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이 유료 회원제의 요금 인상을 결정한 것을 두고 말이 많다. "여전히 저렴하다"며 인상에 공감하는 의견이 있는 반면 "쿠팡플레이는 이용하지 않는데 요금이 한 번에 너무 많이 오른다"는 불만도 나온다.
30일 쿠팡 '로켓와우 멤버십'에 가입하는 신규 회원은 이날부터 매월 기존 2900원보다 70% 오른 4990원을 내야 한다.
2019년 서비스 론칭 이후 3년 만의 첫 요금 인상이다. 로켓와우는 제품 할인, 로켓배송(당일 또는 익일배송) 무료배송과 무료반품, 로켓프레시(새벽배송), 로켓직구,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플레이어인 쿠팡플레이 시청 등 다양한 혜택을 제공하는 쿠팡의 유료 회원제 서비스다.
이번 가격 인상은 쿠팡이 본격적으로 수익성을 개선하기 위한 차원으로 풀이된다. 박상준 키움증권 연구원은 쿠팡의 요금 인상을 두고 "인건비, 물류비 상승 등에 따른 비용 부담 증가, 최근 수익성 악화 등에 기인한 것으로 추산된다"고 했다.
쿠팡의 지난 3분기(7∼9월) 매출은 5조4780억원으로 전년 대비 48% 성장했다. 하지만 같은 기간 영업손실 규모도 46% 증가했다.
당장 기존 회원에게는 요금 인상이 적용되지 않는다. 하지만 쿠팡 측이 "기존회원에 대한 요금 인상은 추후에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힌 만큼 기존 회원들 사이에선 조만간 요금이 인상될 것이란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박 연구원도 "이번 신규 회원 대상 가격인상은 기존 회원에게도 시차를 두고 적용될 가능성이 높다"고 예측했다. 현재 로켓와우 회원 수는 약 500만명 이상으로 추산된다.
'만약'을 전제하지만 가격 인상 가능성이 있는 만큼 회원들의 반응은 엇갈린다.
대체로 로켓와우 멤버십 인상에 공감하는 분위기다. 온라인에선 "솔직히 5000원도 혜자" "쇼핑몰 중에선 로켓배송을 가장 잘 이용하고 있다" "그동안 너무 저렴했다" 등 반응이 이어졌다.로켓와우 초창기인 2019년부터 유료 멤버십 서비스를 이용 중인 이모씨(38)는 "1회 택배비 정도에 불과한 비용으로 지금까지 쿠팡을 잘 이용해왔다"며 "코로나19로 택배 이용이 부쩍 늘었는데 4990원이면 1~2회 택배비 정도인데다 무료 반품 등 혜택이 많아 인상이 부담스럽다는 생각은 안 든다"고 했다.
초등 5학년 자녀를 둔 최모씨(39)는 "일이 바빠 아이 학교 준비물을 깜박하고 사지 못할 때가 있는데 이럴 땐 새벽배송이 정말 감사할 지경"이라며 요금이 인상되도 이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반면 일부 회원들은 OTT서비스를 제외한 서비스만을 이용하는 요금제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기존 멤버십에 가입한 주된 이유가 로켓배송, 새벽배송 때문이었던 만큼 쿠팡플레이를 이용하지 않는 고객에게도 선택권을 달라는 주장이다.
50대 주부 김모씨는 "지금 월 2900원에 잘 이용하고 있지만 여기서 요금이 오른다고 하면 더 이용할진 잘 모르겠다"며 "요즘 다른 택배사 배송도 빨라져 하루 이틀이면 물건이 도착하는데다 새벽배송하는 곳도 늘었다"고 말했다.
30대 여성 강모씨는 "로켓와우 회원이지만 쿠팡플레이는 이용하지도 않는데 한 번에 너무 많이 오르는 것같다"며 "이미 콘텐츠가 더 다양한 다른 OTT를 이용하고 있어 쿠팡플레이를 제외한 요금제가 만들어지면 좋겠다"고 했다.
쿠팡플레이가 출시된 지 1년이 됐지만 이 서비스에 대해 알지 못하는 로켓와우 회원들도 있었다.
한편 증권가는 쿠팡이 만약 기존 회원 대상으로 가격 인상을 단행했을 시 연간매출과 이익이 각각 1250억원 이상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박 연구원은 "부가 서비스 매출 비중 확대는 전사 수익성 개선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지만 흑자전환으로 이어지기엔 아직 부족할 것으로 판단한다"고 분석했다.
인상된 로켓와우 멤버십 요금은 경쟁사의 유료 멤버십 서비스인 네이버 플러스(월 4900원)와 유사하고, 스마일클럽(연 3만원) 대비 높은 수준이다.
다만 박 연구원은 "쿠팡이 제공하는 다양한 상품 구색, 신속하고 정확한 배송, 쿠팡플레이 시청 등의 부가 서비스를 감안하면 로켓와우 멤버십은 여전히 가성비 있는 서비스로 판단된다"고 봤다.
임지혜 기자 jihye@kukinews.com