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故) 전두환씨 부인 이순자씨가 전씨의 과오에 관해 고개를 숙였다. 전씨측이 역사적 과오에 관해 공개적으로 사과한 것은 5‧18 민주화운동 무력진압 이후 41년여 만에 처음이다. 다만 무엇을 사과하는지 구체적인 언급은 없었다.
이씨는 27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신촌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서 열린 전씨의 발인식에서 유족 대표로 나와 “오늘 장례식을 마치면서 가족을 대신해 남편의 재임 중 고통을 받고 상처를 받으신 분들께 남편을 대신해 깊이 사죄를 드리고 싶다”고 밝혔다.
그는 “돌이켜보니 남편이 공직에서 물러난 후 저희는 참으로 많은 일을 겪었다. 그럴 때마다 남편은 모든 것이 자신의 불찰이고 부덕의 소치라고 말씀하시곤 하셨다”며 에둘러 말했다.
이씨는 “62년이라는 긴 세월 동안 부부로 함께 했던 날들을 떠나보내는 참담하고 비참한 심경은 이루 말할 수 없었지만 고통 없이 편안한 곳으로 보낸 것으로 감사해야 될 것 같다”고 했다.
이어 “남편은 평소 자신이 소망하던 장례를 간소히 하고 무덤도 만들지 말라 했다. 또 화장해서 북녘땅이 보이는 곳에 뿌려달라고 했다”고 덧붙였다.
전씨는 23일 오전 서대문구 연희동 자택 화장실에서 쓰러져 만 90세를 일기로 사망했다. 혈액암의 일종인 다발성 골수성 진단을 받아 치료를 받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전씨의 장례는 23일부터 5일간 가족장으로 치러졌다. 전씨의 시신은 서울 서초구 서울추모공원으로 옮겨져 화장된다. 유해는 장지가 결정될 때까지 자택에 임시 안치되며 노제는 치러지지 않는다.
김은빈 기자 eunbeen1123@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