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당일인 오는 18일 경기도 내 광역버스와 시내버스가 첫차부터 멈출 위기에 처했다. 수험장까지 먼 거리를 이동해야 하는 수험생들은 "수험생이 인질이냐" "어떻게 시험장까지 가야 하나"며 분통을 터뜨렸다.
17일 입시 커뮤니티 '수만휘(수능날 만점 시험지를 휘날리자)' 등에는 수능을 하루 앞두고 이같이 걱정스러운 반응이 잇따랐다.
한 수험생은 "새벽 4시 첫 차부터 파업이라고 한다. 진짜 파업하게 되면 이 회사 노선들일 확률이 높아서 근처 사시는 분들은 대안을 마련해야 할 것 같다"는 글과 함께 경기도 내 버스 회사업체명을 열거했다.
경기지역자동차노조가 수능날인 18일 오전 0시부터 오전 4시까지 열리는 경기버스운송사조합과 2차조정회의에서 합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첫차부터 파업에 돌입한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앞서 노사는 지난 15일부터 전날까지 1차 조정회의를 열었다. 노조는 민영제 노선의 1일 2교대제 근무 형태 변경, 준공영제 노선과의 약 50만원 임금 격차 해서, 승급 연한 단축 등을 요구하고 있지만 양 측은 견해차만 확인하고 합의에 실패했다.
만약 2차 조정회의가 결렬돼 파업이 시작되면 경기도 내 22개 버스업체의 시내버스와 광역버스 5100여대(민영제 4600여대, 공공버스 499대)가 멈춰서게 된다.
경기 버스 파업 위기에 수험생들은 불안감을 호소했다. 18일 수능을 보는 전국 수험생(50만9821명) 중 경기도에서 수능을 보는 학생(14만3942명)의 비율은 28.2%로, 광역지자체 중 가장 많다.
수험생들은 입시 관련 온라인 커뮤니티에 "많은 학생에게 일생일대의 중요한 순간인데 수능날 너무 한 것 아니냐" "수험생을 인질로 잡는다" "수능으로 협박하는 것" "수능은 건들면 안 된다" "선 세게 넘네" 등 비판을 쏟아냈다. 위드코로나 이후 폭증한 코로나19 확산세도 걱정되는 마당에 버스 파업이란 악재까지 겹쳤다는 불만도 나왔다.
일부 수험생들은 당장 내일 수능을 앞두고 어떻게 시험장에 가야할지 고민을 드러내기도 했다.
한 수험생은 "부모님이 회사 때문에 (시험장에) 못 데려다 주시는데 경기권이라 버스는 파업할지도 모르고 택시가 잡힐지 걱정이다"라고 토로했다. 또 다른 수험생은 "가뜩이나 수능날 아침은 차가 많이 막혀서 버스 전용 차로를 이용하는 게 더 빠른데 걱정이다"라고 말했다.
임지혜 기자 jihye@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