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드코로나’와 함께 일상이 조금씩 제자리를 찾고 있다. 미디어산업도 코로나 이전으로 돌아갈까. 전문가는 고개를 젓는다. ‘비대면’에 갇힌 일상에 익숙해진 탓에 완전한 복귀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예상에 무게가 쏠린다. 바꿔말하면 업계가 살아남기 위해서라도 현재 트렌드를 고수해야 한다는 결론에 이른다. 키워드는 모바일과 콘텐츠다.
모바일
코로나가 등장하면서 유튜브나 넷플릭스 등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플랫폼이 각광받았다. 한국미디어패널조사에 따르면 OTT 이용률은 코로나 확산이 심했던 2019년 41.0%에서 지난해 72.2%로 증가했다. 이런 현상은 휴대폰 보유율과도 연관성이 있다. 휴대폰 보유율은 지난해 기준 97.0%다. 국민 10명 중 9명은 스마트폰으로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미디어를 소비하고 있는 셈이다.
모바일과 OTT플랫폼이 앞으로 미디어 트렌드를 이끌 거란 전망이 나온다.
박병호 카이스트 정보미디어 경영대학원 교수는 “일상으로 돌아가겠지만 소비자들이 한 번 ‘맛’을 봤기 때문에 코로나 이전으로 완전히 돌아가진 않을 거라고 확신 한다”고 밝혔다.
그는 “(미디어산업은)모바일에 더 많이 주력해야 할 것”이라며 “이전엔 재택근무로 거실이나 TV로 콘텐츠를 볼 수 있었지만 앞으로는 직장인들이 출퇴근할 때 이용할 수 있어야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쓰기 편하고 다양한 콘텐츠를 제공하는 넷플릭스나 유튜브가 선두주자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인쇄시장에 관해서도 박 교수는 “활자매체는 죽어간다고 하지만 모바일을 이용하면 성장 내지는 유지할 것”이라며 “다만 윤전기 방식은 어쩔 수 없이 계속 줄어들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면서 “신문이나 잡지도 모바일로 돌아가야 한다고 하면 유저인터페이스에 굉장히 신경을 많이 써야 할 것”이라며 “거기에 당장 고려할 수 있는 건 디자인”이라고 언급했다.
콘텐츠
“최고의 지불가치와 시간을 보낼 콘텐츠를 제공할 수 있는 미디어와 엔터테인먼트 회사만이 다음 10년을 이끌 수 있다” (딜로이트)
미디어 소비가 늘면서 콘텐츠 중요도도 커지고 있다. 지난해는 대한민국 콘텐츠 산업 황금기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비영어권 최초로 오스카 작품상을 수상한 영화 ‘기생충’은 202개 국가로 수출됐다. 첨단 IT기술을 접목한 BTS의 비대면 온라인 콘서트 매출은 298억원이다. 장르를 다양화하고 혼합하며 재해석한 콘텐츠도 각광을 받았다. 트롯(미스터트롯)과 국악(범 내려온다) 등 비주류 장르 음악이 인기를 끌었다. 유튜브채널 ‘네고왕’은 이른바 진정성 있는 ‘앞광고’로 호응을 이끌었다. ‘네고왕’ 유튜브 누적 조회수 2000만뷰를 넘겼다.
송진 한국콘텐츠진흥원 정책본부 미래정책팀장은 ‘2021 콘텐츠 산업 전망’에서 주요 키워드로 메타버스·IP 확장·진화하는 코쿤(안전한 보호막 안에서 모든 것을 해결하는 사람들) 등을 꼽았다.
송 팀장은 생활세계, 게임 플랫폼을 시작으로 다양한 형태의 메타버스 콘텐츠 플랫폼이 등장할 걸로 예상했다. 또한 웹툰의 애니화, 드라마의 게임화 등 경계없는 콘텐츠IP확장과 연결과 협업의 확대로 시너지 창출 전략을 찾으라고 주문했다.
아울러 “코로나 지속 혹은 극복 시에도 당분간 대면과 비대면이 혼재하는 콘텐츠 이용 관성이 유지되고 콘텐츠 참여나 향유 방식이 바뀔 것”이라며 “언제나 떠날 준비가 돼있는 이용자를 잡기 위한 보다 꼼꼼하고 깐깐한 콘텐츠를 만들라”고 주문했다.
송금종 기자 song@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