇보다 우선할 수밖에 없습니다. 소위 말하는 먹고사는 문제를 잘 준비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교육의 기본이어야 합니다. 이를 위해 단순히 시험을 위한 지식만을 위한 학력이 아니라 살아가는 힘이 되는 학력을 튼실히 하고, 진로탐색의 기회를 많이 제공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래서 저는 교육과정도 4+1을 제안합니다. 4일은 정규교과목의 학습을 진행하고 1일은 다양한 진로탐색의 경험을 가질 수 있도록 체험학습이나 자율적 동아리 활동 등의 내용으로 교육과정을 운영하고, 행정에서는 진로교육원을 설립해서 모든 인프라를 동원하여 학교와 학생들을 지원하는 형태로 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는 진보와 보수를 떠나서 아이들의 행복한 미래의 삶을 위해 최우선적으로 추진해야 할 점입니다.”
–전주교육대학교 교수로 지난 선거에도 도전해 고배를 마신 바 있다. 전북 진보교육감 후보로 다른 후보와는 다른 차별화된 강점과 정책구상은.
“전북 미래교육의 대표자를 꿈꾸는 사람들이 많이 있습니다. 개개인 모두 훌륭한 분들임에 틀림없습니다. 하지만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아야 합니다. 초중등 교육현장의 경험은 전혀 없이 대학 행정 경험과 행정직 복무경험만을 앞세우는 분들을 교육전문가라고 보기 어렵습니다. 또 김승환 교육감 시절에 빛나는 노력으로 한 시절을 헌신했던 분들도 계시고 존경의 인사를 드리지만, 그 빛나는 노력은 이제 시대적 소명을 다한 것으로 보고 우리 지역의 교육 원로로서 역할을 해주실 것이라 기대합니다.
저는 15년의 현장교사, 15년의 수업연구 교수의 경험을 바탕으로 누구보다 학교현장의 어려움을 잘 알고 있는 현장전문가입니다. 그렇기에 더 개혁적이고 더 새로운 전북의 미래를 준비해 갈 수 있습니다.
또한 저는 모든 교육감 출마예정자 중 유일한 50대입니다. 젊고 강력한 에너지로 세대교체를 이뤄내고 전북교육을 역동적으로 바꿔낼 수 있습니다.”
–끝으로 도민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씀은.
“솔직하게 말씀드려서 위기의 시대 전북의 미래가 밝지만은 않습니다. 출생율 전국 최저수준인 전북에서 향후 10년 이내에 지역이 소멸되고, 전북의 학교 30%가 사라질 위기입니다. 전북에서 도지사, 교육감, 시장 군수, 의원 등 도민의 대표자를 꿈꾸는 사람들은 이 문제에 대해 깊이 고민하고 해결하기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이제 교육도 지역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고민의 영역을 넓혀야 합니다. 학교라는 담장 안에만 머물러서는 안됩니다.
대안은 자치와 협치에 있습니다. 지속가능한 전북의 발전을 위해 지자체와 교육청이 손잡고 지역사회와 함께 소통하며 활로를 모색해가야 합니다.
전북교육의 시대전환과 새로고침이 필요한 시기입니다. 또한 젊고 활력있는 전북교육을 위해 세대교체도 필요합니다.
모두가 웃을 수 있는 천호성의 ‘환호성 교육’을 실현시키겠습니다. 많은 관심과 응원 부탁드립니다.”
한편, 천호성 전주교대 교수는 전북 고창 출신으로 이리고, 전주여상, 해리고 교사를 거쳐 전주교대에서 교사를 길러내고 있다. 전북미래교육연구소장과 기본소득국민운동 교육청소년본부 상임대표, 대통령 직속 국가균형발전위 자문위원과 정책위 자문위원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jump0220@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