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TS·콜드플레이 ‘슈퍼 컬래버’에 팝 차트 ‘들썩’

BTS·콜드플레이 ‘슈퍼 컬래버’에 팝 차트 ‘들썩’

기사승인 2021-10-05 09:00:05
미국 뉴욕에서 만난 그룹 방탄소년단과 콜드플레이.   방탄소년단 트위터 캡처
[쿠키뉴스] 이은호 기자 =“한국어가 들어간 우리의 첫 노래예요.” 무대 위 푸른 눈의 사내는 들뜬 목소리로 말했다. 지난달 26일(한국시간) 미국 뉴욕 센트럴파크에서 열린 글로벌 시티즌 라이브. 영국에서 온 전설적인 록 밴드 콜드플레이가 연주를 시작했다. 그룹 방탄소년단과 협업한 ‘마이 유니버스’(My Universe)였다. “매일 밤 내게 날아가. 꿈이란 것도 잊은 채” 보컬 크리스 마틴은 방탄소년단이 부른 한국어 가사도 척척 소화했다. 무대 뒤 전광판엔 방탄소년단 일곱 멤버들의 얼굴이 떠올랐다.

폭발적 다운로드…영국 오피셜 차트 3위

현존하는 최정상 보이밴드와 록 밴드의 ‘슈퍼 컬래버레이션’에 팝 차트는 요동쳤다. ‘마이 유니버스’는 지난 2일 공개된 영국 오피셜 싱글 차트에서 3위에 안착했다. 방탄소년단이 앞서 ‘다이너마이트’와 ‘버터’로 세운 자체 최고기록과 순위가 같다. 콜드플레이는 2017년 발표한 ‘섬싱 저스트 라이크 디스’(SOMETHING JUST LIKE THIS) 이후 약 4년 반 만에 이 차트 톱3에 올랐다. 이런 순위는 높은 다운로드 기록에서 나왔다. 영국 오피셜 차트에 따르면 ‘마이 유니버스’는 발매 후 일주일간 2만1400건 다운로드됐다. 올해 발표된 곡 가운데 가장 많은 다운로드 기록이다. CD는 5600장 판매됐다.

영국 오피셜 차트와 함께 팝 양대 차트로 꼽히는 미국 빌보드 메인 싱글 차트(핫 100)에서도 ‘핫 데뷔’가 확실시된다. 방탄소년단은 그간 압도적인 판매량을 토대로 5곡(‘다이너마이트’ ‘라이프 고스 온’ ‘새비지 러브’ ‘버터’ ‘퍼미션 투 댄스’)을 핫 100 정상에 올려놨다. 이번엔 라디오 차트에서 먼저 청신호가 켜졌다. ‘마이 유니버스’는 출시된 지 단 3일 만에 록&얼터너티브 장르 라디오 방송에서 청취자 92만5000명에게 노출돼 ‘록&얼터너티브 에어플레이(라디오 방송)’ 차트 42위에 올랐다. 빌보드는 “스트리밍·라디오 방송·판매량을 기반으로 순위를 매기는 핫 100에서 ‘마이 유니버스’가 높은 순위로 데뷔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마이 유니버스’를 녹음하는 방탄소년단과 크리스 마틴.   방탄소년단 틱톡 캡처
방탄소년단·콜드플레이 ‘특급 만남’ 어떻게 이뤄졌나

두 팀의 인연은 18개월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콜드플레이 보컬 크리스 마틴은 방탄소년단이 자신과 작업하고 싶어 한다는 소식을 전해 들었다. 처음엔 회의적이었다고 한다. ‘그게 가능해?’ 그로부터 1년여 뒤인 지난 4월, 마틴은 한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방탄소년단을 만나기 위해서였다. 2주간 자가격리를 마친 그는 서울 용산에 있는 하이브를 찾았다. 주어진 시간은 단 이틀. 마틴은 방탄소년단 유튜브 채널에 공개된 다큐멘터리에서 “힘든 여정이었지만, 꿈꿔왔던 모든 게 이뤄진 것 같다. 꿈보다 좋았다”고 돌아봤다.

마틴과 만남이 신기하기는 방탄소년단도 마찬가지였다. “한 때 롤모델”(뷔), “연예인처럼 생각하던 사람”(진)과 함께 노래를 부르며 “우리 성공했구나”(RM)라고 감격했다. 두 ‘슈퍼 그룹’은 금세 친구가 됐다. 마틴은 ‘BTS 크루’라고 적힌 모자 티셔츠를, 방탄소년단은 콜드플레이 모자와 티셔츠를 입고 둥글게 서서 노래했다. “유, 유 아, 마이 유니버스. 아이 저스트 원트 투 풋 유 퍼스트♬”(You, you are my universe. I just want to put you first) 제이홉은 “멀리서도 (화상으로) 작업할 수 있는데, 직접 만나서 작업해 진정성이 생겼다”고 말했다.

방탄소년단과 콜드플레이.  James Marcus Haney x Heo Jae Young x Kim So Jung
“너와 내가 이루는 우주, 아미 만날 날 상상하며 작업”

‘마이 유니버스’는 화합과 포용을 역설한다. 마틴은 “이 노래는 사랑의 힘이 모든 걸 초월할 수 있다고 말한다”고 설명했다. ‘작은 것들을 위한 시’ ‘소우주’ 등 발표곡에서 팬들과의 연결을 강조해온 방탄소년단도 이 메시지에 공감했다. 슈가는 ‘마이 유니버스’의 주제를 “너와 내가 이루는 우주”로 축약하며 “우리가 여태 했던 메시지와 결이 비슷하다”고 했다. RM은 “‘유 아 마이 유니버스’의 대상은 당연히 아미”라면서 “아미와 다시 만날 날을 생각하며 가사를 썼다”고 말했다.

간절히 바라면 온 우주가 도와준다고 했던가. 방탄소년단은 오는 11월 미국 로스앤젤레스 소피 스타디움에서 공연을 연다.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으로 투어가 연기·취소된 지 약 2년 만에 재개되는 오프라인 공연이다. 이에 앞서 이달 24일 ‘퍼미션 투 댄스 온 스테이지’(PERMISSION TO DANCE ON STAGE)라는 제목으로 온라인 공연도 개최한다.

wild37@kukinews.com
이은호 기자
wild37@kukinews.com
이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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