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로 단계적 일상회복을 계속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의료계 관계자들이 모여 현 방역정책의 문제점을 짚고 대안을 제시했다.
서정숙 국민의힘 의원은 15일 국회의원회관 제2소회의실에서 ‘오미크론 변이바이러스 출현, 단계적 일상회복 과연 가능한가?’를 주제로 정책토론회를 개최했다.
최재욱 고려대학교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가 토론회 좌장을 맡았다. 정재훈 가천의대 예방의학교실 교수와 천은미 이화여대 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발제자로 나섰다. 이외에도 △손의동 대한약학회 자문단장 △김병근 중소병원협회 정책이사 △최지연 대한감염관리간호사회 회장 △배경택 질병관리청 감염병위기대응국장 △송은철 서울시 감염병관리과장 등 의료계 관계자들이 토론패널로 참석했다.
정 교수는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방역이 사실상 실패했다고 비판했다. 그는 “최근 급격히 악화된 코로나19 치명률은 중환자 치료와 관련된 의료체계의 붕괴가 현실화된 것을 지표로 보여주는 것”이라며 “재택치료를 비롯한 응급환자 이송 체계 모두 과부화 상태다. 결국 현재 코로나19 의료 체계는 실패했다고 보는 게 맞다”고 지적했다.
이어 “우리나라는 이때까지 피해가 심하지 않았기 때문에 앞으로의 유행이 매우 크게 느껴질 것이다. 지금 당장 방역을 완화한다면 20만 명에 가까운 신규 확진자가 발생할 것이다. 장기적이고 계획적인 의료체계와 의료제도를 준비하는 게 중요하다”고 밝혔다.
천 교수는 정부가 고령층 추가접종을 하지 않은 상태에서 위드 코로나를 시행해선 안 됐다고 지적했다. 그는 “고령층에 대한 추가접종을 시행하고 위드 코로나를 시작했어야 한다. 정부는 고령층이 이미 백신 접종을 완료했기 때문에 중증으로 악화되지 않을 거라 생각하고 재택치료로 전환한 듯하다. 가장 위험했던 생각”이라고 꼬집었다.
전담병원 등에서 주사를 맞고 재택치료를 병행하면 중환자 비율을 줄일 수 있다고 했다. 천 교수는 “재택치료를 하면서 전담병원이나 보건소 등에 주사 센터를 만들어서 확진자가 주사를 맞고 집에서 관리할 수 있게 해야 한다. 그렇게 하면 중환자를 70% 이상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토론패널 참가자들은 의료진의 열악한 상황을 강조했다. 정치권이 현장 목소리에 귀 기울여 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김 이사는 의료계가 한계에 부딪혔다고 했다. 전무후무한 재난상황임을 고려해 여야가 힘을 모아 달라고 요구했다. 그는 “의료 붕괴가 임박했다는 말들이 나오지만 이미 붕괴했다고 보는 게 맞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의료진이 정말 많이 힘들어하고 있다”며 “정부가 노력하고 있다는 건 알지만 법률에서 보장된 선을 넘기는 어렵다. 지금과 같은 재난 상황에선 여야 가릴 것 없이 힘을 합쳐 일사불란한 행정을 펼치는 게 필요하다”고 피력했다.
최 회장도 마찬가지였다. 그는 “지난 9월 간호사협회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코로나19 중환자 한 명당 간호사 1.8명이 필요하다. 그러나 현재 이 기준에 맞게 운영하고 있는 의료기관은 단 하나도 없다고 본다. 의료진이 겪는 신체적‧정신적 고통은 감히 헤아릴 수 없을 정도다. 부디 의료 인력이 현장에서 탈출하지 않도록 현장을 살펴주길 바란다”고 호소했다.
방역당국을 대표해 토론회에 참석한 배 국장은 현장의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고 했다.
배 국장은 “정부는 오미크론 피해 감소를 위해 여러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아직 많은 부분에서 모자라지만 더 노력하겠다”며 “토론회에서 나온 재택치료‧생활치료센터 문제는 일정 부분 개선해나가겠다. 의료 인력이 현장에서 겪는 어려움도 해결할 수 있도록 힘쓸 것”이라고 약속했다.
서 의원은 대안 마련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했다. 그는 “이번 토론회는 혹독한 코로나19 상황에서 소통의 기회가 됐다. 앞으로도 코로나19를 극복을 위해 전문가들과 함께 머리를 맞대고 대책을 마련해나갈 것”이라고 다짐했다.
신민경 인턴기자 medsom@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