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공간을 중심으로 더불어민주당 대권주자 이재명 후보의 대장동 의혹을 겨냥한 '화천대유 하세요' 패러디물이 제작돼 눈길을 끌었고, 이보다 앞서 야권 지지자들이 만든 '조국수홍(조국수호+홍준표)' 패러디도 화제가 됐다.
23일 정치권을 조롱하며 꼬집는 패러디물은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쏟아지고 있다. 최근 누리꾼들 사이에서 화제를 모으고 있는 패러디물을 살펴보면 풍자가 가득하고 문구도 기발하다는 평이다.
추석 명절을 앞두고 제작된 '화천대유 하세요'란 제목의 패러디물은 명절 덧담을 빗대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을 받는 이 후보를 에둘러 비판했다.
이 후보가 웃고 있는 사진과 함께 '화천대유 하세요'라는 글귀가 적힌 이 그림에는 "투자금의 1000배 이상 대박나고 일확천금하라는 덕담이다. 절대 감옥가라는 악담이 아니다. 아무튼 그렇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소액의 자본금으로 수백억원의 수익을 올린 대장동 의혹을 풍자한 것.
이 후보는 성남시장 시절 대장동 개발 과정에서 수백억원대의 배당금을 받은 신생업체 '화천대유 자산관리'에 특혜를 준 것 아니냐는 의혹을 받고 있다. 언론인 출신 김모씨가 출자금 5000만원으로 설립한 화천대유가 대장동 개발사업에 참여해 3년간 577억원을 배당받았다는 데 대한 특혜 의혹이다. 이 후보는 "단 1원도 부당한 이익을 취하지 않았다"며 연관성을 강하게 부인하고 있다.
이보다 앞서 온라인 공간에는 '조국수홍'이라는 패러디물이 퍼졌다. '조국수홍'은 조국 전 법무장관 지지자들이 자주 쓰는 구호인 '조국수호'에 홍준표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의 성을 합친 단어다.
홍 후보가 국민의힘 TV토론회와 SNS를 통해 조국 전 법무부 장관 관련 수사가 과했다는 취지의 발언을 하자 이에 실망한 일부 야권 지지자들 사이에서 패러디물이 나온 것. 예를 들면 '조국수호' 집회에서 사람들이 들고 있는 피켓 문구에 '조국수홍'을 넣는 식이다.
조국수홍 패러디물이 쏟아지며 논란이 확산되자 결국 홍 후보는 "조국 수사에 대한 평소 생각을 고집하지 않고 바꾸겠다"며 한발 물러섰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도 풍자 패러디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윤 후보가 지난달 21일부터 청년세대 문제 해결을 위해 '민지(MZ)야 부탁해' 캠페인을 패러디한 영상이 온라인상에 퍼졌다. 해당 영상에는 윤 후보의 목소리를 흉내 낸 이가 "민지한테 연락이 왔어. 날 안 뽑겠데" "에라이"라고 말한다.
지난 6월에는 윤 후보가 사석에서 '장모가 10원 한 장 피해준 적이 없다'고 말했다는 전언이 나온 뒤, 십원 짜리 지폐에 윤 후보의 얼굴을 합성한 이미지가 온라인을 통해 퍼지며 화제를 모았다.
많은 누리꾼들은 이같은 패러디물에 호응과 지지를 보내는 모습이다. 일부 누리꾼들은 커뮤니티에 자신이 지지하는 후보 또는 지지하지 않는 후보에 대한 이미지나 영상을 직접 제작해 공유하거나 타인에게 제작을 부탁하고 있다.
누리꾼들은 "(패러디를) 볼 때마다 재미있다" "정치판을 정확히 분석한 패러디" "웃기지만 씁쓸하다" 등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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