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의 대구·경북(TK) 방문 1일 차는 ‘문재인 정부 때리기’에 초점이 맞춰졌다. 특히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를 향한 강한 불쾌감을 내비쳤다. “허 참”이라며 혀까지 찼다.
윤 후보는 29일 2박 3일간의 TK 일정을 시작했다. 첫 행선지는 경북 울진 신한울 3·4호기 원전 건설현장이었다.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으로 건설이 중단된 곳이다. 윤 후보는 탈원전 정책으로 인한 문제점을 꼬집으며 공약으로 ‘탈원전 정책 전면 재검토 및 신한울 3‧4호기 건설 즉각 재개’를 내걸었다.
윤 후보는 “문 정부 정책으로 세계 최고 경쟁력을 가진 우리 원자력 생태계가 고사 위기에 처했다”며 “더불어민주당 정부는 우리 국민과 경제, 그리고 원전산업계에 치명적 타격을 준 정책을 과학적 분석과 치밀한 대책 없이, 법과 절차를 어기고 했다”고 질타했다.
이재명 민주당 대선후보의 ‘감원전 정책’도 꼬집었다. 윤 후보는 “탄소 중립에 문제가 있으니 탈원전 폐기라는 못하고 애매하게 ‘감원전’이라는 말을 새로 만든 모양”이라며 “현 정부의 탈원전 정책이 대한민국 에너지 산업을 파괴할 때 도대체 이 후보는 어디에 있었는가”라고 의문을 표했다.
야당 의원, 언론인, 법학 교수에 이어 자신과 배우자 김건희씨에 대한 통신자료를 조회한 것으로 밝혀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를 향한 비판도 이어갔다.
윤 후보는 경북 안동 도산서원을 방문한 뒤 기자들과 만나 “짐작은 했다”며 “이런 공수처를 만들려고 그렇게 무리를 했는지, 이건 국민에 대한 입법 사기”라고 비판했다. 또 “본인들이 매번 비판하던 과거의 권위주의를 보여주고 있다. 독재 시절에서나 있었던 것을 하고 있다. 왜 국민이 정권을 교체해야 하는지 이유를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마지막 일정인 경북 선대위 출범식에서도 문 정부를 향한 성토가 쏟아냈다. 윤 후보는 “자유민주주의라는 정신에 입각해 우리나라 민주화 운동이 진행될 때 좌익 혁명이념, 북한의 주사이론 등을 배워서 민주화 운동 대열에 낀 사람들이 마치 민주화 투사인 것처럼 살아온 사람들이 있다”며 “이 사람들이 문재인 정권 들어서 국가와 국민을 약탈하고 있다”고 질타했다.
또 “국민 재산을 뺏고 세금을 약탈하고 자기들끼리 갈라먹고 문제를 제기하는 반대편은 소위 대깨문이라는 사람들을 동원해 인격을 말살했다”며 “외교, 안보 등을 전부 망쳐놓고 무능을 넘어섰다. 과거 권위주의 독재 정부는 경제라도 확실히 살려놔서 산업화 기반을 만들었는데 이 정부는 도대체 무얼 했는가. 곱게 정권을 내놓고 물러가는 것이 정답”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최근 토론 횟수를 놓고 논쟁 중인 상황에 대한 불쾌감도 드러냈다. 윤 후보는 “민주당에서 ‘국민의 알 권리가 있다’라면서 나보고 토론을 하자고 하더라. 내가 바보인가”라며 “국민 알 권리를 이야기하려면 대장동에 대한 진상부터 밝히고 이 후보를 둘러싼 음습한 조직폭력배 이야기, 잔인한 범죄 이야기부터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가진 사람들, 다주택 보유자들에게 세금 왕창 뜯어서 기본소득에 쓴다더니 여론이 안 좋으니 말을 바꿨다. 국토보유세도 한다고 했다가 안 한다고 했다가 다시 안 한다는 말을 안 했다더라”라며 “내가 이런 사람이랑 국민 보는 데에서 토론을 해야 하냐”라고 의문을 표했다. 윤 후보는 “하 참, 어이가 없어서 정말 같잖다”고 혀를 차기도 했다.
한편 경북 선대위 출범식 현장에선 우리공화당이 윤 후보의 사과를 요구하는 시위를 이어갔다. 이들은 형 집행정지 거부, 45년 구형 등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윤 후보의 결정을 놓고 “박근혜 대통령께 사과하라”고 촉구했다.
윤 후보는 경북 선대위 출범식에 앞서 안동 도산서원에서 기자들과 만나 “직군에 의해 한 일이라고 하더라도 박 전 대통령에 대해선 늘 안타깝게 생각하고 건강을 걱정하고 있다”고 했다.
경북=조현지 기자 hyeonzi@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