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부인 김건희씨가 자신의 허위 이력 의혹을 인정하고 사과했다. 김씨를 둘러싼 의혹에 이어 최근 선거대책위원회 내홍이 재발하는 등 악재로 윤 후보의 지지율이 흔들리자 김씨가 대국민 사과에 나선 것이다.
김씨의 대국민 사과로 최근 여론조사에서 하락세를 보이는 윤 후보의 지지율이 반등할 지 여부는 여론의 평가에 달린 모습이다. 지지자들의 반응은 "진정성 있는 모습"이라며 옹호하는 의견과 "멜로 영화 찍느냐"는 식의 부정적인 의견으로 엇갈린다.
27일 정치권에 따르면 김씨는 전날 오후 3시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모든 것이 저의 잘못이고 불찰"이라며 대국민 사과문을 7분간 읽었다.
김씨는 "잘 보이려고 경력을 부풀리고 잘못 적은 것도 있었다"며 "그러지 말아야 하는데 돌이켜보니 너무나 부끄러운 일"이라고 했다. 김씨의 허위 이력 의혹 보도가 나온 지 12일 만이다.
'공정과 상식'을 내세운 윤 후보가 김씨의 허위 이력 의혹으로 수세에 몰리자 김씨가 직접 사과하며 정리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윤 후보는 각종 여론조사에서 지지율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이날 여론조사업체 서던포스트가 CBS의뢰로 지난 24일부터 25일까지 이틀간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10명을 대상으로 전화 면접조사(무선 100%)한 결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 지지율은 36.6%로 윤 후보(27.7%)를 8.9%포인트 앞섰다. (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 자세한 조사개요와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
관건은 여론의 반응이다. 지지자들 사이에선 김씨가 직접 작성한 것으로 알려진 사과문을 놓고 '대국민 사과는 잘한 선택'이라는 평가와 함께 '감정에만 호소한 사과'라는 비판이 동시에 나온다.
반(反) 윤석열 성향이 강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김씨의 사과 영상에 멜로영화 '엽기적인 그녀' OST인 신승훈의 'I believe'가 삽입된 영상이 올라오기도 했다. 영화 속 견우(차태현 분)가 그녀(전지현 분)를 마음에 들어하는 남성에게 당부하는 말을 전하는 장면을 패러디한 것.
해당 영상은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 SNS 등을 통해 삽시간에 퍼졌으며 게시된지 하루 만에 유튜브 조회수만 46만회를 넘겼다.
누리꾼들은 "러브스토리 얘기하려고 기자회견했나" "사과문인지, 러브레터인지" "국민에게 사과하는 것 맞나" "멜로 영화 찍나" 등 반응을 보였다. 일부 지지자들은 "가만히 있어도 (정권 교체) 이길 수 있는 걸 자폭한다" "사과 방법이 틀렸다" 등 우려를 드러내기도 했다.
반면 또 다른 지지자들은 친야 성향의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김건희가 등판해 당당하게 활동해야 한다" "대국민 사과가 윤석열에게 플러스 요인이 될 것" "사과 잘했다" 등 의견을 내며 옹호했다.
국민의힘 당원 게시판 반응도 비슷하다. "하나마나한 감성팔이 사과를 뭐 하러 하나"며 후보 교체를 주장하는 지지자들의 주장과 "민주당에 비하면 아무 일 아니다"라고 옹호하는 주장들이 맞부딪히며 혼란스러운 모습을 보였다.
임지혜 기자 jihye@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