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과 흡사하게 구현한 경제·문화 활동 공간을 ‘메타버스’라고 부른다. 메타버스는 메타(Meta·가상)와 유니버스(Universe·우주) 합성어다. 가상 세계에서 사람이 현실 체험을 할 수 있어 ‘가상현실’(Virtual Reality)보다 한 단계 진화한 개념으로 통한다.
메타버스는 지난해 초 국내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앓이가 장기화하면서 빛을 발했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지속하자 격리에 지친 이들이 메타버스로 몰린 것. 소비자 접점을 찾던 유통업계도 메타버스에 발을 들이기 시작했다. 색다른 경험을 제공하겠다고 나선 유통업계, 메타버스에서 어떻게 놀고 있을까.
유통가는 메타버스를 마케팅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 올해로 51세 유한킴벌리는 회춘을 꿈꾼다. 유한킴벌리는 푸른 숲이 테마인 ‘우리강산 푸르게 푸르게 제페토 맵’을 열고 MZ세대와 소통하고 있다.
유한킴벌리는 기업 최장수 공익 캠페인 ‘우리강산 푸르게 푸르게’로 세대를 잇고 선한 영향력을 확장해 갈 계획이다. 이용자 80%가 10대로 알려진 제페토는 미래 세대와의 소통과 동참을 확대하는데 유용한 공간이 될 걸로 기대되고 있다.
‘우리강산 푸르게 푸르게 제페토 맵’은 재미가 결합된 가상세계이지만 그 영향력은 현실에서 적극 발휘되길 기대하며 기획됐다. 기후변화가 전 세계 관심사가 되면서 주요 탄소 흡수원인 숲의 중요성도 커지고 있다.
유한킴벌리 제페토맵은 숲과 환경 중요성을 자연스럽게 인식할 수 있도록 제작됐다. 또 숲을 여행하고 나무를 오르는 과정에서 기후변화와 숲을 주제로한 다양한 콘텐츠를 흥미롭게 제공한다.
꿀잠존·캠핑존·바다숲존을 마련해 숲을 경험하고 즐김으로써 숲과 더 가까워지는 계기가 될 수 있도록 했다.
유한킴벌리 담당자는 “가상 세계에서의 액션이 실제 숲환경 보호나 기부로 이어지게 설계하여 유저들이 맵 안에서 사회공헌활동에 참여할 수 있도록 기획했다”며 “단순 재미뿐만 아니라 기부 경험이 많지 않은 10대들이 쉽게 동참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고 설명했다.
롯데월드는 지난달 메타버스에 테마파크 체험존을 마련했다. 테마파크 대표 시설을 체험할 수 있어 호응을 얻었다. 방문객 중 인도네시아, 태국, 일본 등 해외 유저도 90%에 육박했다고 당사는 설명했다.
쇼핑 플랫폼으로까지 영역이 확대되고 있다.
BGF리테일(CU)는 글로벌 메타버스 플랫폼인 제페토에 ‘CU제페토한강점’과 ‘CU제페토교실매점’ 모바일 점포를 입점했다. CU제페토한강점은 한강을 보며 CU 인기 상품을 즐길 수 있는 루프탑 형태의 편의점이다.
삼각김밥 등 간편 식품과 음료 등 CU 인기 상품을 제페토 젬이나 코인으로 구매 가능하다. GS리테일도 싸이월드 이용자들을 위한 상품 구매와 퀵커머스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롯데홈쇼핑에서는 가상 쇼호스트 ‘루시’ 개발 및 가상스토어, 가상피팅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루시’는 롯데홈쇼핑에서 자체 개발한 가상 모델로 지난 2월부터 SNS 인플루언서로 활동하고 있으며 홈쇼핑 쇼호스트로 활용할 예정이다.
또한, 가상현실(AR) 장비로 오프라인 쇼핑을 할 수 있는 ‘웨어러블 가상 스토어’와 아바타로 쇼호스트와 실시간 소통하는 ‘메타버스 쇼핑 플랫폼’도 구축하고 있다.
유통업계 메타버스 활용은 더 커질 전망이다.
B2B 유통 비즈니스업체인 비케이탑스 관계자는 “유통업계가 MZ세대 주 관심사가 SNS에서 메타버스로 옮겨감에 따라 이들을 겨냥한 메타버스 사업에 주목하는 추세”며 “앞으로도 가상공간을 통해 매장 방문 및 결제를 할 수 있는 환경이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신민경 기자 smk5031@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