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 A사는 점포별 영수증 데이터와 카드사 고객 소비 패턴을 가명 처리한 다음 결합해 소비행태를 분석했다. A사는 분석한 내용을 근거로 맞춤형 컨설팅을 계획했다.
#B시는 가명처리 한 복지포털 이동편의시설 정보와 교통카드 이용정보 등을 결합, 교통약자를 위한 이동편의시설 설치수요 분석모델을 개발할 수 있었다.
가명정보를 활용한 번뜩이는 아이디어가 한 곳에 모였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는 16일 오후 서울 용산드래곤시티에서 ‘2021 가명정보 활용 아이디어 우수사례 경진대회’를 열고 가명정보를 활용해 국민생활 개선에 기여한 기관과 개인을 시상했다.
가명정보란 개인정보 일부를 삭제하거나 일부·전부를 대체하는 방법을 활용해 추가정보 없이는 특정 개인을 알아볼 수 없게 처리한 정보다.
행사는 안전한 가명정보 활용 우수사례와 아이디어를 발굴해 가명정보 활용 저변을 넓히려는 목적으로 올해 처음 열렸다. 전문가 심사와 국민투표, 현장평가를 통과한 13건(대상 5건, 우수상 8건)이 수상 영광을 안았다.
우리은행 사내 동아리 ‘RE:DATA’가 아이디어 부문 대상을 받았다. 이 팀은 코로나19로 위축된 지역경제를 활성화하고 청년 창업을 지원하는 아이디어를 냈다. 상장과 상금 100만원이 수여됐다.
가명정보를 활용한 고교학점제 문제 솔루션을 제시한 최형빈(경북사대부고)군 외 2팀이 우수상을 받았다. 이들에겐 상장과 상금 50만원이 수여됐다.
분산된 신용·금융데이터를 결합, 수요자별 맞춤 금융지원 정책을 수립한 국민행복기금 외 3곳(카카오뱅크·이마트24·국립암센터)은 우수사례 부문 대상을 받았다.
한국도로공사(화물차 개인사업자 신용도 평가모델 연구)·미래에셋증권(코로나19 전후 소비·투자관점 데이텨 결합 및 분석)·하나은행(금융소외계층 위한 머신러닝 신용평가모형 개발)·KT(통신정보를 활용한 사회 취약계층 중금리 대출지원)·보건복지부(다층노후소득보장체계 분석)가 우수상을 받았다.
우수사례 대상 수상자에겐 상장과 상금 300만원, 우수상 수상자에겐 상장과 상금 100만원이 수여됐다. 하나은행은 이날 특별상인 우수미디어상을 더해 2관왕에 올랐다. 하나은행은 금융소외계층을 위한 머신러닝 신용평가 모형을 개발했다.
이밖에 개인정보보호에 기여한 개인(김기수 국민건강보험공단 부장 외 3인)과 단체(삼성SDS·더존비즈온)가 공로상을 받았다.
최종 선정된 우수사례와 아이디어는 가명정보 활용 우수사례집으로 제작, 배포된다. 우수 아이디어는 컨설팅을 거쳐 사업화를 지원한다.
정성일 우리은행 빅데이터사업부 차장(RE:DATA)은 “내부에서 자리를 마련해줘서 대회에 참여할 수 있었다”며 “고민을 많이 했는데 명동 자영업자들이 폐업하는 걸 보면서 아이디어를 냈다. 가명데이터로 (자영업자에게)도움이 되면 좋겠다”고 밝혔다.
이어 “서울시가 하는 상권지도 공공서비스가 있는데 가능하면 저희 아이디어가 채택되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윤종인 개인정보위 위원장은 이날 폐회사에서 “데이터 3법 개정이후 개인정보위가 출범하면서 가명정보 활용 새 길이 열렸다”라며 “먼 훗날 올해를 가명정보 활용 원년으로 기억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데이터가 앞으로 국가 경제를 견인하는 가장 중요한 동력이 될 걸로 믿어 의심치 않다”며 “이중 70~75%인 개인정보를 잘 보호하고 어떻게 활용하느냐가 국가 성장을 이끌 것”이라고 언급했다.
윤 위원장은 개인정보보호법 개정안의 빠른 통과도 주문했다. 그는 “각 기관이나 사이트에 갇혀있는 데이터를 광장을 끌어내는 작업을 잘해야 하고 그 첫 발을 내딛었다”며 “개인정보보호법 2차 개정안이 통과된다면 우리나라가 최소한 데이터 경제시대에 단순 추격자가 아니라 선도국가가 되는 꿈을 가질 거라 믿는다”고 강조했다.
송금종 기자 song@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