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 걸지만, 그 시절 돌아올까”…위드 코로나, 희망 품는 자영업자 [가봤더니]

“기대 걸지만, 그 시절 돌아올까”…위드 코로나, 희망 품는 자영업자 [가봤더니]

기사승인 2021-10-21 05:40:01
신촌에서 호프집을 운영중인 한 점주는 영업 시간 제한을 없에는 위드 코로나가 꼭 시행되어야 한다고 했다. / 사진=한전진 기자
대학가 인근 고깃집의 안내문의 모습 / 사진=한전진 기자 
[쿠키뉴스] 한전진 기자 = “위드 코로나에 기대를 걸고 있습니다. 일상이 회복하기까지 많은 시간이 걸리겠지만, 이대로 가면 저희는 버틸 방법이 없어요.”

19일 오후 서울 마포구 신촌에서 호프집을 열고 있는 A씨는 “사회적 거리두기에 따른 영업시간 제한 조치로 코로나19 이전 대비 매출이 60% 이상 감소해 대출로 버티는 상황”이라며 “위드 코로나가 시작된다면 대학생 모임이나 연말 회식 등으로 매출이 서서히 회복돼 희망을 가져볼 수 있을 것 같다”고 기대했다.

A씨는 세 명까지 뒀던 종업원을 모두 내보내고 현재 남편과 가게를 운영 중이다. 오후 10시 영업시간 제한이 매출에 가장 큰 치명타였다. 보통 주점은 오후 8시 이후 매출이 하루의 80%를 차지하는데 손님의 발길이 뚝 끊긴 것이다. 정부가 다음 달 추진 중인 단계적 일상회복(위드 코로나)에 희망을 걸 수밖에 없는 이유다. 

6개월 치의 임대료가 밀려있다는 A씨는 “전날부터 최대 8명 모임이 가능해졌지만 큰 효과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라며 “중요한 것은 영업시간인데, 이를 자정까지만 허용해 줬어도 이렇게까지 피해를 입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호소했다. 그는 “자영업자들의 희생이 강요되는 지금의 방역 시스템은 이제 멈춰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방역당국은 지난 18일부터 사실상 마지막 사회적 거리두기를 시행했다. 모임 허용 인원수와 영업 가능 시간이 늘어나는 등 방역 조치를 다소 완화했다. 4단계인 수도권은 접종 완료자를 포함해 8명까지 모임이 가능하다. 정부는 이 같은 조치를 내달로 예정된 ‘위드 코로나’ 시행 전의 준비 단계라고 평가했다.  

앞으로 숨통이 트일 것이라는 자영업자들의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신촌 연세로 인근에서 갈비집을 열고 있는 B씨는 “코로나19가 올빼미도 아니고, 야간 영업시간을 제한한 지금까지의 방역 정책은 ‘무의했다’ 봐도 무방하다”면서 “인원과 시간 같은 숫자놀음은 탁상 행정일뿐, 이제라도 위드 코로나에 나서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점심 시간임에도 사람을 받지 못한 종각의 한 음식점 / 사진=한전진 기자 
시민들도 위드 코로나 전환에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 사진=한전진 기자
비대면 수업으로 학생들의 발길이 끊겨 어려움을 겪고 있던 인근 대학가 상인들도 반기는 분위기다. 등교수업이 2년째 온라인 강의 등으로 대체되면서 상권 자체에 유입인구가 줄어 활기를 잃어가고 있던 것이다. 위드 코로나가 시작되면 대학가도 서서히 대면 수업으로 전환할 것이라는 게 상인들의 기대다. 

연세대학교세브란스 병원 인근에서 식당을 하는 자영업자 C씨는 “위드 코로나를 시행해도 당장 학생들이 등교에 나서진 않겠지만, 종강 시기쯤이면 상황이 달라지길 기대한다”라며 “지원금을 쥐어주는 것보다, 매출을 올릴 수 있도록 길을 열어주는 게 상인 입장에서 더 도움이 되기에 모쪼록 위드 코로나를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단계적 일상회복에 대한 시민들의 기대도 커지고 있다. 보건복지부 중앙사고수습본부가 최근 성인남녀 1000명을 상대로 실시한 6번째 코로나19 대국민 인식조사 결과, ‘위드 코로나’ 전환 동의를 묻는 문항에서 응답자의 20.2%가 ‘매우 찬성한다’를 53.1%는 ‘대체로 찬성한다’를 선택해 73.3%가 ‘위드 코로나’에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확진자 증가를 우려하는 시선도 적지 않다. 정부는 내달 여러 상황과 조건을 고려해 ‘위드 코로나’를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이기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제1통제관은 이달 15일 정례 브리핑에서 방역체계 전환 시점에 대해 “큰 문제가 없다 하면 11월 초에 할 수 있고 늦어진다면 (현행 거리두기를) 다소 연장할 수 있다”면서 “2주간 방역 상황을 평가하고 일상회복 지원위원회 논의를 통해 시기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반면 자영업자 단체는 ‘더 이상의 거리두기 정책은 있을 수 없다’며 조속한 ‘위드 코로나’ 시행을 재차 강조하고 있다. 소상공인연합회와 전국자영업자 비상대책위원회는 공동 입장문을 통해 “다음달 초 시행 예정인 단계적 일상회복 조치가 소공연과 비대위의 눈높이에 미치지 못할 경우 총궐기를 재기할지 의견을 모을 것”이라며 “소상공인과 자영업자의 목소리가 관철될 수 있도록 생존권 투쟁을 이어나가겠다”라고 했다. 

ist1076@kukinews.com
한전진 기자
ist1076@kukinews.com
한전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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