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한성주 기자 =건강보험 급여 우선순위를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15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서정숙 국민의힘 의원은 “문케어 시행 이후 건강보험 급여 지출은 증가했지만, 정작 급여화가 절실한 치료는 비급여로 남아있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문케어는 건강보험 보장률을 70%까지 끌어올리는 것을 목표로 추진되는 급여 확대 정책 기조다.
서 의원에 따르면 건강보험 급여 지출액은 2016년 51조에서 지난해 70조를 넘어섰다. 특히 문케어가 본격 시행된 2018년 지출은 최초로 60조를 초과했는데, 문케어로 인한 지출을 제외한 기존 항목의 증가율은 전년 대비 5.9%에 그쳤다. 반면 문케어의 일환으로 새롭게 생긴 지출 항목은 1조9442억원으로, 전년 대비 증가율은 955%로 집계됐다.
그다음 해인 2019년 건강보험 급여 지출은 69조로 증가했다. 서 의원에 따르면 전년보다 증가한 9조 가운데 약 4조가 문케어에 의한 증가로 집계됐다. 문케어 일환으로 생긴 지출의 증가율은 107.3%였던 반면, 그 외 기존 지출의 증가율은 10.9%에 그쳤다.
서 의원은 “증가분이 올바른 곳에 사용됐는지 의문”이라며 최근 5년간 급여지출 내역을 분석했다. 그는 “2017년부터 올해 3월까지 문케어로 약 13조를 사용했는데, 이 중 48%에 달하는 6조3064억원은 취약계층과 무관한 상급병실입원비, 추나요법, 초음파 MRI검사 확대에 사용됐다”고 강조했다.
환자들의 고충이 크지만, 여전히 비급여로 남아있는 치료제도 언급됐다. 서 의원은 “상급병실에 입원하는 것, 추나요법을 받는 것보다더 중요하고 급한 일들이 있다”며 “소아 중증 아토피 환자에게 유일하게 효과 있는 주사는 한 번에 71만원으로 2주에 한 번씩 지속적으로 처방을 받아야 하는데, 소아에게는 아직 비급여”라고 설명했다.
이어 “한 정에 25만원이 넘는 항암제 비용을 감당하지 못해 고통받는 환자들이 1000명 가까이나 된다”며 “최근 청와대 청원 게시판에는 25억짜리 척추성 근위축증 유전자 치료제가 비급여화 되어 있어 아기를 치료하지 못 하는 어머니의 사연이 올라왔다”고 말했다. 서 의원은 “치명적인 질병과 위중한 환자에게 혜택이 우선 지원될 수 있도록 건강보험급여화 우선순위를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며 “25억원짜리 주사제로 아기를 살리는 것과 상급병실에 198만명을 입원시키는 것 중 어느 쪽이 우선 순위인가”라고 물었다.
김용익 국민건강보험공단 이사장은 ”모든 급여는 과학적 근거를 검토해 평가 및 재평가 과정을 거친다”며 “(건보 재정의) 합리적인 지출 필요성에 동의하지만, 아토피를 포함해 여러 가지 약제들에 대한 급여 평과 과정은 모두 동일하게 적용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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