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겐 숨이 필요해(I need some air).’ 래퍼 유민은 2019년 낸 노래 ‘숨’에서 이렇게 읊조렸다. 3년 전 혈혈단신으로 상경해 프로 뮤지션으로 데뷔한 그는 앞이 보이지 않는 막막한 심정을 음악 안에 털어냈다. “‘숨’ 덕분에 방향을 찾은 것 같아요. 누군가를 위로하는 노래는 ‘숨’이 처음이었거든요.” 지난달 서울 합정동 푸이(phooey) 사무실에서 만난 유민은 이렇게 말했다. 그는 “음악 안에서 용기와 자신감을 얻는다”고 했다. 그가 쓰고 부르는 음악도 그렇다. “앞으로 계속 행복하자 얘들아”(‘스타’)라고 말하는 온기와 “언제가 될지 모르는 끝에 나는 꿈을 꿔”(‘도어’)라는 희망으로 어둠을 밝힌다. “힘들 때 떠올리는 뮤지션이 되고 싶다”는 유민에게 ‘위로가 필요할 때 듣는 노래’를 물었다.
로꼬 - ‘너도’
수록 음반: ‘너도’
“‘지금은 아무도 너를 모르지만, 언젠가는 네 진가를 알아줄 거야’라는 메시지가 큰 울림을 줬어요. 노래를 냈는데 기대한 것만큼 반응이 돌아오지 않을 때, 혹은 노래가 잘 만들어지지 않을 때 이 곡을 들으면서 위로를 받곤 했습니다.”
오피셜 오디오 ☞ https://youtu.be/-YvmyA1Plko
창모 - ‘빌었어’
수록 음반: ‘보이후드’
“부르는 사람의 간절함이 잘 드러난 곡이예요. 그래서 무척 공감하며 들었고요. 저도 언젠가는 제 이야기로 노래를 쓰고 싶지만 아직 때가 아닌 것 같아요. 좀 더 발전하고 성장했을 때 지금을 떠올리며 곡을 써보고 싶어요. 왜 지금이냐고요? 처음엔 음악 만들기에만 바빴는데, 요즘은 미래를 상상해보거든요.”
프라이머리 - ‘3호선 매봉역’
수록 음반: ‘프라이머리 앤드 더 메신저스 LP’
“나이가 들어서 지금을 돌아보면 저도 이 노래 가사처럼 생각할 것 같아요. ‘그 어리던 아이가 벌써 커서 이렇게 됐네. 시간 참 빠르다’라고…. 음악을 시작했을 땐 거의 매일 작업만 했어요. 돌아보면 별다른 성과도 없었는데 어떻게 그럴 수 있었는지 신기해요. 지금은 좀 더 현실적으로 변했어요. 여전히 음악이 좋고 음악을 만드는 일이 재밌지만, 어느 정도 결과가 따라주길 바라죠.”
라이브 영상 ☞ https://youtu.be/DREOH2rZ2iY
이하이 - ‘한숨’
수록 음반: ‘서울라이트’
“2년 전 우연히 알게 돼 정말 많이 들었던 곡이에요. 음악이 잘 만들어지지도 않고, 미래에 확신도 안 서던 때였죠. ‘힘들어도 괜찮아. 그래도 돼’라고, 말 그대로 듣는 사람을 위로해주는 느낌이 좋았어요.”
뮤직비디오 ☞ https://youtu.be/5iSlfF8TQ9k
도끼 - ‘온 마이 웨이’(On My Way)
수록 음반: ‘허슬 리얼 하드’
“랩하는 사람들은 다 들어봤을 노래인데요.(웃음) 도끼의 성장기를 담은 곡입니다. 이 노래를 들으면 복합적인 감정이 들어요. ‘나도 저 사람처럼 높이 올라갈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생길 때도 있지만, ‘그럴 수 있을까’라는 의심이 생기기도 하죠. 그래도 이 노래가 위로를 주는 이유는 가사가 제 이야기 같기 때문이에요. 돈 따위는 신경 쓰지 않고 그저 음악이 재밌어서 밤새 작업하던 시절이 떠오르거든요.”
뮤직비디오 ☞ https://youtu.be/BX853WjS9Cc
이은호 기자 wild37@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