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 의원은 자신이 말한 대로 ‘깨끗한 후보’가 아니라, 여권의 선거기획자들에 의해 ‘깨끗한 것으로 만들어진 후보’에 불과했다. 그는 착각 속에서 자신이 윤 후보보다 월등히 깨끗한 사람이라는 환상을 만들어낸 것이다.”
지난 2017년 대선 당시 문재인 캠프에서 공익제보위원장으로 활동했던 신평 변호사는 지난 18일 페이스북에 홍준표 의원에 대해 이같이 평가했다.
신 변호사는 “홍준표 의원이 연일 국민의 힘 윤석열 대통령 후보를 향하여 악담을 퍼붓고 있다. 어제 홍 의원은 ‘윤석열 후보가 대통령이 되면 대한민국만 불행해진다’고 하며, ‘막장대선’이니 ‘양아치 대선’이니 하는 발언에 이어 막말퍼레이드를 이어갔다”며 “그는 얼마 전에는 ‘백의종군’을 하겠다고 하였는데, 이것은 이순신 장군에 대한 모욕이다. 이순신 장군이 말씀하신 대로 해석하면, 그는 국민의 힘 대통령선거전에 아무 직책을 맡지 않고 선거 승리를 위해 묵묵히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는 종군(從軍)이 아니라 반대로 탈영(脫營)을 하였고, 나아가 아군을 비난하는 저주의 방송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신 변호사는 “그의 정치인생 26년을 통틀어 이번처럼 그에게 대통령직 당선이라는 목표가 가까이 온 일은 없었다. 그래서 그만치 경선탈락의 쓰라림은 더 강하고, 또 새파란 정치신인인 윤 후보에게 패배한 일은 그의 자존심을 심하게 긁었다. 이해할 만한 면도 많으나, 그러기에는 너무 나가버린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지 않을 수 없다. 그런데 홍 의원은 지금 중대한 착각을 하나 하고 있다. 경선기간 중에도 그는 윤 후보가 부패한 사람인 반면 자신은 깨끗한 후보라는 점을 기회 있을 때마다 강조하였다. 단순히 정치적 수사로 한 말이 아닐까 하고 볼 수도 있으나, 그가 너무나 이 말을 자주 하였기 때문에 그는 이 말을 정말로 믿고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미치지 않을 수 없었다. 착각에 의한 사실을 마치 진실이라고 믿는 경우”라고 전했다.
신 변호사는 “나아가 홍 의원은 이번 대선이 권력의 실세들에 의해 역대 최저의 네거티브 선거로 되고 있고, 그 공격의 포화를 윤 후보에게 완전히 집중시켜왔다는 사실을 애써 외면한다. 과거 국세청장을 지낸 이가 뇌물사건에 걸려 자신이 평생 쌓은 명예의 상실은 물론이고 치욕적인 수형생활을 하였다. 나는 그가 상당히 반듯한 사람이라는 사실을 잘 알고, 어쩌면 그가 말하는 사실이 진실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 그러나 당시 어느 심리전문가가 말하기를, 그는 자신이 뇌물을 받았다는 사실을 전혀 인정할 수 없었고, 이런 관념의 고정화가 계속되던 중 스스로 뇌물을 받지 않았다는 것이 진실이라고 착각하게 되었다고 설명하는 것을 들은 적이 있다”고 덧붙였다.
신 변호사는 “홍 의원은 자신이 말한 대로 ‘깨끗한 후보’가 아니라, 여권의 선거기획자들에 의해 ‘깨끗한 것으로 만들어진 후보’에 불과했다. 그는 착각 속에서 자신이 윤 후보보다 월등히 깨끗한 사람이라는 환상을 만들어낸 것이다. 만약 홍 의원이 경선에서 이겨 대통령후보로 나섰다면, 여권의 선거전문가들은 권력기관의 손을 빌어 홍 후보를 ‘깨끗하지 않은 후보’로 간단하게 만들어버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신 변호사는 “우선 그의 두 아들이 모두 일찌감치 고가의 강남 아파트를 소유하고 있다고 하는데 그 자금취득과정의 의문(그 의혹의 제기가 대단히 구체적임)을 집중공격할 것이다. 여기에서 과연 그가 살아남을 수 있을까? 아마 청년층의 분노감정선을 그대로 건드려버릴 것이다. 그리고 그가 여당의 원내대표로 있으며 거액의 특수활동비를 부인에게 주었다는 사실도 보통의 일이 아니다. 당시 많은 공무원들이 그 특활비를 가계에 보태 썼다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다른 공무원들이 그렇게 쓴 특활비의 액수는 한달에 불과 수십만 원에 불과한 경우가 대부분이었지 홍 의원의 경우처럼 그토록 엄청난 금액이 아니었다. 그리고 그런 중에도 적지 않은 공무원들은 특활비의 목적에 맞게 또박또박 자금을 집행했다. 이 중에는 윤 후보도 들어간다”고 설명했다.
신 변호사는 이어 “홍 의원 자신은 불우한 환경을 훌륭하게 극복하고 성공하였다. 그러나 모든 것이 자수성가의 미담 안에 들어가는 것은 아니다. 그가 정치에 입문할 때 그는 당시 권력실세의 도움을 받아 별 어려움 없이 국회의원이 될 수 있었다. 그러나 윤 후보는 권력의 모진 핍박을 견디며 오늘의 자리에 이르렀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신 변호사는 “김종인 선생의 이번 대선에서의 역할에 관하여 설왕설래가 있다. 그런데 그 분이 서울의 전통 반가(班家)에서 엄격한 가정교육을 받고 자란 탓인지 정치인 중에서 막말을 하는 이들을 배척하는 습관이 있는 듯하다. 그분의 배척을 받은 대표적인 두 사람이 홍 의원과 여권의 정청래 의원이다. 정 의원의 경우에는 김종인 선생에 의해 공천이 배제되어 낭인생활을 하며 여러 방송에 출연하였는데, 상당히 변모된 모습을 보여주었다. 그러나 그가 권력의 테두리 안에 다시 들어가자 역시나 그 버릇은 완전히 살아났다. 이런 면에서 김종인 선생의 혜안이 두드러지는 게 아닐까 한다. 막말의 버릇은 그 뿌리가 깊고, 거기에서 절대 벗어나지 못하니 이런 사람들에게는 정치적 역할이 주어지면 안 된다는 그의 신념에 고개가 끄덕여지는 점이 있다”고 덧붙였다.
신 변호사는 “내가 만약 홍 의원의 입장에 섰다면, 다른 것은 다 물려두고라도 경선 때 나를 위하여 일한 여러 사람들의 정치적 장래를 위하여 윤 후보에게 그들이 중앙선대위에 들어갈 수 있도록 부탁했을 것이다. 그러나 홍 의원은 윤 후보와의 관계를 적대적 관계로 완전히 정리함으로써 그런 기회의 마련을 스스로 차단했다. 역시 이해할 수 없는 면이다. 바로 이런 홍 의원의 태도 때문에 화려한 정치경력에도 불구하고 그의 옆에는 항상 허전한 바람이 불고 있는 것이 아닐까?”라고 전했다.
이영수 기자 juny@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