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최기창 기자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이른바 ‘전두환의 늪’에 빠졌다. 옹호 발언으로 구설에 오른 데 이어 늦은 사과로 도마 위에 오른 탓이다. 여기에 반려견에게 사과를 주는 SNS 글‧사진으로 다시 논란에 섰다. 캠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윤 후보 측은 22일 입장문을 통해 “실무자가 가볍게 생각해 사진을 게재했다가 실수를 인정하고 바로 내렸다”며 고개를 숙였다.
앞서 윤 후보 측의 반려견 계정에는 개에게 사과를 주는 사진과 함께 “아빠 오늘 또 인도사과 있어오?”라는 문장이 올라왔다. 다만 해당 사진이 윤 후보가 전두환 전 대통령 옹호 발언으로 인해 고개를 숙인 상황에서 올라와 논란이 됐다. 자칫 ‘사과는 개한테나 줘’라고 해석될 수 있기 때문이다.
사실 윤 후보의 실언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그는 지난달 29일 유튜브 ‘석열이형TV’에서 “주택청약 통장은 모를 수가 없다. 그걸 모르면 거의 치매환자”라고 발언해 구설에 올랐다.
지난달 13일에도 “사람이 이렇게 손발 노동으로, 그렇게 해 가지곤 되는 게 하나도 없다. 그건 이제 인도도 안 한다. 아프리카나 하는 것”이라고 발언하며 육체 노동을 폄하했다는 비판에 시달렸다.
지난 9월1일에도 마찬가지였다. 대한노인회를 방문한 뒤 ‘사형제도’와 관련해 “강력한 처벌은 국민 모두가 바라는 것이다. 다만 행정 수장인 대통령이 형사처벌인 사형 집행에 관해서 언급하는 것은 좀 두테르테식”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다른 나라의 수장인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을 비하한다고 해석될 수 있다고 비판했다.
이 밖에도 윤 후보는 ‘주 120시간 근무’와 ‘부정식품’ 등으로도 구설에 오른 바 있다.
다만 이번 ‘전두환’ 논란은 앞서 언급한 실언과는 사뭇 다르다는 평가다. 평론가들은 캠프 내 시스템이 여전히 정비되지 않았다는 점을 지적했다.
최요한 정치평론가는 “기본적으로 페이스북 등 SNS는 단일 메시지를 내야 한다”며 “페이스북에는 사과를 하고 인스타그램에는 다른 걸 올렸다는 것은 시스템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았다는 뜻”이라고 분석했다.
아울러 “호남 민심이 돌아설 것 같지 않다. 앞서 다른 의혹이나 실언보다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신율 명지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도 “캠프라는 집단 지성이 있다면 이런 식으로 되지 않는다. 제대로 돌아가고 있지 않다”고 비판했다.
한편 윤 후보 측은 이날 “토리 인스타 계정은 평소 의인화해서 반어적으로 표현하는 소통수단으로 활용했다. 앞으로 인스타 게시물 하나하나 신중하게 게시하겠다”는 공식 입장을 전했다. 또한 “시스템을 재정비하겠다. 논란을 일으킨 점 깊이 사과드린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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