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 후보는 전날 서울 송파구 올림픽경기장 KSPO돔에서 열린 선거대책위원회 출범식 연설에서 '이재명 정부'를 7차례 언급하며 문재인 정부와의 차별화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 후보는 이날 박정희 전 대통령의 성과를 언급하는 한편, 문재인 정부의 아킬레스건인 부동산 문제를 사과했다.
그는 "박 (전) 대통령이 경부고속도로를 만들어 제조업 중심 산업화의 길을 열었다"며 "유용하고 효율적이면 진보·보수, 좌파·우파, 박정희 정책, 김대중 정책이 무슨 차이가 있겠느냐"고 했다. 높은 정권 교체 여론을 의식해 중도·보수층으로 외연 확대를 시도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또 "높은 집값으로 고통을 호소하는 국민을 보면서 죄송한 마음을 금할 수가 없다. 부동산 문제로 국민들께 너무 많은 고통과 좌절을 드렸다"며 "진심으로 사과 말씀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정권 교체론의 배경이 되는 악화된 부동산 민심을 잡지 않고는 대선 승리가 어렵다는 판단과 동시에 야당의 '대장동 의혹' 공세를 의식한 대응으로 해석된다.
다만 이 후보는 김대중 노무현 문재인 정부와 같은 뿌리임을 강조했다.
이날 문 대통령이 선물한 파란색 넥타이를 착용한 채 등장한 이 후보는 "같은 뿌리 민주당에서 나올 이재명 정부는 김대중·노무현·문재인 정부가 쌓아온 토대 위에 잘못은 고치고, 부족한 건 채우고, 필요한 건 더해 청출어람하겠다"며 현 정부 계승 의지도 강조했다. 문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이 여전히 40% 안팎인 만큼 차별화를 꾀하면서도 민주당 핵심 지지층과 친문(친문재인) 지지층을 끌어안겠다는 의도로 읽힌다.
여기에 이낙연 전 대표 등 당내에서 경쟁했던 후보들도 출범식에 참여, 원팀을 부각하며 힘을 실었다.
이 전 대표는 "민주당의 대통령 후보는 이재명 동지"라며 "이 동지와 함께 민주당답게 승리하고 새로운 대한민국을 함께 만들어가자"고 말했다.
야권은 비판을 쏟아냈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차베스같이 살아온 사람이 선거가 다가오니까 간판에 박정희 (전) 대통령을 걸어 놓고 태연하게 말한다"면서 "오늘의 사자성어는 양두구육"이라고 맹폭했다. 이는 양의 머리에 속은 개고기라는 의미로, 실제 속은 그렇지 않으나 겉으로 그럴싸하게 허세 부리는 것을 일컫는 사자성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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