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김동운 기자 = 하토야마 유키오 전 일본 총리가 노태우 전 대통령의 분향소를 방문해 “노태우 전 대통령은 한국 발전의 초석을 놓았다”며 고인의 명복을 빌었다. 이와 함께 하토야마 전 총리는 한일관계 개선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하토야마 전 총리는 주일한국대사관에 차려진 노태우 전 대통령 분향소를 찾아 조문을 마친뒤 “일본 측에 해결해야 할 여러 가지 문제가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하토야마 전 총리는 “(한일 두 나라가) 서로 다가서는 것이 필요하지만 징용공 문제나 위안부 문제만 하더라도 일본 측이 좀더 한국 사람들의 심정을 이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토야마 전 총리는 2009년 당시 야당이던 민주당 소속으로 집권해 9개월간 내각을 이끌었다. 일본에서 대표적인 친한·지한파 인사로 통하고 있다. 지난 2015년에는 서대문형무소를 방문, 유관순 열사가 수감되었던 감방에 헌화를 진행했으며 광장 앞 추모비에 무릎꿇고 용서를 부탁하는 모습까지 보여주는 등 꾸준히 한국과의 접촉을 이어가고 있다.
현재 스가 총리 후임으로 임명된 기시다 후미오 총리 내각은 이전의 일본 정부와 마찬가지로 한일 간 최대 갈등 현안인 징용 및 위안부 피해자 문제를 두고 1965년의 한일청구권협정과 2015년의 한일 외교장관 합의로 모두 해결됐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여기에 기시다 총리도 양국 간 갈등 현안을 풀기 위한 대화가 필요하지만 “공은 한국에 있다”며 한국 정부 주도의 해결을 강조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같은 하토야마 전 총리의 말은 일본 정부가 이전의 입장을 고수하는 것을 변경할 필요가 있다는 것을 우회적으로 발언한 것으로 풀이된다.
하토야마 전 총리는 노 전 대통령에 대해 “한국 발전의 초석을 놓았다”며 “특히 민주화를 위한 (고인의) 노력에 경의를 표하고 애도의 말을 올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노 전 대통령과 개인적인 인연이 없지만 아들인 노재헌 변호사와는 친한 사이라고 했다.
또한 강창일 주일대사는 하토야마 전 총리를 여러 번 한국에 초청한 노 변호사가 중심이 돼 하토야마 전 총리의 책을 한국어로 번역했다고 두 사람의 관계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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