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를 둘러싼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정치권에선 ‘후보교체론’까지 거론되는 실정이다.
이 후보는 최근 아들의 ‘도박’ 논란으로 시작된 각종 사생활 문제로 곤경에 빠졌다. 조선일보는 이 후보의 장남으로 추정되는 이용자가 2019~2020년에 걸쳐 온라인 포커 커뮤니티에 불법도박 경험을 담은 글 200여개를 작성했다고 보도했다. 해당 이용자는 서울·경기도의 오프라인 도박장을 방문했던 후기도 여러 번 남긴 것으로 알려졌다.
이 후보는 즉각 사실을 인정하고 사과를 내놨다. 그는 “카드 게임 사이트에 가입해 글을 올린 당사자는 제 아들이 맞다. 아들이 일정 기간 유혹에 빠졌던 모양”이라며 “못난 행동에 대해 실망하셨을 분들께 아비로서 아들과 함께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 후보가 직접 고개를 숙였지만, 상황은 일단락되지 않았다. 아들의 ‘성매매’ 의혹이 추가로 불거지면서다. 이 후보 아들이 커뮤니티 활동 당시 사용했던 아이디로 ‘마사지 업소 방문 후기’를 작성한 사실이 확인됐다. 관련 게시물은 현재 삭제된 상태다. 권혁기 민주당 선대위 공보부단장은 “‘성매매 사실은 없고 글을 올린 건 맞다’라는 게 이 후보 아들의 입장”이라고 해명했다.
연일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의 ‘배우자 리스크’를 향한 공세 수위를 높여가던 이 후보 측은 ‘아들 리스크’로 발목이 잡혔다. 상대 후보의 ‘가족 리스크’를 공격하다가 자칫 ‘내로남불’ 프레임에 역공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다. 조응천 민주당 의원은 “후보 자녀도 검증해야 하지만 배우자만큼은 아니다”며 경계하는 모습을 보이기까지 했다.
특히 이 후보의 형수 욕설, 여배우 스캔들, 친형 강제입원 사건, 조카 변호부터 이 후보 배우자 김혜경씨의 ‘혜경궁 김씨’ 논란까지 숱한 의혹에 휩싸인 만큼 도덕성에는 큰 치명타가 더해졌다. 지난 민주당 경선에서 설훈 당시 이낙연 캠프 선대위원장이 이 후보의 ‘대장동 의혹’을 놓고 “도덕성 없는 후보는 본선에서 못이긴다”고 발언한 상황이 되풀이 되는 모습이다.
정치권에선 ‘후보 교체론’까지 거론됐다. 조카 살인사건 변호 논란이 일었던 당시 김영환 전 과학기술부 장관은 “‘후보 못해 먹겠다’라고 할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 거기다가 조카 살인사건으로 인권 변호사가 아니다. 데이트 폭력이 아니고 심신미약도 아니다”며 “호남에 가도 호남이 변하지 않고 네거티브 해도 먹히지 않고 포퓰리즘 돈 준다고 해도 시큰둥하다. 아직도 후보교체 가능성 있다”고 주장했다.
장성민 세계와동북아평화포럼 이사장도 ‘12월 대란설’을 거듭 강조하고 있다. 장 이사장은 17일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벌써 여권 핵심부에서 이 후보의 장남 불법 상습도박사건을 ‘도박 게이트’라고 말한다”며 “이 후보를 더 이상 갈 수 없는 후보로 보면서 12월 대란설과 낙마설이 갈수록 힘을 얻는 분위기이다. 플랜B를 노리는 잠재적 후보들의 몸놀림도 빨라지고 있다”고 했다.
이 후보 자격정지 가처분 소송을 추진하겠다는 움직임도 나타났다. 시민단체 스페이스 민주주의는 지난 15일 국회 정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송영길 대표와 지도부는 원칙과 상식을 외면한 채 강령·당헌·당규를 위반하면서까지 부적격자인 특정인에게 경선 참여 자격을 줬다”며 이같은 사실을 밝혔다.
다만 후보교체 가능성은 낮다는 분석도 나온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이 후보가 ‘도저히 못하겠다’고 사퇴하는 경우에는 가능하지만 당헌·당규상 (후보교체는) 불가능한 일”이라며 “이 후보는 절대 후보 자격을 포기할 사람은 아니다”고 내다봤다.
조현지 기자 hyeonzi@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