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전두환 경제는 성과" TK 표심 공략에 엇갈린 반응

이재명 "전두환 경제는 성과" TK 표심 공략에 엇갈린 반응

李 "전두환, 능력있는 관료 선별해 경제성장"

기사승인 2021-12-13 06:40:44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12일 경북 김천시 추풍령휴게소 경부고속도로 기념탑을 방문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의 '전두환 경제 성과 인정' 발언을 두고 논란이 커지고 있다. 지지자들 사이에서도 "굳이 안해도 될 발언을 해 논란을 자초했다"는 쓴소리가 나온다. 

13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 후보는 주말 동안 보수 텃밭인 대구·경북(TK) 지역을 방문해 전직 대통령인 박정희·전두환의 경제 성과를 평가했다. 

이 후보는 지난 12일 경북 김천 소재 추풍령 휴게소의 경부고속도로 기념탑을 방문한 뒤 '전두환 발언' 논란과 관련해 "우리 사회의 가장 심각한 병폐가 흑백논리, 진영논리"라며 "있는 사실 자체를 부인하면 사회가 불합리함에 빠져들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 "전두환씨는 제 인생을 통째로 바꿀만큼 엄청난 역사적 중대 범죄를 저지른 용서 못 할 사람. 지금도 공소시효 등 각종 시효 제도를 폐지해서라도 처벌하고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입장"이라면서도 "다 잘못됐다고 할 수 없는 부분들이 있을 수 있다. 그 중 하나가 삼저호황의 기회를 놓치지 않고 나름 능력 있는 관료를 선별해 맡긴 덕분에 어쨌든 경제 성장을 한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 후보는 전날인 11일 경북 칠곡의 다부동 전적기념관 즉석연설을 통해 "전두환도 공과가 병존한다"며 "전체적으로 보면 3저 호황을 잘 활용해서 경제가 망가지지 않도록, 경제가 제대로 움직일 수 있도록 한 것은 성과인 게 맞다. 다만 국민이 맡긴 총칼로 국민의 생명을 해친 행위는 어떤 이유로도 용서될 수 없는, 결코 다시는 반복돼서는 안 될 중대 범죄다. 그래서 결코 존경받을 수 없다"고 밝힌 바 있다. 

박정희 전 대통령에 대해서도 12일 "매우 눈에 띄는 정치인"이라고 평가면서 자신의 공약인 에너지 고속도로를 "박정희 시대의 산업화 고속도로, 김대중 시대의 정보화 고속도로에 버금가는 훌륭한 산업체제를 상징하는 것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전날에 이어 '박정희·전두환의 경제 성과를 인정해야 한다'는 주장을 이어간 것이다. 종전 입장보다 한층 유연해진 모습이다. 

이 후보는 지난 2017년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 당시 국립현충원을 방문한 자리에서 박 전 대통령 묘역 참배를 거부한 바 있다. 

또 이 후보는 지난달 23일 전 전 대통령의 사망 시 "내란, 학살의 주범" "애도하기 어렵다"며 조문을 거부했다. 지난 10월에는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전두환 전 대통령이 군사 쿠테타와 5·18만 빼면 정치는 잘했다고 하는 분들도 있다"고 해 비판을 받자 이 후보는 광주 5·18 민주묘지를 방문해 '전두환 비석'을 밟으며 "올 때마다 밟고 간다"고 했다. 

이 후보의 '박정희·전두환 관련 발언'은 중도·보수 표심을 잡겠다는 전략에서 나온 발언으로 보인다. 

야당에선 비판이 쏟아졌다. 심상정 정의당 대선후보는 "문재인 정부와 차별화를 하려다 국민의힘 후보가 되실 것 같다"며 "전두환이 정치는 잘했다는 윤석열, 전두환이 경제는 잘했다는 이재명, 이분들 얘기만 종합해보면 전씨는 지금이라도 국립묘지로 자리를 옮겨야 할 것 같다"고 직격했다. 

황규환 국민의힘 선대위 대변인도 "전 전 대통령의 비석까지 밟으며 조롱했던 그 이재명 후보가 맞는지 눈을 의심케 하는 장면"이라며 "말 바꾸기가 일상이 돼버린 이 후보가 이제는 전직 대통령에 대한 평가마저 손바닥 뒤집듯 바꾸고 나섰다"고 했다. 

지지자들 사이에서도 엇갈린 반응이 나왔다. 

클리앙, 이재명 갤러리 등 친여 성향의 지지자들이 주로 활동하는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일부 지지자들은 이 후보의 발언을 옹호하며 "(비판하는 사람들은) 공과 과가 있는데 진영논리에 빠져 이성적 판단을 못한다" "일부만 가지고 왜곡한다" "(이 후보의 발언이) 무슨 뜻인지 이해한다" 등 의견을 냈다. 

반면 또 다른 지지자들 사이에선 "호남에 부정적" "전두환 얘기는 완전 실책" "자국민의 피로 일군 경제 성장을 준도환 공이라 의미부여 하지 않았으면" "발언을 좀 신중해줬으면 좋겠다" "굳이 전두환을 넣어서 설화를 자초하나 싶다" "안해도 되는 얘기를 했다" 등 부정적인 목소리도 나왔다. 
임지혜 기자 jihye@kukinews.com
임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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