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준용은 5일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2021~2022 정관장 프로농구’ 수원 KT와 맞대결에서 19분49초를 소화하며 6점 4리바운드를 올렸다. 평소보다 덜한 기록이었지만 SK는 이날 27점 12리바운드를 올린 자밀 워니의 활약을 앞세워 91대 65로, 26점차 대승을 거뒀다.
이날 최준용은 스타팅 라인업에서 빠져 벤치에서 경기를 시작했다.
이에 대해 최준용은 “팀이 잘 돼 기분이 좋다. 1쿼터 중반 투입되어 리듬이 깨지긴 했지만, 팀 동료들 덕분에 꿀 빨았다”고 웃음을 지었다.
짧은 출전 시간이었지만 최준용은 본인의 역할을 완벽히 소화했다. KT의 외국인 선수 캐디 라렌의 공격을 블록하고, 얼리 오펜스에서 공 운반 역할을 수행하는 등 알토란 같은 활약을 펼쳤다.
전희철 SK 감독은 “최준용이 공격적으로도 좋아졌지만, 수비에서 도움이 많이 됐다. 내외곽 수비가 다 되고, 도움 수비를 할 때에도 좋은 역할을 해주고 있다”며 “오늘 무리한 공격을 하기도 했지만, 승부욕이 있는 것은 좋게 생각한다”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이에 대해 최준용은 “감독님이 계속 차분하게 하라고 하신다. 내 스타일대로 농구하고 행동하더라도 항상 침착하게 하라고 강조하신다. 침착한 게 내 스타일이 아니지만 감독님이 옆에서 마인드 컨트롤를 많이 해주신다”고 말했다.
최준용은 올 시즌 1라운드 9경기에서 평균 24분18초 출전해 18.1득점으로 활약했다. 국내 선수 중 득점 1위 기록하며 1라운드 MVP에 선정되기도 했다. 특히 그에게 이번 MVP 수상은 더욱 의미가 남달랐다. 지난 시즌 십자인대가 파열되는 부상으로 경기를 제대로 소화하지 못했기 때문.
그는 “운이 따랐다고 생각한다. 동료들이 워낙 많이 도와주고 믿어줬다. (김)선형이 형, 자밀 워니, (안)영준이, 그리고 나머지 선수들도 너무 많이 믿어줘서 마음에 안정이 생긴 게 제일 컸다. 다친 후 불안감이 있었지만, SK는 선수들의 믿음이 좋다.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공을 동료들에게 돌렸다.
이어 “수술, 재활 후 복귀한 시즌이어서 어떻게든 보여줘야 했다. 선수는 퍼포먼스를 보여줘야 하는 직업이다. 자신이 있었지만, 그만큼 불안하기도 했다. 동료들이 도와줘서 잘할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MVP를 수상한 최준용은 상금 200만원을 받는다. 그는 “상금은 내가 쓰고 싶었는데”라며 “팀원들에게 커피를 쏘겠다. 팀원들이 미리 ‘잘 먹었다’라며 눈치를 주더라. 우리 팀은 경기 전날 선수들이 돌아가며 커피를 산다. 그게 전통처럼 됐는데 당분간 내가 계속 사겠다”고 약속했다.
잠실=김찬홍 기자 kch0949@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