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재 성격 띈 ‘혈장분획제제’, 수십 년 째 국가 관리 영역 밖 [국감 2021]

공공재 성격 띈 ‘혈장분획제제’, 수십 년 째 국가 관리 영역 밖 [국감 2021]

적십자사가 민간제약사에 반제품·원료혈장 공급해 완제품 만들어
원료 가격 관리체계도 없어...백종헌 의원 “사업 전반 개선 필요”

기사승인 2021-10-14 15:54:50
[쿠키뉴스] 신승헌 기자 = 공공재 성격이 강한 ‘혈장분획제제’가 수십 년 째 국가 관리 영역 밖에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백종헌 의원(부산 금정)은 14일 국정감사에서 혈액관리사업(혈장분획산업) 전반에 대한 큰 변화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사진=대한적십자사 혈장분획센터. 적십자사
현행 혈액관리사업은 ‘혈액 수급’과 혈액 내 혈장을 분리하는 ‘혈장 분획’으로 나눌 수 있다. 이 중 혈장은 주사의약품 등 치료제에 사용되기도 하는데, 혈장이 사람의 혈액에서 얻어지는 만큼 세계보건기구(WHO), 국제적십자연맹(IFRC) 등 국제사회에서는 상업성 배제를 위해 국가 차원의 관리를 권고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대한적십자사가 대부분의 혈액을 관리하고 있다. 특히, 필수의약품이자 퇴장방지의약품인 혈장분획제제의 생산·공급은 적십자사 혈장분획센터에서 맡고 있다. 다만, 적십자사는 완제품 생산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1991년 혈장분획제제 공장을 설립해 반제품 생산을 시작한 적십자사는 이후 완제품 생산을 추진했다. 하지만 2001년 보건복지부는 적십자사의 완제품 생산 시설 설립을 최종 반려했다. 기존 민간업체 생산 시설 유휴화 등이 이유였다. 

이러한 배경에서 적십자사 혈장분획센터는 혈액원으로부터 공급받은 혈장을 반제품 또는 원료혈장으로 민간제약사에 공급하거나, 혈장분획제제 완제품 수입해 판매회사에 공급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현재 적십자사가 원료혈장을 공급하는 민간제약사는 녹십자, SK플라즈마 2곳이다. 

이에 대해 백 의원은 “혈장분획제제는 국제사회에서 공공의 영역에서 관리하도록 권고한 의약품”이라고 강조하며 “적십자사의 혈장분획제제 공장인 혈장분획센터는 당초 설립 목적인 완제품 생산을 끝끝내 하지 못하고 반제품 생산만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백 의원은 혈장분획센터에서 제약사에 공급하는 원료 가격을 관리할 수 있는 체계가 없다는 문제도 제기했다. 제약사가 판매하는 의약품의 가격은 보험약가로 정부에 의해 통제되고 있는 반면, 혈장분획센터에서 제약사에 공급하는 원료 가격은 국가의 관리 영역 밖에 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백 의원은 2019년 실시된 감사원 감사(혈액 및 제대혈 관리 실태) 내용을 언급하며 “혈장 1L당 수익이 대한적십자사 혈장분획센터는 1만6212원, 민간 제약사는 25만242원으로 나타나 15배 차이났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보건복지부와 대한적십자사는 혈장분획산업이 공공에 의해 관리될 수 있도록 전반적인 개선책을 마련해야한다”고 요구했다.

이 같은 지적에 대해 대한적십자사는 “보건복지부와 협의해 설립취지와 현재의 상황 등을 복합적으로 고려한 적정 운영방안을 모색하도록 하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ssh@kukinews.com
신승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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