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선대위 구성 '살얼음판'…윤석열, 김종인·이준석과 기싸움

野선대위 구성 '살얼음판'…윤석열, 김종인·이준석과 기싸움

권성동 "제로베이스에서 시작" 수습

기사승인 2021-11-09 08:35:48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7일 오후 서울 종로구 캠프 사무실에서 연합뉴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대선 후보 선거대책위원회 구성을 두고 윤석열 대선 후보와 이준석 당대표,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묘한 기류를 형성하면서 당내 긴장감을 높이고 있다.  

김 전 비대위원장과 이 대표는 캠프의 전면 재편을 요구하고 있지만 윤 후보는 캠프 핵심인 4선의 권성동 의원을 비서실장으로 임명하는 등 캠프를 확대 개편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9일 정치권에 따르면 김 전 위원장과 이 대표는 윤 후보를 향해 선대위 전면 재편을 공개적으로 요구했다. 

김 전 위원장은 전날 채널A 유튜브 계정을 통해 생중계된 신동아 창간 90주년 대담에서 선대위 구성과 관련해 "(윤 후보가) 냉정하게 생각해서 할 필요가 있지 않나 생각한다"며 "내가 캠프에 모이는 사람들을 가리켜 '자리 사냥꾼'이라고 얘기한다"고 했다. 

그는 "그런 사람들을 제대로 잘 선별 못하면 후보 당선에도 문제 있을뿐 아니라 당선이 된다 해도 많은 문제를 야기한다"며 "지금의 캠프가 자기를 후보 만드는 데 기여했다는 책무감에서 이 캠프를 갖고 대선을 할 수 있다는 판단을 하면 매우 어려워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선대위원장 합류설에 대해 김 전 위원장은 "내가 총괄선대위원장 제의도 받은 적이 없다"며 "맡을 거 같으면 선거를 책임지고 승리로 이끌 수 있는 확신이 있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여러차례 대선을 경험해 봤지만 공식후보 되기 전후에 있어서 사람이 변하는 성향들이 있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도 전날 CBS 라디오에서 캠프의 전면 구성을 김 전 위원장이 요구한 '선결 조건'으로 거론하며 "자리를 비우는 그런 과정이 있어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김 전 의원의 발언에 힘을 실었다. 

반면 윤 후보는 경선을 함께 준비한 캠프 사람들을 안고 선대위를 출범시키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윤 후보는 이날 "광흥창팀이다, 금강팀이다 하는 소수 정예 체제의 대통령 선거운동은 집권 후 소수 측근 인사에 의한 유사 독재로 늘 흐른다. 이것이 갈등을 조정하기는커녕 대통령이 권력을 행사하는 자리가 돼 있다"고 말했다. 당 안팎에서 제기되는 측근 위주의 선대위란 우려를 불식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윤 후보는 핵심 측근으로 꼽히는 권성동 의원을 후보 비서실장에 임명해 기존 캠프 인사를 배제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당 일부에서는 선대위 구성을 둘러싸고 김 전 비대위원장의 견제가 과도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최근 이 대표와 윤 후보가 김 전 비대위원장에게 총괄선대위원장직을 맡기기로 뜻을 모았고 김 전 위원장이 사실상 수락했다는 내용의 보도가 전해지며 기정사실화되는 것처럼 언급됐지만, 이날 김 전 위원장은 "내가 총괄선대위원장 제의도 받은 적이 없다"고 밝힌 것. 

당 관계자는 "윤 후보가 소수에게 맡기지 않겠다고 했는데도 누구를 위해 언론플레이를 하는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윤 후보와 김 전 위원장 간 의견이 상이한 것을 두고 자칫 갈등 구도로 비칠 것이 우려되자 후보 비서실장인 권성동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선대위는 대선승리를 목표로 제로베이스에서 시작할 것. 실력 위주의 실무형 선대위 조직을 구성하고, 다른 후보 캠프의 능력있는 분들도 모실 계획이다"라며 "저는 우리 당이 가장 어려울때 오셔서 당을 재건해주신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님을 비롯해, 과거 선거를 총괄했던 원로 분들을 뵙고 의견을 청하겠다"고 말했다. 

임지혜 기자 jihye@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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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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