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에 관한 실험보고서’라는 콘셉트대로, 피실험자들(박신혜, 소지섭)에게 매일 몇 가지 미션(행복 실험)을 주었는데, 각박한 현실을 사는 현대인에게 시사해주는 바가 크다. 물론, 성공 여부는 중요하지 않다. 미션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가지고 온 물건 중 정말 꼭 필요한 물건을 제외하고 반납하기(미니멀리즘) / 한 가지 반찬으로만 식사하기 / 해와 함께 눈을 뜨기 / 계곡 소리를 담아오기 / 한 번에 한 가지 일만 하기 / 3시간동안 밥 먹기 / 비와 함께 산책하기 / 세 가지 새들의 노랫소리를 카메라에 담아오기 / 핸드폰 끄고 생활하기 / 당신의 지금을 행복하게 해줄 추억의 음식, 생각만 해도 좋은 음식 하나를 만들어 맛있는 한 끼를 먹기 / 심장이 터지도록 운동해보기 / 친구와 함께 식사하기 / 자연 속에서 일곱 가지 무지개 색깔을 하나씩 찾아 카메라에 담아보기 / 자신만의 색으로 집을 꾸미기 / 텐미닛 플랜(10분 단위 계획표) 작성하기 / 자신만의 재능을 여러 사람과 공유하기(명상과 요가, 매운 음식 만들기) / 낙원 같은 꿀잠자기 / 주변에서 얻은 재료로 나만의 예술작품을 만들어보기 / 저녁산행 일출보기 / 숲속의 행복했던 기억을 사진으로 남겨보기 / 버킷 리스트 작성하기」.
이 프로그램은 번잡한 도시에서 벗어나 인적이 드문 ‘숲속의 작은 집’에서 생활함으로써, ‘행복’을 찾아가는 특별한 여정을 담고 있다.(tvN). 자연의 아름다운 풍광 속에서 ‘인간이 살아가기 위한 최소한의 것들’(미니멀리즘), ‘전기, 수도, 가스가 없는 오프 그리드’(Off Grid), ‘물소리, 바람소리, 새소리, 장작이 타는 소리 등 자연의 소리에 의한 ASMR’(Autonomous Sensory Meridian Response, 자율감각 쾌락반응; 소리로 뇌를 자극해 심리적 안정이나 쾌감을 유도하는 소리, ‘백색소음’) 만으로 사람이 누려야 할 최소한의 행복을 보여주었다. 일본 소설가 무라카미 하루키가 수필 ‘랑겔한스섬의 오후’(1986)에서 처음 쓴 ‘소확행’(小確幸, 일상에서 누리는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이 프로그램에 녹아 있다. 하루키는 소확행을 “갓 구운 빵을 손으로 찢어 먹는 것. 서랍 안에 반듯하게 접은 속옷이 가득 쌓여 있는 것. 새로 산 정결한 면 냄새가 풍기는 하얀 셔츠를 입는 기분. 겨울 밤 부스럭 소리를 내며 이불 속으로 들어오는 고양이의 감촉”이라고 표현하였다.
경남 양산시 통도사 무풍한송길, 제주 서귀포시 머체왓숲길, 전남 화순 모후산 삼나무 치유의 숲길 등의 아름다운 숲길을 걸어본 사람들은 ‘마음의 평화’를 느꼈을 것이다. 자연에 대한 사랑으로 느리게 사는 삶과 작은 것에 대한 소중함을 깨달은 헨리 데이비드 소로(1817~1862). 그가 1845년부터 1847년까지 미국 매사추세츠 월든 호숫가 외딴 숲속에 통나무집을 짓고 ‘자발적 고립’ 경험을 바탕으로 쓴 책이 '월든'(1854)이다. 그는 “간소함이야말로 인간이 추구해야 할 삶의 본질이다. 깨어 있는 눈으로 자연을 관찰하고 귀를 기울여 자연의 소리를 듣도록 하라. 자연을 벗하는 이에게 우울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하였다. 자연에서 참다운 인간의 길을 찾은 소로와 똑같이 살 수는 없지만, 시청률보다는 숲속에서 ‘소소한 행복’을 찾고자 한 이 프로그램에서 제시하는 미션 중 몇 가지만 실천해보자. 그 속에서 기쁨을 느낄 수 있다면 그것이 바로 ‘소확행’이 아니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