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교제살인 변호 사죄…"심신미약 주장하더니" 비판

이재명, 교제살인 변호 사죄…"심신미약 주장하더니" 비판

이재명 "변호사 선임 형편 못돼 변론 맡아"
이민석 변호사 "李, 인권변호사 아니다"

기사승인 2021-11-25 15:05:01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사진=사진공동취재단

"데이트 폭력은 모두를 망가뜨리는 중대범죄. 피해예방, 피해자 보호, 가중처벌 등 여성 안전을 위한 특별대책을 강구하겠습니다"


스토킹·데이트폭력으로 여성을 무참히 숨지게 한 사건이 잇달아 국민적 공분을 사고 있는 가운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데이트폭력은 중대범죄'라며 여성 안전 특별대책을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이 과정에서 이 후보는 과거 자신이 조카의 데이트폭력 중범죄 변호를 맡았던 일을 사과했는데 이를 두고 온라인에선 "데이트폭력 아닌 살인 사건"이라는 비판이 쏟아진다. 

25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 후보는 전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여성 안전을 위한 특별대책을 강구하겠다면서 "제 일가 중 일인이 과거 데이트폭력 중범죄를 저질렀는데 그 가족들이 변호사를 선임할 형편이 못돼 일가 중 유일한 변호사인 제가 변론을 맡을 수밖에 없었다"고 털어놨다. 

이어 "이미 정치인이 된 후여서 많이 망설였지만 회피가 쉽지 않았다"며 "그 사건의 피해자와 유가족분들에게 깊은 위로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라고 사죄했다. 

이 후보는 "데이트폭력은 모두를 불행에 빠뜨리고 처참히 망가뜨리는 중범죄"라며 "제게도 이 사건은 평생 지우지 못할 고통스런 기억이다. 어떤 말로도 피해자와 유족들의 상처가 아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피해예방을 위한 교육 등 사전방지조치와 가해행위에 대한 가중처벌은 물론 피해자 보호를 위한 특별한 조치가 검토돼야 한다"며 "여성과 사회적 약자, 나아가 모든 국민이 폭력으로부터 안전한 사회를 만들겠다"고 덧붙였다. 

이 후보가 언급한 '데이트폭력 중범죄'는 지난 2006년 5월 서울 강동구에서 벌어진 '모녀 살인사건'을 말한다. 이 후보 조카 김모씨는 헤어진 여자친구가 살던 집을 찾아가 흉기로 전 여자친구와 그의 어머니를 각각 19번, 18번 찔러 살해했다. 전 여자친구의 부친은 사건 당시 5층에서 뛰어내려 중상을 입었다. 당시 이 후보는 이 사건의 1·2심 변호를 맡았고 김씨는 2007년 2월 무기징역이 확정됐다. 

그러자 일부 누리꾼들은 "사실을 정확히 명시하라"며 진정성이 없는 사과라고 지적했다. 살인사건을 '데이트폭력 중범죄'라고 뭉뚱그려 심각성을 왜곡하고 있다는 비판이다.

한 누리꾼은 이 후보의 게시글에 댓글로 "살해된 여성의 어머니가 함께 살해됐고 아버지는 장애가 남았다. 사과하려면 사실 정확히 명시하고 사과해야지 진정성이 없다"고 비판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왼쪽)과 이민석 변호사 페이스북 캡처. 

친여 성향의 온라인 커뮤니티에도 쓴소리가 나왔다. 

한 누리꾼은 "알려진 것 중 이재명에게 치명적인 아킬레스건이라고 생각한다"며 "변호한 죄목이 너무 커서 이 점은 실드가 힘들긴 하다. 앞으로 이 부분을 얼마나 잘 헤쳐 나갈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 외에도 "이재명 디스카운트의 한 축인 건 사실" "여친, 여친 엄마 살해하고 여친 아빠 중상입힐걸 데이트폭력으로 뭉개고 이제서야 랜선사과" "국선변호사도 있지 않나" "저건 좀 센 것 같다" 등 반응이 있었다. 

일부 누리꾼들 사이에선 "변호사가 변호를 한 것" "이재명한테 어쩔 수 없는 사정이 있었네" "차라리 이렇게 끊어내야 가족리스크가 없다" 등 옹호하는 의견도 있었다. 

이와 관련해 이민석 변호사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 사건과 관련해 "이재명은 인권 변호사가 아니다"라는 글로 이 후보를 저격했다. 

이 변호사는 "이재명은 파렴치한 사회악들을 변호했다"며 이 후보가 조카의 교제살인 변호를 맡았던 당시 '심신미약'을 주장했다고 전했다. 

그는 이 후보가 변호했던 또 다른 교제살인 사건을 거론했다. 2007년 8월 연인관계에 있던 여성 A씨가 헤어지자고 하자, 흉기와 농약을 준비한 B씨가 그의 집을 찾아가 A씨의 딸이 보는 앞에서 흉기를 휘둘러 살해한 사건이다.

이 변호사는 "이재명은 딸 앞에서 어머니를 죽인 자가 심신상실이라고 변호했다"며 "무기징역을 선고받아도 이상하지 않을 자이지만 겨우 징역 15년만 선고받았다. 내년 8월이면 이자의 형기는 만료된다. 유족인 딸의 공포도 클 것"이라고 했다. 

또 이 변호사는 "2개 살인사건의 중간인 2007년 3월 국제마피아파 조직원 4명이 범죄단체구성 등으로 기소됐는데, 이재명은 그중 2명을 변호했다"며 "이것이 인권변호사를 자처하는 이재명의 본모습"이라고 비판했다. 

임지혜 기자 jihye@kukinews.com
임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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