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2년 만에 '국민과의 대화'에 나선 가운데 여야 평가는 엇갈렸다. 누리꾼들도 지지 성향에 따라 "진심으로 소통하시려는 노력에 뭉클했다" "정성껏 답변" 등 긍정적인 반응과 "팬클럽 초대했나" "코미디" 등 부정적인 반응으로 갈렸다.
22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 조승래 선거대책위원회 수석대변인은 전날 논평에서 "대통령은 국민의 고단했던 시간을 위로했고, 국민은 정부의 노력을 격려했다"라며 "지난 4년 반 문재인 정부 국정 운영의 성과와 부족했던 점을 진솔하게 평가하고, 국민이 만든 높아진 국격의 위상을 논하는 자리였다"고 호평했다.
그는 "임기를 6개월 남긴 시점에서 그간 정부에 대한 아쉬움을 듣고 마지막까지 그간의 부족함을 채우기 위해 힘쓰겠다는 다짐의 시간을 보냈다"며 "특히 대통령께서는 부동산정책에 대한 아쉬움을 토로하며 부동산 가격 안정을 위해 마지막까지 힘쓰겠다고 다짐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국정운영의 책임을 함께 하는 집권여당으로서 민주당도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며 집값 안정과 부동산 개혁입법을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반면 국민의힘과 정의당은 부동산 문제와 고용, 코로나19 방역 정책 등 다양한 현안에 '원론적 답변'뿐이었다고 비판했다.
국민의힘 임승호 대변인은 논평에서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빛깔마저 좋지 않은 '빛바랜 개살구'였다"며 " "문 대통령은 대선 후보 당시 퇴근길에 시민들과 소주 한 잔 기울이는 '광화문 대통령'이 되겠다고 선언했으나, 오늘 방송으로 국민들의 고통을 철저히 외면하고 자신만의 환상에 빠진 '돈키호테 대통령'으로 기억될 수밖에 없게 됐다"고 혹평했다.
그는 "백신 수급 차질 및 숨 막히는 통제식 방역으로 인한 국민들의 고통에 대한 문 대통령의 진심 어린 사과는 역시나 찾아볼 수 없었다"며 "코로나로 인해 극단적 선택을 한 자영업자와 소상공인들의 사례가 쏟아졌음에도 이에 대한 언급조차 하지 않은 문 대통령의 태도는 경악스럽다"고 했다.
임 대변인은 "'코로나 때문에 줄어들었던 고용이 99.9% 회복되었다', '부동산 가격이 안정세에 접어들었다'는 대통령의 답변에는 귀를 의심했다"고 평가했다.
정의당 이동영 수석대변인도 논평에서 "임기 말 마지막 국민과의 대화였음에도 국정 운영 5년 동안 심화했던 불평등과 불공정 문제에 대해 진솔한 사과나 책임 있는 답변을 듣지 못했다"며 "오늘 문 대통령은 말이 아니라 속 시원한 대책을 내놨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위드코로나 대책을 묻는 시민들 질문에 방역시스템 구축과 보건의료 인력 확충, 지원책 등 구체적 보완 대책을 내놓지 못했다"며 "코로나로 인한 소득 격차와 교육격차 문제, 부동산 투기와 불로소득 문제에 대한 대책을 요구하는 질문에도 원론적 답변뿐이었다"고 지적했다.
이 수석대변인은 "남은 6개월 동안 최소한 코로나 불평등 해소 대책만큼은 책임 있게 내놓고 임기를 마무리하는 대통령이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누리꾼들의 반응도 엇갈렸다.
친여 성향의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두서없는 질문에도 (문 대통령이) 최대한 정성껏 답변했다" "국민들에게 답변하기 위해 각 장관을 대기시키고 직접 답변하도록 준비했다" "진심이 느껴져서 정말 감동이었다" "사과할 건 사과하고 납득할 수 있는 답을 내놓으셨다" "진심으로 소통하시려는 노력이 보여서 뭉클했다" 등의 의견을 냈다.
반면 친야 성향의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국민과의 대화가 아니라 팬클럽 초대한 줄" "지지자들과 정해진 대화 같다" "일반 국민들이 궁금해하고 의문을 가지는 것들과 질문이 너무 동떨어진 듯" "국민과의 대화가 아닌 쇼였다" 등 혹평이 쏟아졌다.
앞서 문 대통령은 이날 서울 여의도 KBS 신관 공개홀에서 생방송으로 진행된 '국민과의 대화-일상으로'에 출연해 100분간 시민들 물음에 답했다. 문 대통령이 취임 중 마련한 '국민과의 대화'는 이번이 두 번째로, 2019년 11월19일 이후 2년 만이다.
임지혜 기자 jihye@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