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통신과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세계보건기구(WHO)는 26일(현지시간)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확산 중인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를 ‘오미크론’으로 명명했다. 알파, 베타, 감마, 델타에 이어 5번째 ‘우려 변이’ 바이러스로 지정됐다. 오미크론은 그리스 알파벳의 15번째 글자다. 일각에서는 13번째 글자인 ‘누’로 명명될 것으로 예상하기도 했다.
오미크론은 지난 11일 보츠나와에서 처음 발견됐다. 현재 남아프리카공화국을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은 지난 24일 WHO에 오미크론을 보고했다. 지난 25일 기준 확인된 오미크론 변이 확진자 수는 남아프리카공화국 77명, 보츠나와 6명, 홍콩 2명, 이스라엘 1명, 벨기에 1명 등이다. 오미크론 변이 확진자가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는 오미크론 의심 확진자가 900여명을 넘는다는 보도가 나왔다. 조 팔라 남아프리카공화국 보건부 장관은 “처음에는 집단발병처럼 보였지만 과학자들이 새로운 변종을 관찰하고 있다는 징후가 나왔다”며 “이 변종이 어디에서 처음 나타났는지는 불분명하다”고 설명했다.
오미크론은 스파이크 단백질에서 32개의 돌연변이가 발견됐다. 바이러스는 돌기처럼 솟은 스파이크 단백질을 이용해 숙주 세포로 침투한다. 돌연변이가 생기면 전파력이 달라질 수 있다. 현재 백신이 대응하도록 설계된 바이러스와도 다르다. 잦은 돌파감염으로 백신무력화가 우려된 델타의 경우, 돌연변이는 16개다. WHO는 “다른 변이와 비교했을 때 (오미크론 변이의) 재감염 위험이 커졌다”고 밝혔다. 미국 하버드대 공중보건대학원 교수를 지낸 에릭 딩은 트위터를 통해 “새 변이(오미크론)는 500% 이상 경쟁적으로 감염시킬 가능성이 있다”며 “현재까지의 가장 충격적인 통계”라고 밝혔다. 델타보다 5배 이상 전염력이 강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세계 각국에서는 빗장을 걸고 오미크론 유입 차단에 나섰다. 미국은 남아프리카공화국과 보츠나와, 짐바브웨, 나미비아, 레소토, 에스와티니, 모잠비크, 말라위 등 8개국에서 오는 비시민권자에 대한 입국 제한을 명령했다. 자국민과 영주권자는 해당되지 않는다.
유럽연합(EU) 27개 회원국도 말라위를 제외한 나머지 7개국에 대해 입국을 일시적으로 제한했다. 영국과 러시아도 남아프리카공화국과 인근 국가에서 오는 항공편을 차단하거나 자국민 외 입국금지 등 조치를 취할 예정이다.
이외에도 캐나다, 일본, 홍콩, 싱가포르, 이스라엘, 말레이시아, 사우디아라비아 등에서도 남부 아프리카 국가에 대한 입국 제한을 발표했다.
다만 오미크론을 명확히 분석하지 못한 상황에서 과한 우려는 금물이라는 시선도 있다. 앤서니 파우치 미국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 소장은 “당장 이 변이(오미크론)가 큰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고 이야기하지만 우리가 아직 모르는 부분이 더 많다”며 “백신실험 등을 통해 (백신이 무력화되는지) 확실히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소연 기자 soyeon@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